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의 유혹
- 작성일
- 12-07-03 18:16
재미있게 읽었던 책인데 누구 빌려주고 돌려받질 못해서 지금은 없습니다.
불확실한 기억에 의존한 얘기라는 거죠. --;
알콜과 카페인의 작용에 대해 쓴 책인데요.
알콜은 기본적으로 이완제, 카페인은 흥분제라는군요. 다들 아시겠지만..
이완제인 술을 마시고 활력이 솟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
보상체계(좋은 일 있을 때 좋은 기분 내주는 호르몬 - 엔돌핀이라던가를 방출하는 곳) 관리하는 곳을 이완시켜서
활력 물질이 질질 새나오게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물론 더 먹으면 근육과 뇌가 이완되서 떡이 되죠.
술을 먹고 필름이 끊기는 현상은 알코올이 해마에 장기기억 입력하는 과정을 방해하기 때문이라는데
말하자면, 하드에 세이브가 안된다는 거죠.
세이브가 안된다고 해서 판단력이나 지각력이 망가졌다는 뜻은 아니니 (물론 취한 정도만큼은 감안하고)
조금 안심해도 된다고 합니다. ... ㅡㅡ;;;
알코올의 분자 구조가 굉장히 단순하고 작기 때문에 인체의 광범위한 곳에 영향을 주는데요.
이에 비해 카페인은 분자구조가 커서 아주 특정한 부분에만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이게 영향을 미치는 곳이 뇌인데,
뇌에서 활동을 하는 데 당연히 에너지가 들어가는데, 활동을 할 수록 그 에너지 전달물질의 껍데기가 남는다고 합니다. ... ?
무슨 ATP인지 어쩌고 하는 게 있는데 기억이 안납니다.
요것이 배터리처럼 에너지를 저장하고 있다가 에너지를 방출하고 다른 물질로 바뀌게 되는데,
그 다른 물질의 농도가 높아져서 뇌세포의 무슨 수용체에 결합하는 빈도가 높아지면 뇌가 피로를 느낀다고 하네요.
밤에 잠을 자는 동안 그 물질에 다시 에너지를 충전해서 ATP로 만들어 놓고요..
카페인이 하는 일이 바로 에너지 방출 후의 물질과 결합하는 부분에 대신 결합하는 겁니다.
비유하자면, 일을 하면 쓰레기 문서가 쌓이고, 문서가 많이 싸이면 '아 일을 많이 했군' 하고 쉬어야 하는데
쓰레기가 쌓인 걸 여기저기 치워놓고 내 눈에 안보이게 하니 본인이 얼마나 일을 했고 언제 쉬어야 하는지 타이밍을 못잡게 되는 ..
그런 효과라고 합니다.
주의할 점은
알콜은 신경계를 비롯한 몸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카페인은 꼴랑 뇌가 좀 말똥한가 정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둘을 같이 먹으면 (카페인은 대사속도가 느려서 아침에 먹어도 비슷한 효과가)
뇌가 자각하는 알콜에 의한 주취 정도와 실제 알콜에 의해 손상된 기능이 일치하지 않아서 더 큰 사고가 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알콜을 많이 먹으면 뇌세포가 빨리 죽는다고 하는데 하루에 몇 십만개씩 죽어도 상관 없다네요.
뇌세포의 수보다 중요한게 뇌세포끼리 연결된 상태인데
이를테면 안드로이드 핸드폰에 패턴이 9개의 점(세포?)로 연결되어 있지만 패턴을 그릴 수 있는(뇌가 학습할 수 있는) 가짓수는 40만 개에 육박하거든요. 뇌세포가 대략 1000억 개라고 하는데 .. 뇌세포가 연결할 수 있는 가능성은 무한이죠. 그 중에 한 10억 개 정도 없어져도 상관이 없다는 ..
참고로 (이건 책 내용 아님) 사람이 뇌의 5%만 쓴다느니 하는 건 대표적인 속설로 뇌의 각 부분은 다 각자 자기 역할에 따라 일을 합니다.
아마 '인간적인 사고'를 하는 데 쓰는, 또는 어느 한 순간에 활동하고 있는 뇌세포보다 쉬고 있는 뇌세포가 많다고 하면 말이 되겠지만요.
그리고 마라톤설에 따르면 인간의 큰뇌는 어차피 잉여로 만들어 낸 것이라 .. 다 활동할 필요가 없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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