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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원주 동부와 안양 인삼공사의 2라운드 대결. 두팀이 합쳐 124점밖에 못넣었지만 개인적으로 올시즌 최고의 명승부 였습니다. 인삼 공사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내뿜으며 좋은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동부는 상대적으로 운이 좀 따랐고 쿼터별 마무리가 좋았습니다.

인삼의 압박수비 1쿼터 경기 시작과 함께 인삼 공사는 9대0 까지 리드했습니다. 그 원동력은 강력한 수비였죠. 동부는 인삼공사 박찬희와 이정현의 강한 압박에 박지현-황진원이 고전하면서 몇번 연속으로 제한시간에 쫓기며 슛시도를 했습니다. 당연히 성공률이 떨어졌고 인삼공사의 트랜지션은 정말 빨랐습니다.  동부의 수비가 갖춰지기 전에 연거푸 득점을 성공시켰죠. 김태술이 없으면 인삼의 수비는 좀 더 강해지는것 같습니다. 올시즌 박찬희의 1번수비는 상대편에게 거의 사기-반칙 수준이죠.

인삼의 득점을 막기위해 동부는 "제대로된 공격을 통한" 득점이 필요했습니다. 가드진을 재정비 한 동부는 인삼의 압박 수비에 어느정도 적응 하면서 인사이드에 공을 투입 시켰습니다. 벤슨이 잡으면 도움 수비가 왔고 벤슨은 무리하지 않고 외곽 찬스를 잘 봐줬습니다. 김주성은 골밑 보단 하이포스트에서 투맨게임을 했는데 스크린 한번에 외곽 찬스가 자주 났습니다. 김주성의 스크린도 좋았지만 볼맨의 노련함이 돋보였죠. 박찬희는 스크린에 너무 잘걸렸고 오세근은 김주성의 롤다운을 너무 의식했습니다.

동부의 제대로 된 공격 성공이 이어지면서 인삼은 얼리오펜스를 펼칠수 없었습니다. 동부의 하프코트 디펜스는 우수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벤슨이 오세근을, 김주성이 화이트를 막았다는 것이죠. 화이트가 파워게임을 기피하기에 김주성이 충분히 막을수 있다는 판단하에 나온 매치업. 김주성 입장에선 오세근보다 화이트가 한결 부담없는 상대입니다. 전반 인삼 오세근과 화이트의 득점이 많았지만 크게 신경쓰진 않았어요. 오세근은 중장거리 야투 성공률이 좋았고 화이트는 돌파로 득점했죠. 후반 충분히 대비할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암튼 전반전은 이렇게 흘러갔고 인삼 공사의 경기력은 좋았습니다. 적어도 7점차로 뒤질 정도는 절대 아니였죠.

황진원과 윤호영 후반전 동부는 하프코트 수비에서도 오세근과 화이트를 어느정도 제어했습니다. 오세근의 중거리슛은 벤슨이 좀더 바짝 붙으며 견제 했습니다. 화이트는 인사이드 공격시도가 김주성-벤슨-윤호영에게 막힌 이후 거의 안쪽으로 들어오지 않더군요. 화이트의 미들레인지 게임은 김주성이 완벽하게 제어했습니다. 공을 잡으면 순간적으로 압박해서 턴오버를 유발 시켰는데 이게 아마 경기 끝날때까지 거의 계속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게임 분위기는 인삼이 잡아갔습니다. 동부의 윤호영과 황진원이 공격에서 서로 경쟁 하듯이 닭짓을 주고 받았기 때문입니다. 평정심을 잃은 윤호영의 움직임은 최악이었고 황진원은 지난 경기에 이어 무책임한 플레이가 너무 많았어요. 황진원 대신 최윤호가 들어왔고 인삼 이정현은 최윤효를 상대로 자신있게 공격을 했습니다. 이런게 계속 되면서 인삼이 분위기를 잡았는데 오세근이 빠지면서 동부가 다시 흐름을 잡아왔습니다. 벤슨이 화이트를 골밑에서 제압했고 황진원을 다시 넣으며 이정현의 공격력을 제어했습니다. 전반에 계속 당했던 인삼의 속공도 윤호영-김주성의 연속 블록슛으로 막아냈구요. 이렇게 3쿼터가 끝났나요?

마무리 차이 인삼은 4쿼터 역시 시작이 괜찮았고 동부도 1~3쿼터 시작에 비해 경기력이 좋았습니다. 양팀은 수준 높은 수비를 주고 받았고 스코어는 박빙이었죠. 하지만 막판 동부의 집중력이 돋보였습니다. 몇개 연속으로 수비를 성공시켰죠. 순간적으로 볼맨을 압박하며 나오는 패스를 스틸 했습니다. 인삼 가드진과 화이트가 연거푸 당하더군요. 황진원의 강력하면서 노련한 수비가 빛났습니다. 공격에선 결정적인 순간 윤호영의 드라이브인 과 중거리 슛이 성공되었죠. 경기 내내 공격에서 닭짓을 합작하던 윤호영-황진원 콤비의 클러치 능력이 팀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경기 내내 쿼터 시작은 인삼의 페이스였지만 쿼터 마무리는 늘 동부가 더 좋았습니다. 1쿼터 진경석의 버터비터는 운이 좋았지만 그전까지 페이스도 괜찮았어요. 2쿼터 역시 막판 동부가 몇분간 인삼공사를 28점에 묶으면서 13득점을 올렸죠. 3-4쿼터 도 정도에 차이가 있을뿐 막판 분위기를 주도한건 동부 입니다. 아무래도 동부가 인삼에 비하면 경험이 많기에 더 노련하죠. 이런 점이 많이 작용하는것 같습니다.

최강 도전자 인삼 동부는 인삼에게 1,2라운드 다 고전 했습니다. 한마디로 매우 어려운 상대. 일단 수비에선 크게 걱정이 안됩니다. 오늘 경기도 60점으로 막았고 인삼의 강점인 오세근-화이트의 공격에 대한 대응책이 충분히 있으니까요. 하지만 공격에선 걱정이 많습니다. 김주성이 오세근을 상대로 골밑 공격을 잘 못한다는게 일단 문제 입니다. 인삼은 벤슨에겐 도움을 붙이고 김주성은 오세근 에게 맡기는데 뭐 두쪽에서 다 외곽 찬스를 잘 봐주긴해요. 김주성은 골밑에선 공격이 안되지만 하이포스트 투맨게임에선 손쉽게 외곽 찬스를 잡아 주는데 동부의 외곽슛은 기복이 심하자나요. 암튼 김주성 득점이 안되기에 외곽슛이 잘 들어감에도 고전을 합니다.

윤호영이 자꾸 닭짓을 하는것도 큰 걱정입니다. 양희종을 너무 의식하는 나머지 평정심을 잃고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플레이를 합니다. 자꾸 왜 이러나요? 암튼 오늘 막판 블락슛도 하나 먹였고 연속 득점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으니. 앞으로는 좀 더 냉정하게 플레이했으면 합니다. 골밑이 김주성-벤슨에 필적하는 팀은 몇 있어요. 하지만 동부의 골밑은 최강이고 그이유는 3번에 윤호영이 있기 때문이죠. 자꾸 닭짓하면 안됩니다. 동부의 장점이 없어져 버리니까요.

*인삼의 화이트-오세근 은 동부의 벤슨-김주성에 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내 선수가 빠진채 화이트와 벤슨이 겨루면 동부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죠. 앞으로 인삼과 싸울때 김주성이 오세근과 같이 벤치로 나가는 그런 운용을 해야 될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