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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나지완, 올해는 안치홍.
KIA를 대표해 미디어 데이에 참가했던 안치홍.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른다고 고민하던 안치홍.

명문구단 KIA에 입단해 기쁘다며 팀의 승리를 위해 역할을 하고 싶다는 짜여진 듯한 (?)얘기를 했다.
이종범 선수의 지도가 있었던 멘트다.

2008년 마무리 캠프가 열리던 가을 남해 캠프에서 만난 안치홍이다.

사실 그해 여름 안치홍은 무등기를 위해 광주를 찾아왔었다.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던 터.

무등기를 며칠 앞두고 감독실에서 조범현 감독과 얘기를 하고 있던 중. 지금은 경찰청 사령탑을 맡고 있는 유승안 전 KBO 감독관이 자리를 함께 하셨다.

그때 유승안 감독은 조범현 감독께 서울고 안치홍을 눈여겨 보시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유망주 몇 명을 언급하셨는데 안치홍만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정작 무등기를 하면서 안치홍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일에 치여, 또 서울고가 일찍 돌아갔기 때문에.

그리고 그해 가을 잔뜩 긴장한 채 땀을 뻘뻘 흘리며 스윙연습을 하던 ‘아기 호랑이’ 안치홍을 만났다.

쾌청한 날씨가 이어졌다던 남해.
취재를 간 날 마침 비가 왔었다. 그리고 12월. 이번에는 포항에서 다시 만났다.
이번에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포항에 겨울비가 왔다.

안치홍은 황병일 코치 그리고 최희섭·나지완·손정훈과 함께 포항에서 캠프를 차렸었다.
비를 맞으면서도 훈련을 하던 안치홍.

특별 과외를 위해 파견된 김동재 수비 코치에 이것저것 묻고, 듣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포항 물회를 맛있게 먹던 안치홍. 이때까지는 내성적인 성격인 줄 알았다.

호랑이 한마당에서 신나게 춤을 춰댔던 손정훈이 더 외향적인 성격인 줄 알았는데.

첫 인상과 진짜 성격은 둘이 조금 바뀌었다.

안치홍에게도 가끔 하는 얘기지만 참 복이 많은 선수다.
최희섭과 나지완은 안치홍에게는 친형과도 같은 존재. 집에서는 장남이지만 두 거포들 앞에서는 귀염둥이 막내다.
포항에서 최희섭은 유연성이 부족한 안치홍을 위해 직접 스트레칭 지도를 하면서 소같이 안치홍을 몰아부쳤다

입단식에서 다시 만난 안치홍.
끝나고 나가는 길에 안치홍은 부모님께 기자누님이라고 소개를 하면서 두 분과 인사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때 보니 어머니를 많이 닮았다.

그리고 미야자키로 출발하기 전날 국내에서의 마지막 연습을 보기 위해 경기장에 갔다.
김선빈과 꼭 붙어 다니던 안치홍.
막내라고 선배들 짐을 챙기고 가장 늦게 물을 마시던 꼬꼬마들.

이번에는 미야자키.
전지훈련지에서 만난 안치홍은 ‘죽겠다. 죽겠다’하면서도 늘 싱글벙글.
나가 떨어질만도한대 지친 표정 없이 악착스럽게 버티던 안치홍. 
두 동기 정성철·손정훈은 부상으로 중도 귀국했다. 김선빈도 부상 때문에 굵은 눈물을 흘리며 짐을 싸야 했었다.

쉬는 날에도 최희섭·나지완의 극성으로 연습을 해야 했던 안치홍.
자체 청백적, 야쿠르트와의 연습경기에서도 내내 3루를 지키며 시험을 받았다

전지훈련 가기 전 야구를 위한 짐만 잔뜩 꾸렸다던 안치홍.
지금 보니 머리도 바짝 잘랐었다.
늘 밝은 표정이지만 어찌 신인이 안 힘들겠는가.
숙소 웨이트장에서 만난 안치홍.
신인이라 예정된 훈련 다 끝나고 구석으로 자리를 옮겨 조용히~ 살짝 인터뷰를 했다.
나름대로 속 앓이를 하던 때.

무척이나 기대를 모았던 안치홍이었지만 시범경기에서는 처참한 성적이 나왔다. (그래도 시범경기 동안 김종모 수석코치 물건 들어왔다면서요~로 시작되는 다른 팀 관계자들의 축하 인사 좀 받으셨다.)
인터넷도 처참했다.
안치홍 꽤나 욕 좀 먹었더란다. 눈팅으로 다 알고 있다. ㅎ

왜 안 되는지 무척 답답해 했는데. 역시 실전, 큰 무대에 강한 체질인가 보다.

