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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탐사보도] 에버랜드 수상한 땅값, 과연 누가 벌인 일이었을까?

작성일
18-03-22 03:23
글쓴이
퍼스나콘 플레이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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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8 뉴스'에서 15여분간 5꼭지에 걸쳐 보도했습니다.
3일 연속 보도. 합하면 방송 분량이 거의 한시간입니다.





이건 풀영상이고 꼭지별로 보시려면 아래 영상을 차례로 보시면 됩니다.








<앵커>

지금부터는 SBS 탐사보도팀이 준비한 소식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이틀 동안 삼성 관련 연속 보도가 나가자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21일) 국민연금이 상당히 의미 있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내일 있을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기존 삼성물산 이사들의 재선임에 반대하기로 한 겁니다.

이 결정이 뭘 뜻하는 건지 먼저 정명원 기자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지난 2015년 7월 합병 여부가 결정될 주주총회 2주 전,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비율이 제일모직 가치를 과대평가해 삼성물산 주주에게는 손해라면서 국민연금 등에 합병에 반대할 것을 권고합니다.

그러자 제일모직이 아닌 삼성물산이 "에버랜드 땅 등 제일모직 부동산 가치를 ISS가 반영하지 않았다"는 반박 자료를 냅니다.

당시 삼성물산 대표 최치훈 씨는 자산만 따지면 삼성물산 가치가 더 크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김기식/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2015년 9월, 국회 국정감사) : 순자산가치 기준으로 합병 비율을 재산정해보니까 1(제일모직) 대 2.19(삼성물산)로 역전됩니다. 순자산 가치로 하면 그렇지요?]

[최치훈/삼성물산 대표 : 네.]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민연금 주식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는 내일 삼성물산 주주총회에 이사 후보로 오른 최치훈 씨 등 4명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습니다.

"이들이 합병 당시 삼성물산에게 명백히 불리한데도 합병에 찬성했기 때문에 선량한 이사 역할을 하지 못할 것"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은 현재 이재용, KCC에 이어 삼성물산의 3대 주주입니다.

참여연대는 SBS 탐사보도팀 보도 이후 국토부에 공시지가 산정 과정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고, 불리한 합병에 찬성한 국민연금공단의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저희는 지난 이틀 동안 삼성 경영권 승계 작업의 주요 길목에서 요동쳤던 용인 에버랜드 땅값에 주목했습니다. 특히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시기에 부풀려진 땅값은 국민연금이 삼성의 손을 들어준 결정적 이유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이처럼 땅값이 특정 시점에 땅 주인인 삼성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였던 배경이 뭔지 오늘(21일)은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헤쳐보겠습니다.

시청자분들 이해를 돕기 위해서 먼저 나라가 정하는 땅 값, 즉 공시지가를 어떻게 매기는지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국토부가 매년 발표하는 공시지가는 전국에 필지가 너무 많기 때문에 기준을 몇 군데 정해놓고 나머지는 옆 땅에 따라서 매기게 됩니다.

이 일을 국토부가 직접 하는 게 아니라 한국감정원이란 곳에서 대신 하는데, 각 지역마다 감정평가사가 배정됩니다. 때문에 감정평가사의 독립성과 객관성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2015년 에버랜드 땅값을 정할 때 매우 이례적인 일이 일어납니다. 국토부의 담당 공무원들이 에버랜드를 직접 방문해 표준지 공시지가를 올릴 거라는 계획을 미리 통보했다는 겁니다.

이병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4년 11월, 국토교통부 부동산평가과 사무관 A씨가 용인시 포곡읍에 있는 에버랜드 사무실을 방문했습니다.

사무관 A씨는 다른 국토부 직원과 감정평가사 2명을 대동해 제일모직 총무팀 직원을 만났습니다.

국토부 공무원들은 이 자리에서 '내년에 제일모직 표준지를 여러 개로 나누면서 공시지가를 높일 테니 그에 맞춰 대비하라'는 말을 제일모직 측에 전달했다고 이 자리 동석자가 전했습니다.

표준지 공시지가 발표는 매년 2월, 한창 표준지를 선정하고 평가하는 시점인 전년 11월에 특히, 표준지가 최종 확정되기도 전에 국토부 담당 직원이 표준지의 증가와 가격 상승에 대해 미리 방향을 잡아 통보한 겁니다.

