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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쓰여진 홍상수 관련 글들을 주욱 읽어 보는데 별로 마음에 드는 글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헉'하고 팍 꽂히는 글이 있길래 누구 글인가하고 보니 프랑스의 유명 영화학자 자크 오몽이 쓴 글이예요.

이 분의 글을 보면 우리가 미쳐 몰랐던 부분을 정확하게 지적해내고 있습니다. 그런 말이 있잖아요. 그 마을의 특성에 대해 물어보려면 마을에 오래 산 사람이 아니라 다른 마을에서 그 마을로 시집 온 며느리에게 물어보라고..  공동체 안에서는 안보이던 것이 그 밖에서 보면 그 특성이 보인다는 거죠.

게다가 이 분의 글에는 <생활의 발견>에서 무대가 되는 '경주'가 한국인에게 가지는 의미, 한국의 성씨 분포, 홍상수가 1960년생 쥐띠라는 것... 한국인이 아니면 모를 정보들이 나오는 겁니다.

어.. 하다가 생각해보니 부인인 김량 선생님이 그 글에 훈수를 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젊은 나이에 프랑스에 유학을 가서 지도교수가 되는 노학자인 자크 오몽 선생님과 결혼을 하셨지요. 한국에 잠깐 왔을 때 술자리에서 두 번 뵈었는데 부산 분이세요. 몇달 한국에 와 있는데도 오몽 선생님이 보고 싶다고 하더만요.

우리에게는 두 분의 결혼이 정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자크 오몽은 세계적인 학자인데다 홍상수 감독의 작품을 엄청 좋아합니다. 이 분의 글을 통해 우리가 홍상수 영화를 더 정확하게 볼 수 있고, 홍감독의 영화가 세계 수준에서 평가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죠. 게다가 미국의 영화사가로 영화사 책 중 가장 유명한 책인 <세계 영화사>의 저자 데이빗 보드웰이 자크 오몽의 친구입니다. 보드웰의 영화사 책에 홍상수 영화가 언급되어 비중있게 취급되는 것도 이러한 인맥 때문이겠죠.



처음 내한했을 때 부부의 모습. 두 사람 사이에 태어난 어린 아들이 하나 있는데 굉장한 얼굴이더군요. 커서 영화배우해도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