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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명박 정부 국정원 불법사찰 문건 일부 입수' 보도

작성일
20-02-12 23:34
글쓴이
퍼스나콘 플레이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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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과거 정부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관련 MBC의 단독 보도로 시작합니다.

국정원에는 모든 공작과 기밀이 담긴 문서가 저장된 중앙 저장소가 있습니다.

불법적인 민간인 사찰 문서도 여기에 그대로 저장돼 있습니다.

언제 어떻게 악용될지 모르지만 국정원은 이 문서들을 공개도 폐기도 하지 않고 봉인해 둔 겁니다.

MBC가 이 문서의 일부를 처음 입수했습니다.

감시의 대상은 서울의 대형 사찰 봉은사의 주지였던 명진 스님이었습니다.

먼저, 나세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2010년 1월 7일 작성된 국정원 비밀문서입니다.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이 4대강 사업을 비판하고, 정권 퇴진이 필요하다는 망발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국정원 문건의 목표는 명진 퇴출이었습니다.

조계종 종단에서 연임을 저지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보수 언론을 동원해 명진의 실체를 조명하는 기획보도를 내고, 3대 국민운동 단체를 시켜 비난 댓글 달기 운동도 계획했습니다.

명진에 대한 이런 식의 사찰과 공작 문건은 그 해 상반기에만 6개가 더 작성됐습니다.

[봉은사 주요 현황] [명진의 각종 추문] [명진의 종북 발언 및 행태] [명진 비리 수사로 조기 퇴출] [봉은사 내 명진 지지세력 분포 및 시주금 규모] [사설암자 소유 의혹]

국정원은 명진을 쫓아내는 구체적 방법으로, 봉은사를 총무원이 직접 관리하는 "직영 사찰로 전환"하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실제로 8개월 뒤 국정원 계획대로 봉은사는 직영 사찰이 됐고 명진 스님은 쫓겨났습니다.

[명진] "(당시 총무원장에게) 직영 누가 결정한 거냐 그랬더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죽을 죄를 졌습니다.' 그럼 누가 결정한 거냐. 모르겠다는 거야. '말할 수 없습니다.'"

명진에 대한 사찰과 공작은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원세훈 국정원장의 작품이었습니다.

원세훈 씨는 2010년 7월 국정원 회의에서 "종북좌파가 서울 한복판에서 요설을 설파한다. 이런 사람을 '아웃'시키지 못하면 직무유기"라고 말했습니다.

이 사찰과 공작에는 국내 정보 파트뿐 아니라, 간첩 잡는 방첩국 소속 특명팀도 투입됐습니다.

사찰 결과는 청와대로 보고됐습니다.

당시 총무원장 자승 스님도 이런 국정원의 공작을 알고 있었을까?

"스님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국정원 문건에서 스님 성함이 나오거든요. 명진 스님 퇴출하고 조계종단에서 외부 국정원과 협의하신 것 맞습니까?"

그러나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아니, 말씀만 여쭈려고요."

[명진] "저는 19살에 출가해 지금 칠십입니다. 근데 이런 문제가 그냥 넘어가고 있는 거, 아무 일도 없던 것 같이. 과연 이게 정상적인 국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제 개인으로는 너무 큰 삶의 장애였거든요."

검찰 수사에서도 밝혀지지 않았던 명진 퇴출 공작의 새로운 증거가 드러났지만, 조계종은 종단 내부의 결정이었을 뿐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 앵커 ▶

앞서 보신 건 불법 사찰 문건의 극히 일부로 추정됩니다.

MBC는 명진 스님 말고 사찰의 대상이 어느 정도였는지, 그 규모를 짐작할 만한 단서를 포착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규모만 짐작할 뿐 누가 그 대상이었는지 국정원 말고는 저희도 특히 당사자도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이어서 이호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명진 퇴출 공작이 시작되기 두 달 전인 2009년 11월 13일.

국정원은 '좌파 인물들의 이중적 행태'라는 문건을 작성했습니다.

좌파 세력들이 표리부동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중적 실상을 파헤쳐 비난 여론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검찰, 경찰은 물론 감사원, 국세청까지 동원해 취약점을 철저히 조사하고 데이터베이스로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비위 사실을 언론에 적극 전파하고, 블로거도 집중 육성해 혐오 거부 여론을 확산시키겠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이를 통해 좌파 조직을 분열시켜 기존 회원틀의 탈퇴 유도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겁니다.

당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4대강 사업 논란 이후 이명박 정부에 대한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비판이 이어지던 때였습니다.

도대체 몇 명이나 이런 식으로 불법 사찰한 걸까.

또 다른 국정원 문건 '불순활동혐의자 목록'을 보니, 명단이 모두 삭제돼 있는데 명진 스님은 28번입니다.

명진 이외에도 훨씬 많은 사람들이 사찰 대상이었단 뜻입니다.