국토부는 당시 담당 직원이 에버랜드를 방문한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습니다.

다만 개인적인 방문이 아니라 표준지 선정의 적정성을 위한 공식 업무였고 제일모직뿐 아니라 전국 12곳을 다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방문이 이례적인 게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국토부 담당자는 "전국 표준지가 50만 필지나 되는데 담당 공무원 2명이 어떻게 현장을 방문하겠느냐"며 "이상한 것이고 특이한 케이스"라고 말했습니다.

이 이례적인 일의 배경을 확인하기 위해 당시 국토부 담당 과장이었던 박 모 씨를 수소문해 찾아갔습니다.

재직 당시 뇌물 수천만 원을 받아 수감됐다가 지난해 가석방된 박 씨는 끝내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당시 국토부 담당 과장 가족 : (박00 과장님 계신가요?) 통화해봤는데 본인이 별로 만날 생각이 없으신것 같은데요. 퇴직했는데 왜 찾아왔는지 모르겠다고.]

서승환 당시 국토부 장관에게 물었지만 모르는 일이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서승환/전 국토부 장관 : (장관님의 최종 결재가 나야 기준지가 7개로 세분화 되는 건데…) 그 내용은 전혀 기억이 없고 전혀 몰라요 그건.]

공정한 지가 산정을 위해 독립성이 필수적인 토지 감정평가 업무 과정에 국토부 공무원이 미리 왜 개입했는지 국토부 내부의 조사가 필요합니다.







<앵커>

저희 보도에 대해 삼성은 어제(20일) 공식 반박 자료를 내고 SBS를 직접 찾아와 정정 보도도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삼성이 반박한 내용이 사실인지 하나씩 따져봤습니다.

탐사보도팀 박세용 기자 나와 있습니다. 우선 2015년 에버랜드의 표준지 공시지가가 오른 것과 제일모직-삼성물산의 합병은 무관하다는 것이 삼성의 주장인데 전혀 무관한 게 사실입니까?

<기자>

삼성의 해명은 두 회사의 합병 비율은 자산 가치 즉 에버랜드 땅 같은 자산 가치가 아니라 주가로 했다는 겁니다. 일단 그건 맞습니다. 법에 그렇게 하도록 돼 있습니다.

저희 보도는 땅값이 합병 '비율'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 아니라 합병 그 자체에 영향을 줬다는 겁니다.

제일모직 1주 가치가 삼성물산 주식 3주라는 합병 비율은 2015년 당시에도 큰 시빗거리였는데 제일모직이 3배 정도 기업가치가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쉽게 인용할 수 있는 표준지 공시지가가 이용될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합병 비율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큰 틀의 합병에서 영향을 끼쳤다는 거네요, 에버랜드 땅값을 평가하는 데 표준지 공시지가가 활용된 사례가 있습니까?

<기자>

저희 탐사보도팀이 확인한 증권사 보고서 가운데, 2014년 12월 제일모직 상장 즈음에 나온 것이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당시 에버랜드와 주변지의 표준지 공시지가를 개발 예정 면적에 곱해서 에버랜드 땅의 가치를 3조 270억 원, 실거래가 기준으로 4조 8천억 원가량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표준지 공시지가로 실제 계산을 한 것입니다.

이 보고서가 관심을 끄는 것은 제일모직 측에서 보고서를 쓴 애널리스트를 불러서 분석 방안에 대해 설명을 청해 들었다고 애널리스트기 증언하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리고 저희가 보도한 것들 중 하나가 2015년 공시지가가 올랐을 때 삼성은 아무런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얘기했는데, 삼성은 이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는데 이건 어떤가요?

<기자>

저희 보도는 표준지 공시지가가 확정되기 전에 삼성이 의견 제시는 했지만 확정 후 이의 신청은 하지 않았다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삼성의 주장은 표준지와 개별지 공시지가에 대해서는 의견 제출을 했고 개별지에 대해서는 이의신청도 했다는 겁니다. 표준지, 개별지가 다른 겁니다.

