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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의 知己야구 (하)

작성일
12-04-29 21:56
글쓴이
왕자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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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붙는 상대 선수는 기본에 상대팀 감독과 코치까지해서 상대가 가진 버릇과 습관, 강점과 약점, 플레이시에 보이는 경향등 김성근이 경기전 파악하고 숙지하는 자료의 양은 정말 많고 그는 그것을 세밀하고 체계 있게 정리해서 준비에 나선다. 분명 그런 김성근 감독의 준비와 상대에 대한 정보와 허실을 꿰고 가는 능력이 김성근 야구의 특징과 개성이며 그의 야구가 강해지게 하는데 있어 버팀목임은 틀림 없다. 하지만 그것 못지 않게 중요하게 봐야할 것은 그가 상대를 알기 위한 노력, 즉 상대를 아는 知彼를 위한 노력과 세밀함보단 자신을 아는 , 지기를 위한 노력과 철저함이고 어쩌면 김성근과 싸워서 이기기 위해서는 더 주목을 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쟁에서 상대에 대해서 아는 것과 나 혹은 내가 이끄는 팀과 조직에 대해서 아는 것 둘 중에 어는 것이 더 어려울까? 단순히 알고 파악하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대책 세우기와 준비까지 포괄해서 말하는 것이라면 필자는 단호히 나를 아는 것이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굳이 전쟁 상황이 아니더라도 기업을 운영하거나 자영업을 해서 가게를 경영하거나 아님 이민을 가게 되거나 뭔가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고 도전할 때 사람은 내가 맞닥뜨려야할 외부 상황, 경쟁상대보다 내 자신을 모르기에 실패하는 상황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왜 나를 둘러싼 외부환경, 내가 경쟁해야할 타인을 아는 것보다 나에 대해서 아는 것이 어려운 것일까? 사람은 희망적 관측과 낙관적 예상의 우물에서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장 자신이 놓인 상황과 조건 안에 있는 불안요소, 그리고 불안요소로 발전할 수 있는 것들을 명확하게 직시하지 못한다, 막연히 잘될거야, 열심히 하면 잘풀리겠지, 가게 오픈하면 돈 벌겟지 하는 희망 섞인 관측과 예상 속에서 그것들을 놓치고 계산하지 못한다. 그러니 당연히 그에 대비한 준비를 하거나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그리고 그것을 알고 감지한다고 해도 불안해하고 걱정하기만 하지 철저하게 준비나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 일에 착수할까 새로운 일에 도전해볼까? 아님 이 사람과 결혼할까, 갈등하느라 고민하느라 밥도 먹지 못하고 밤을 세우며 잠을 자지 못해도 그건 준비일 수 없다. 또 준비되지 않은 자가 임하는 전쟁에서 이기기는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고.




손자병법에서 손자는 전쟁 시작전 계산을 할 때, 자신을 파악하는 일, 자신과 자신이 놓여져 있는 객관적 상황과 자신의 장단점등 파악하는 일, 이런 지기를 함에 있어서 조금도 희망 섞인 관측과 예상을 투영해서 하지 말라고 한다. 병사를 죽이고 나라를 망국의 위기로 몰아넣고 싶지 않으면. 김성근 감독은 손자가 말한 지기에서 철저하다. 팀과 조직 안에 잠재되어 있는 불안요소를 철저하게 직시한다. 조금이라도 IF나 물음표가 낄 여지가 있으면 배제하고 불안요소가 잠재된 전력과 선수를 모두 제로로 놓고, 거기서부터 시작한다. 부상 있는 선수가 막연하게 회복되어서 팀에 합류해 활약하겠지, 경험적은 어린 선수가 재능이 있으니 어느 정도 해주겠지 하는 막연한 낙관과 긍정은 없다. 불안요소가 낄 수 있는 건 다 배제한다. 그러다보니 불안요소가 모두 드러나고 그것이 극대화된 최악의 상황을 전제하고 시작하는 것인데 그래서인지 시작할 때 엄살이 심하게 보이고 지나치게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전망만을 내놓는거 같아 보인다. 구단과 감독 계약서를 쓰고 나서 돌아서면서 뭐 이런 팀과 계약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후회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고 하고 SK에 부임해서 내가 맡은 팀 중에 최악이라고 하고 부족한 것이 너무 많다고 했다. 우승을 한 08년 시즌 시범경기 무렵 이러다 꼴찌하는 거 아니냐는 말도 했고 역시 우승을 했던 10년 시즌 전에는 대충 몇승이나 할지 윤곽조차 그려지지 않는다, 1승이라도 할 수 있을까 싶다는 등 부정적인 전망을 하곤 했는데, 김성근 감독은 항상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훈련 전에, 시즌 들어가기 전에 불안요소와 비관적인 요소를 철저히 체크하고 파악하고, 외면하지 않은채 등에 지고 가져간다, 그리고 그것이 무겁다고 말을 한다, 그러니 비관하거나 엄살을 피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김성근은 희망 섞인 관측과 낙관의 늪에 빠져 그것들을 파악하지 못하거나 직시하지 못하지 않고 철저히 파악하는데, 그는 여기서 단순히 부정적인 전망과 걱정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과 대책을 세우면서 준비 또 준비해 시즌에 돌입한다.





