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안양 KT&G를 이끄는 이상범(39) 감독대행의 '칭찬 리더십'이 눈길을 끌고 있다.

KT&G는 2008-2009 프로농구 시즌 개막을 두 달여 앞두고 유도훈 감독이 돌연 사퇴해 지난 9월부터 이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불안한 출발을 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 감독대행의 리더십이 서서히 빛을 발하면서 올 시즌 팀 최다 연패도 2연패일 정도로 안정된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팀도 12승7패를 거두며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초보 사령탑인 이 감독대행의 리더십 특징은 칭찬과 신뢰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지도력을 통해 선수들은 경기에 패했더라도 사기 진작이 되고 결국엔 팀 전력에도 큰 보탬이 된다는 게 KT&G 구단과 선수단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적은 내부에 있다"라는 신념을 지닌 이 감독대행은 경기에서 이길 때마다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의 칭찬을 끊임없이 늘어놓기에 바쁘다.

17일 전주 KCC와 홈 경기에서 88-82로 이긴 뒤에도 그는 "선수들이 두세 발 더 뛰어주면서 이길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매우 고맙다"고 승리의 공을 선수단에 돌렸다.

'수훈 선수를 꼽아달라'를 질문에도 "주희정과 마퀸 챈들러가 잘해 줬고 황진원, 양희종, 신제록도 아주 잘했다. 모든 선수들에게 다 고맙다. 이런 선수들과 생활하는 게 큰 복이다"고 함박웃음을 짓는다.

이 감독대행은 팀이 경기에서 진다 하더라도 선수들을 결코 탓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다음날 자신의 전술적인 실수를 먼저 시인하고 선수단의 잘못을 지적한다.

또 경기가 끝난 뒤 각 선수에게 휴대전화로 "고맙다" "너희와 함께해서 행복하다"라는 격려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경기에서 전반전을 뒤진다 해도 후반전에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팀워크를 다지는 것 역시 이 감독대행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다.

이러한 낙천적인 성격을 가진 이 감독대행의 다독임에 선수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다음 경기에서 꼭 이기자' '무조건 잘하자'라는 마음가짐보다는 "이 감독님을 실망시키기 말자!"라는 분위기가 흐른다.

팀 훈련이 끝나도 부족한 점이 있으면 야간에 자발적으로 훈련하기도 하고 포지션 간 경쟁도 서로 도와주고 걱정해주면서 진행된다.

다만, 이 감독대행은 선후배 간 불화가 보이고 팀워크를 해치는 선수에게 만큼은 따끔하게 지적하면서 화합을 이끌어내는 데 애를 쓴다고 구단 관계자는 귀띔했다.

KT&G 주전 포인트가드 주희정은 "감독님이 선수들을 믿고 팀이 이기려는 목적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게 우리 팀의 장점"이라면서 "후반전에 뒷심이 강하다는 얘기를 듣는 것도 신뢰와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대행은 전신인 SBS 농구단에서 1997-2000년 선수로 뛰었고, 미국 UCLA로 코치 연수를 다녀오고 나서 2001-2002 시즌부터 6년간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지난 시즌까지는 유도훈 전 감독을 보좌하며 수석코치를 맡았다.

gogo213@yna.co.kr



칭찬의 힘은 무섭죠....실망시키지 말자...라는 은근한 압박의 힘도 보여준다능..ㅋㅋ
아무튼 이붕 참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