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부터 66년까지 10년간을 베이비붐 세대라고 하죠.
그러니까 75년부터 86년까지 대학들어갈 머릿수가 엄청나게 늘어났다는 얘기가 됩니다.
게다가 막대한 차관을 들여 공업화 정책을 펴고 있었고, 기본적으로 머릿수가 늘어나는 상황이면 경기가 활성화됩니다.
이런 시점에서 고급 인력이 필요해지고, 예전엔 이런 신분층이 없었으니까 실제로 경기가 마구 확장되는 과정에서는
'기술과 능력'에 의한 신분 상승도 가능해집니다.
따라서 고급 인력을 육성해야 하는 정부 정책과, 고등교육을 받아서 신분을 상승하려는 욕구가 맞아떨어지게 되죠.
베이비붐 폭발 전반기인 70년대 후반까지야 아직 부모가 무지하거나, 돈이 없거나 해서 대학을 많이 못보냈다 하더라도
80년대에 접어들면 정말 박터지는 입시 경쟁이 시작됩니다.
이 풍조가 한번 자리를 잡으면서 꾸준히 입시 경쟁이 벌어졌고, 주로 과외에 의존한 사교육이 성행했죠.
그래서 전두환 때 과외 금지법까지 발령이 된 적이 있고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영삼이 전국 방방곡곡 ... 까지는 아니지만 대학을 엄청나게 짓습니다.
여전히 상위권 대학에 대한 입시 경쟁이야 치열하지만, 1990년대 중반 (졸업)까지는 '대학 졸업장' 자체가 의미가 있었죠.
그 다음 시대에는 사실상 대학 졸업장만으로는 의미가 없습니다. '알만한 대학' 졸업장이 필요하죠.
게다가 1970년대생(1990년대 입학)들은 기본적으로 머릿수가 많은 베이비부머가 낳은 세대라 머릿수가 제법 많습니다.
베이비부머들은 자신들의 경험상 왠만하면 대학을 보내려 했고, 1990년대들어 계속 진행된 양극화 때문에 어차피 고졸로는 먹고 살기가 어려운 시대였어요. 김영삼이 대학을 팍 늘려놔서 '어쨋든 4년제'라고 생각하면 갈 곳도 있었고..
그 많은 머릿수의 베이비부머가 일제히 '자식 대학보내기'를 시작하니 사교육이 폭발하게 된 거고요.
그 이후는 뭐.. 신분상승보다는 신분 하락에 대한 두려움.. 이 입시와 사교육을 지배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88만원 세대에서 극단적으로 드러나듯이, 최상위권의 좋은 대학에 가서 최상위권 스펙을 가지지 않는다면
왠만한 곳에 취직도 못하고, 그렇게 되면 평생 허덕허덕하면서 살거나, 그것도 못하고 죽어야 한다 ...
라는 게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되어 점점 진행되온 결정판이 지금이 아닌가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