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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가 아니다. 오는 21일 처음으로 맞붙는 롯데와 NC의 마산 시범경기. 신생팀 NC와 지역 터줏대감 롯데의 첫 대결이니 야구 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정작 초점은 그라운드 안이 아니다.

마산 팬들의 반응이다. 30년 동안 응원해온 롯데 편을 들 것인가, 새로 문패를 갈아 끼운 NC 편을 들어야 하나. 팬들은 헷갈린다. 마음이야 아직 롯데에 익숙하지만 이제 NC와 새롭게 정을 쌓아가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NC가 정보기술(IT) 기업답게 재빠른 선방을 날렸다. 'Now, Change to the DINOS(지금, 다이노스로 바꾸세요)'라며 롯데 팬들을 유혹한다. 한 발짝 더 나아가 NC는 '경성대 전지현'으로 불려온 롯데 치어리더의 꽃 김연정씨를 데려왔다. 김연정씨의 인기는 부산·경남 지역에선 웬만한 연예인 못지않다.

이처럼 그라운드 외곽은 이미 NC가 장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진정한 라이벌이 되기 위해선 실력이 뒤따라야 한다. 롯데-해태(현 기아)의 제과 라이벌, LG-두산의 지역 라이벌에 이어 롯데와 NC가 새로운 라이벌의 역사를 써나갈 수 있을까?

NC와 롯데는 21·22일 시범경기에 이어 30일부터 개막 3연전을 벌인다. 이 경기의 결과는 향후 롯데와 NC의 라이벌 관계는 물론 NC의 올 시즌 성적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생팀일수록 초반 페이스가 중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지난 1986년 1군 무대에 데뷔한 한화(당시 빙그레)는 개막전에서 LG(당시 MBC 청룡)에 역전승 일보 직전에서 패했다. 선발 장명부가 5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한화는 일찌감치 경기를 포기하려 했다. 이후 착실히 점수 차를 좁혀 9회말 1사 2·3루의 황금 같은 역전 기회를 잡았다. 스코어는 7대 8.

하지만 김상국의 잘 맞은 우익수 플라이 때 LG 차동렬 포수의 철벽 블로킹에 막혀 3루 주자 이군노가 홈에서 아웃돼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결국 한화는 그해 최하위에 그쳤다.

이번엔 1991년 쌍방울의 창단 개막전. 상대는 우승 후보로 급성장한 한화였다. 쌍방울은 조규제의 역투에 힘입어 11-0으로 대승을 거둔다. 한화는 1승 8패의 부진으로 당시 김영덕 감독이 삭발을 단행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쌍방울은 8개 팀 중 7위를 차지해 최하위를 면했다.

신생팀의 개막전은 이처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NC는 개막 3연전에 외국인 투수 3인방을 잇달아 등판시킬 예정이다. 롯데는 송승준-유먼 외에는 아직 선발 보직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 NC가 2승 1패, 혹은 싹쓸이로 초반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 롯데-NC의 신라이벌전 역사가 21일 시작된다.

http://sports.news.nate.com/view/20130313n28340?mid=s0101

* 2년 후 이 기사는 제목이 '新 라이벌' LG-SK-KT 흥미진진로 바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