[오창익/인권연대 사무국장] "도대체 어떤 법률적 근거로 나를 사찰하는지, 어떤 정보를 수집했는지 아무 것도 알 수가 없거든요. 법률적 근거 없이 사찰한 기록들은 모두 공개해야 되고요."

2017년 불법 사찰의 단서가 나온 시민 9백여 명이 국정원에 정보 공개를 청구했지만, 모두 거부당했습니다.

국가안보 사안이다, 정보 역량을 노출해 업무에 차질을 초래 할 수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김남주/변호사] "국정원은 해괴하게도 어떤 정보든 국가정보원이 수집하는 정보는 모두 정보공개법 적용 대상이 안 된다라는 이런 논리를…"

지난해 1심 법원은 불법 사찰은 국정원 업무도 아니고 국가 안보와 상관없다며 문서를 공개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국정원은 명진 한 사람을 빼고 다른 판결은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국정원은 MBC에 보낸 입장문에서 진행 중인 재판 결과에 따라 자료 공개와 처리 기준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호찬입니다.





◀ 앵커 ▶

사찰 문건 입수하고 직접 확인 취재한 나세웅 기자에게 몇 가지 질문 더 해보겠습니다.

국정원이 서버에 봉인하고 공개를 거부한 문서들인데, 결국 소송까지 가서 이긴 거군요?

◀ 기자 ▶

맞습니다.

사실상 소송에 가야했고 2년 넘게 걸렸습니다.

사실 국정원이 광범위하게 민간인들을 사찰했다는 건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죠.

문제는 이 불법 사찰을 계획하고 실행하고 사후보고하는 과정에서 생산된 불법 사찰 문건들을 국정원에 꽁꽁 감춰져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사자에게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심지어 어떤 문서가 있다 없다조차 기밀이라며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MBC는 그동안 취재하면서 알게 된 국정원 문건의 제목들을 명진 스님 측에 제공했고, 승소 판결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서른 개의 문건 제목을 확인했는데, 공개된 건 13개 정도, 그것도 군데군데 삭제된 상태로 받았습니다.

저희가 알지 못하는 사찰과 공작 문서가 훨씬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 앵커 ▶

명진 스님 문건은 빙산의 일각일 테고, 국정원이 봉인해 갖고 있는 불법 사찰 문서는 훨씬 방대하다고 봐야겠군요?

◀ 기자 ▶

사실 이 사찰의 전체 규모나 문건이 얼마나 더 있는지는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수사와 재판을 통해 이미 알려진 사찰 대상자만 해도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고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씨 등 아주 많습니다.

그런데 문건 내용이 악의적이고 근거가 없다는 점이 더 문제입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좌파인물들의 이중 행태>라는 문건을 보면, 국정원은 증거 제시가 어려운 이른바 '설'은 인터넷으로 의혹을 적극 유포하겠다고 했습니다.

국정원이 나서서 사실상 가짜 뉴스를 퍼뜨렸다는 얘기입니다.

[명진] "황당한 거죠 난 전혀 몰랐어요. 여러 소문이 많았어. 식당에 있는 여자하고 뭘 해가지고 애가 둘이고. 망신을 주겠다는 거죠."

제가 취재했던 사건들 중에는 웃을 수 없는 황당한 사례들도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처음 밝히는 건데요.

국정원 방첩국 그러니까 간첩을 잡는 곳이거든요.

이곳 소속 최정예 요원들이 쓰레기통을 뒤져 갓난아기 기저귀까지 가져갔습니다.

야권 인사의 혼외자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선데, 그래서 갓난아기 대소변으로 DNA 검사를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잘못된 첩보였던 것이죠.

국정원은 이런 황당하고 악의적인 불법 문서들을 피해 당사자에게 공개도 하지 안고, 봉인해서 계속 보관하고 있는 겁니다.

◀ 앵커 ▶

현 정부 들어 국정원이 국내 파트를 없애고 개혁을 약속했잖아요.

개혁이 충분하지 않은 건가요?

◀ 기자 ▶

국내 정보 파트는 없어졌습니다만 앞으로 사찰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렇게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요.

우선 국내 파트가 아니라 간첩 잡는 방첩국도 이런 불법 사찰을 광범위하게 했습니다.

국내 파트 없앤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국정원은 사찰 문건들을 모두 봉인했으니 앞으로 악용되지 않을 거라고 주장하지만, 이게 계속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당사자들에게는 굉장히 큰 심리적 고문입니다.

기밀로 봉인할 게 아니라, 피해자들에게 공개하고 심사해서 폐기하는, 과감하고 당연한 조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무엇보다 국정원 개혁을 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20대 국회에서 사실상 물 건너간 국정원법 개정이 다음 국회에서는 꼭 이뤄져야, 이런 비극을 막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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