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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단상

작성일
09-05-14 02:43
글쓴이
두산너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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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3,498
댓글
7단계
시간별 역순 댓글
그냥 평어체로 쓴 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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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과학의 발전이 대단한 창의력을 가진 천재적인 과학자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발전 과정을 보면 뉴튼과 같은 한 명의 뛰어난 과학자가 있기까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통한 점진적인 발전이 먼저 있었다. 또 뉴튼 이후에도 그가 패러다임의 전환에서 중심이 되도록 만든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다시말하자면 뉴튼은 그전 세대의 수많은 사람들이 수행한 수많은 노력이 바탕이 되어 운동 법칙을 발견하였고, 또 뉴튼 후대의 사람들이 뉴튼의 운동 법칙을 알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였기에, 뉴튼이 대세가 되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기술과 과학의 발전은 점진적이고 누적적으로 변하고, 한 개인의 역할을 넓은 시기에 걸쳐 보자면, 그리 크지 않다고도 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말한다 해도 뉴튼의 위대함이 손상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보통 많은 사람들은 뉴튼이 세상을 바꾸었다고 간편하게 생각한다. 뉴튼 한 개인과 그의 위대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꾸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정치에서도 이러한 인식이 많은 것 같다. 한 개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 하지만 실제 그럴까는 미지수이다. 체 게바라가 쿠바에서는 소수의 게릴라를 통해 혁명에 성공하였지만, 가나와 볼리비아에서는 그럴 수 없었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 문제는 가볍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그렇지만 좀 무리해서 간편히 생각해보자면 체 게바라의 쿠바에서의 성공은 그의 뛰어남 때문이 아닌, 쿠바 사회가 혁명을 수용할 만한 역사적,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상황이었고, 가나와 볼리비아는 그렇지 않았다고 생각해볼 만한 여지를 남긴다. 개인의 위대함과는 별개 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우파에 가담하면서, 정확히는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많은 사람들은 "내부에 가서 한나라당을 변화시키겠다."라는 말을 많이했다. 원희룡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했고, 김문수, 이재오도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말을 많이 했다고 한다. 이러한 말이 진심 어린 말이었는지, 주류에 가담하는 것을 합리화하기 위해 했던 말인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확실한 건 한 개인의 힘과 자신의 힘을 너무 과대평가했던 것 같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들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며, 그 움직임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바뀔지를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커다란 인간관계의 총체인 당을 한 개인이 바꾸겠다라는 것 참 어려운 일인진데, 그들은 준비없이 너무 쉽게 움직였다. 변해버린 원희룡과 쫓겨난 고진화의 모습에서 한나라당에서 한 개인의 모습이 얼마나 왜소할 수 밖에 없는가를 느낄 수 있다.

황석영도 비슷한 느낌이다. 자신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 것 같다. 그의 소설이 대단한 것 같긴 하다. 그의 글재주도 대단하고. 그렇지만 그가 정치적으로 대단한 사람일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거창하게 진보를 비판하며 이명박 진영에 가담하여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를 제대로 파악했는지도 알 수 없다. 앞선 역사에서 기득권의 편에 선 문인들은 대부분 정권의 나팔수가 되었거나, 심하게 망가져 글의 힘을 읽어버린 경우가 많았다. 멀게는 서정주, 이광수, 가깝게는 이문열의 예에서 알 수 있다. 서정주는 그의 유려한 문체는 여전했으나, 그의 친일 행각이 알려진 후 그가 쓴 글들이 지닌 엄청난 힘을 잃었다. 또 이문열은 어떠한가? 그는 예전의 한국 문학계를 좌우하는 소설가에서, 한낮 노망난 늙은이로 전락하지 않았는가?  황석영도 비슷한 위험을 지닌 선택을 하였다.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할 수도 있으며, 그가 썼던 모든 글이 재평가받거나, 폐기되어버릴 지도 모를 위험한 선택이다.

하지만 황석영은 앞선 문인들과 다를 것이라 생각한 것 같다. 동아, 조선일보에 그의 글이 이상하게 인용되지도 않을 것이며, 수구 세력들의 논리를 옹호하다 자신의 논리가 망가지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 것일까? 황석영은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을 것 같다. 자신의 변화가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라 생각하며 장미빛 상상을 하고 있겠지만, 그의 글재주에 비해 정치적 영감은 그리 뛰어나지 않은 듯 하다.




[이 게시물은 [thorn]영계소문님에 의해 2009-05-14 09:17:45 불펜 게시판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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