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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팬들과 미니홈피를 통한 불화. 거기엔 마구마구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있는데, -_-;; 참... 선발투수들이 계투들보다 편한 이유가, 하루 던지고 4일 쉰다는 거겠죠. 4일 쉬는 동안 어떻게 훈련만 하겠습니까? 당연히 취미생활을 즐기죠. 옛날 선수들 당구고수니 다마수가 얼마니 하는 것들 다 이유가 있는거죠. 그 땐 컴퓨터가 없었으니 만화방이나 당구장에 가는 게 큰 취미 중 하나였을테고, 차라리 당구보다 마구마구가 낫다고 봅니다. 당구는 메커니즘이 야구랑은 반대라고 하죠? 

미니홈피도 야구 잘하면 팬들과의 소통이고, 부진하면 미니홈피질이구요 -_-;; 다만 윤석민이 팬들과의 소통에서 원할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건 저도 인정. 

그리고 사실 이 이야기를 하려고 글을 시작한 건데,  끝없이 분란의 소재로 사용되는 것이 그의 실력과 관련한 이야기들이죠. 소위 검증론 -_-;; 물론 저는 커리어 누적 성적이야 말로 그 선수의 클래스를 가장 많이 보여준다고 믿는 사람이긴 합니다만 윤석민의 나이는 무척 젊죠. 그런 선수에게 커리어를 가지고 물고 늘어진다는 게 참 우스운 거. 

커리어 이야기를 하자면, 쿠옹.... 쿠옹의 커리어는 어떻게 보면 참 어중간합니다. 대졸에다가 프로입단 후 부상도 있었고, 일본, 미국을 두루다녔죠. 그의 커리어 거의 내내 한화는 약팀이어서 쿠옹은 약팀의 마무리겸 셋업이었습니다. 세이브 기회 자체가 적다보니 구원순위에서 늘 밀렸죠. 이상훈, 진필중, 임창용이 서로 구원 1위를 다투며 이슈화 될 때, 쿠옹의 이름은 거기 없었습니다. 구옹 최다세이브가 06년 37개에요. 그 해 한화가 2위를 했고 쿠옹은 그전과는 달리 1이닝 마무리로 기용되었죠. 그리고 그 다음이 몇 개일까요? 99년 26개입니다. 그 해 이닝은 119이닝. 즉 119이닝 던지고 세이브는 겨우 26개. 뭐 매해 이런 식이었죠.

게다가 쿠옹은 나오는 상황자체가 쿠옹의 승부욕을 자극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지고 있는 경우에도 꽤 나오곤 했죠 -_-;; 긴박한 상황에서 승부를 즐기는 그가 던질 맛 낫겠습니까? 재밌게도 쿠옹은 구원투수였음에도 불구하고 방어율이 좋았던 적이 드물어요.(물론 실력에 비해) 그게 어중간한 상황에서 나와서 한꺼번에 점수를 잃거나 매일 3이닝씩 던지다가 하루 불지르거나 그래서 그런거죠. 다만 팀이 4강을 다투거나 그가 타이틀 획득가능성이 있는 상황이 오면 달라집니다. 그런 경우는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_-;; 결국 타이틀을 쟁취하거나 팀4강을 이끄는 모습을 보이곤 했죠. 

물론 그러다가 일본가고 그랬으면 쿠옹은 그저그런 투수로 잊혀졌을지도 모르지만, 그가 오히려 한화팬이 아닌 야구팬들로부터 역대 최고의 좌완 중 하나로 자주 꼽히는 이유는 바로 국제전 임팩트겠죠. 00년 방어율 타이틀을 따기는 했지만 그해 쿠옹 몸이 정상이 아니었던 걸로 기억해요. 중간에 아마도 부상이 있었을걸요? 그리고 그 해 세이브 개수는 21개, 승리는 7승. 즉 마무리투수였습니다. 이닝은 133. 뭐 이닝 수 맞추려고 선발 몇번 나와서 방어율 타이틀 먹었죠. 

그리고 시드니올림픽, 여타 최고의 투수들을 제치고 큰경기 중용. 3-4위전 메달을 건(즉 병역혜택이 걸린) 경기에서 155투구수 완투승. 요런 임팩트 때문에 사람들에게 쿠옹이 당시 한국 최고의 투수였다는 기억을 남기고 있는 거죠. 지금 와서 기록을 보는 것보다도 더 대단했었죠. 왜냐면 일본전에서 쿠옹이 던질 때랑 다른 투수가 던질 때는 안정감이 전혀 달랐었거든요 -_-;; 투구수 130개가 넘어간 투수를 올리는 게 다른 쌩쌩한 투수 올리는 거보다 더 믿음직했기 때문에 155 완투승이 나온거죠. 그것도 전날 팔도 안올라간다던 투수가요.

쿠옹 자랑이 길어졌는데, 하여간 전 윤석민이 커리어에서 그의 라이벌들을 제끼기가 쉽지 않아진다면, 쿠옹을 롤모델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봐요. 윤석민 은근히. 아니 대놓고 승부욕이 강하죠. 자기에 대한 자부심도 강하고 자기 커리어가 라이벌들에 뒤지는 거에 대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요. 아마 지금 쯤 속에 독기가 바짝 올랐을 겁니다. 

이번 대회 윤석민의 특급 활약을 기대합니다. 다만 좀더 집중해야되요. 제구가 좋다고 알려져있고 구위도 좋으면서 위기를 넘기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는데(승수가 적은 이유, 반대로 양현종은 이게 강하죠. 절대 운빨이 아님. 볼넷수 보면 확실히 제구는 안좋은데;; 집중력이 좋은 거임.) 좀 산만한 편인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하여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