개막전 두 경기 대수비로 나가서 발이 얼어붙었다던 안치홍.

세 번째 경기가 열렸던 4월7일 이용규가 부상으로 나가면서 중간으로 교체해 들어가 그날 프로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다.

이글을 쓰다 보니 잠깐 작년이 생각난다.
2008 신인들 첫 안타 치던 모습들. 나지완과 최용규, 박진영이 기억에 난다.
사랑스러운 거포 나지완의 첫 안타는 좀 안쓰러운 내야 안타였다. ㅡㅡ;;
최용규는 이현곤이 첫 공을 챙겨줬던 것 같고.. 박진영도 차일목인가? 누군가가 첫 안타의 공을 챙겨줬었는데. 미안하다 빈아. 너는 너무 많이 쳤나 기억이 좀..

이 사진은 안치홍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준 5월17일 SK와의 원정경기 때 찍은 사진.
천하의 김광현과 전병두를 상대로 홈런을 터트렸다.
여러 선수들의 공을 새로 접하고 있는 신인. 전병두의 직구는 정말 살벌하다고 손사래다. 이날 홈런은 슬라이더를 공략해서 나왔다.

사실 이 경기전까지는 슬럼프였다.
이날 타격연습을 하던 안치홍을 보면서 뭐가 문제냐고 황병일 코치에게 물어봤었다.
대답은 간단했다. ‘생각이 너무 많아’

경기전 얘기를 해보니 본인도 인정한다.
머리가 복잡하다고.
뇌를 빼고 야구를 해보라며 어깨 좀 토닥여줬는데.
안치홍의 날이 됐다.

한 턱 낸다더니...

단순할 것 같으면서도 복잡한 안치홍이다.

팬들에게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안치홍.
선배들에게도 예쁜 후배다.

이종범 선수는 안치홍 옆에라고 끼고 다니시기라고 할 듯이 덕아웃에서 많은 얘기를 해준다.

본인도 얘기 듣는 걸 좋아하는 것같다.
많이 들으려 하고, 배우려고 하니 선배들 노하우 술술 풀려나올 수밖에.

안치홍을 보는 선배들의 모습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경기전 배팅 훈련중이던 김원섭 선수가 대뜸 “참 기특해요. 예뻐요.”라고 한다.
무슨 소린가 의아해 했더니 배팅 박스에서 연습하고 있는 안치홍을 가리킨다.
참 야구 예쁘게 한다고.

폼이 예쁘다 이런 게 아니라 하는 짓이 예쁘다는 뜻이다.

경기장 밖에서는 졸린 듯한 눈으로 헤헤 거리며 웃는 게 귀엽기만 한데
진짜 타석에 들어서면 무섭게 달려드는 모습이 너무 기특한 것이다.

덕아웃의 안치홍과 그라운드 위의 안치홍은 참 많이 다르다.
승부를 즐길 줄 아는 매력적인 선수다.

오늘 경기 끝나고 했던 인터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멘트는 이제 공들이 눈에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 선수다. 잠시라도 멈춰있지 않는 선수. 그리고 무서울 게 없는 겁없는 선수다.

모자 때문에, 또 땀에 젖어서 오리지널 파마머리 보기가 힘들다.
요즘 KIA 덕아웃에는 파마 열풍이다.

.. 안치홍의 프로데뷔 첫 연타석 홈런을 기념해 그동안의 사진을 정리 해봤다.
아홉 수들 있다고는 하는데 9·10호가 연달아 터졌다.

타점 같은 경우는 9에서 10으로 넘어가는 데 시간이 걸렸었다.
그때 아홉 수에 걸려서 안 넘어간다고 고민했었는데 홈런은 순식간에 쳐버렸다.

다른 건 몰라도 절대 거만해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열변을 토하던 안치홍.
한화전에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20홈런에 도전하길.

참. 안치홍 이제 너 어린이 아니다. 그냥 아저씨다. ㅎ.
어느 인터넷 사이트라도 마음대로 가입할 수 있다고 좋아(?)하던 안치홍 이제 어른입니다. 

아.
제목을 왜 저렇게 붙였나면......



찌롱이의 활약이 반가운 가운데.
저는 가슴속깊이.
한남자가 너무 보고싶습니다.

현란한 병살처리로 저를 야구의 세계로 입문하게 만든
마성의남자
우윳빛깔 한남자.


이대로 그가 잊혀질까봐
13년동안 타이거즈의 내야를 지켜왔던...

우리가 V10 할때 한남자도 주전으로서 밝게 웃는 모습 보고싶은데....

마음이 아프네요. ㅠㅠㅠㅠ




힘내요 김종국. ㅠㅠ
아. 마음아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