김성근 야구의 강점, 감독으로서 가지는 김성근의 경쟁력은 일단 거기에서 드러난다. 知己, 자신을 아는 데에서의 철저함에서. 知彼의 측면에 그가 기울이는 시간과 노력, 그가 지닌 능력에서 다른 야구인들과 차별화되지만 그 이전에 지기, 자신을 아는 능력, 냉정하게 자신과 자신의 조직을 파악하는 능력에서 그는 다른 감독들과 차별화된다. 김성근을 이기고 싶다면 특히 그의 장점을 배워서 이기고 싶고 김성근을 이기는 걸 떠나 강해지고 싶고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싶다면 그리고 또 종목과 분야를 떠나 조직과 팀을 이끄는 리더라면 냉정하게 자신을 아는, 지기하는 능력을 가져야지 않을까? 희망 섞인 관측과 막연한 낙관으로 인해 자신과 자신이 이끄는 조직의 불안요소를 명확히 보지 못하면 우리는 전쟁 같은 경쟁과 삶에서 이기기 너무도 어려울 것이기에. 뭐 리더가 엄살 좀 피면 어떻나? 부정적인 전망을 하면 어떻고? 죽는 소리만 하지 않고 철저히 준비를 해서 조직과 팀을 승리로 이끌고 조직원과 팀원들 안정되게 먹고 살게 하면 그만이지. 그리고 시즌 전에 전문가들이 하는 예측 그리고 팬들이 하는 자신의 팀에 대한 전망이 틀리는 경우가 아주 많은데, 어떤 선수 누구 누구 들어왔다, 부상 중인 누구 회복해서 잘할 것이다. 작년 같은 불운과 악재는 없을 것이다를 근거와 이유로 예측을 하기에 그런거 같다. 그들은 그래도 된다. 불안요소 직시하지 못한 채 팀 전력을 견적내도 좋다. 그게 그들의 일이고 또 팬들에게 그런 불안요소를 보지 않은 채 하는 예상, 거기에 희망과 희망을 넘어선 바람과 소망을 투영 시킨 예측과 예상은 권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팀의 감독은 그래서도 안되고 그럴 수도 없다. 그랬다간 언제든 자신의 목이 날아갈 수 있고 선수들은 너무도 추운 겨울을 맞이한 채 생계를 걱정하게 될 상황이 오기에.





김성근 야구를 흔히 우리는 데이터 야구라 말해왔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도 좁게 그의 야구는 보는 틀이며 그의 야구는 철저한 준비야구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데 김성근의 철저한 준비야구는 이런 지피보단 지기, 자신을 아는 데에서 더욱 강점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야구든 전쟁과 같은 우리 삶이든 이기고 싶고, 살아남고 싶다면 자신을 아는, 지기에 우리는 더 철저해야지 않을까. 김성근 감독의 야구에서 일단 그것을 배워야하지 않나 싶다.

[이 게시물은 [깨물깨물]..zzt님에 의해 2012-05-06 13:58:56 불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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