저희는 범위를 확대해서 사실관계를 흐리는 주장이라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표준지 공시지가가 확정될 때 "이의신청을 해야 한다, 행정소송도 해야 한다"고 삼성의 실무자가 주장했지만 윗선에서 그냥 두라며 막았다는 삼성 관계자의 증언입니다.

왜 그랬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되면, 기존 감정평가사가 아닌 다른 감정평가사가 와서 새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당시 삼성의 윗선이 보기에 확정된 표준지 공시지가를 뒤집을 필요가 없는 거로 판단했다고 해석하는 게 합리적일 겁니다.   

<앵커>

이렇게 껑충 뛰기는 했지만 그 공시지가를 그대로 인정하는 게 낫다고 평가한 것이네요.







<앵커>

삼성이 반박한 내용 가운데 하나는 합병 전에 에버랜드 부지에 테마파크 호텔을 짓겠다고 했다가 합병 뒤 취소했다는 건 지나친 억측이라는 겁니다.

당시 주변에 새로 들어설 호텔들이 많아서 계획을 접었다는 게 삼성 쪽 주장인데, 과연 사실인지 김종원 기자가 확인해 봤습니다.

<기자>

[용인 시정뉴스 (2015년 7월) : 용인시와 제일모직 주식회사가 포곡읍 전대리 에버랜드 1천300만 제곱미터 부지에 대규모 관광·상업 시설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합병 주주총회를 불과 보름 앞둔 2015년 7월 2일, 리조트와 호텔 단지 등을 세워서 디즈니랜드처럼 숙박하며 머무는 테마파크를 만든다는 제일모직의 대규모 개발 계획이 전격 공개됐습니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 이 사업에 참여해 합병 시너지가 기대된다던 계획은 그러나 합병 뒤 4개월 만에 철회됐습니다.

삼성이 테마파크 호텔을 만들겠다고 했던 곳입니다. 당시 삼성의 이런 개발 발표 이후 용인시장이 현장 행정을 나선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대대적으로 홍보가 됐습니다.

하지만 계획이 무산된 이후 현재는 이렇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용인시와 양해각서까지 맺으며 적극성을 보였던 제일모직의 행태에 용인시 공무원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용인시 공무원 : 의도적으로 사기 치는 거 아니냐고. 이거를 이렇게 '금방 뒤집을 만큼 검토가 안 된 채로 한 건가?' 하는 생각은 있죠.]

이와 관련해 근처에 호텔 4곳이 인허가를 받고 건립 추진 중이어서 호텔을 또 건립할 경우 공급 과잉과 사업성 저하를 우려해 계획을 보류했다는 삼성의 주장을 확인해 봤습니다.

당시 삼성이 대규모 개발 계획을 본격적으로 알린 것은 2015년 7월, 그리고 취소한 건 넉 달 뒤 11월입니다. 삼성이 말하는 이 4개 호텔이 언제 인허가를 받았는지 알아봤습니다.

호텔 4곳 중 한 곳은 6년 전인 2009년부터 이미 영업 중이었고 다른 한 호텔은 2014년 12월부터 건설되고 있었고 또 다른 호텔은 역시 이미 2014년에 에버랜드 근처에 건설될 거라는 언론 보도가 나온 상황이었습니다.

마지막 호텔은 이 당시에는 아직 건축 허가 신청 전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삼성이 에버랜드 개발 계획을 발표했을 때는 이미 근처에서 호텔들이 영업을 하고 있거나 건설되고 있었고 삼성으로서도 이런 상황을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대규모 개발 계획을 불과 넉 달 만에 취소할만한 돌발변수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입장을 물었지만 삼성물산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에버랜드 땅값이 변화한 그래프 다시 한번 보여드리겠습니다. 저희가 계속해서 전해드리는 대로 삼성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공교롭게도 땅값은 크게 요동쳤습니다. 그뿐 아니라 이렇게 20년가량 주변에 비해 낮은 땅값을 계속 유지한 것도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전문가들이 '눌려져 왔다'라고 설명한 부분입니다. 땅값이 싸면 그만큼 세금은 덜 내게 됩니다.

그런데 이 땅이 이렇게 낮게 평가받아야 했던 곳이었는지 정성진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삼성 에버랜드가 위치한 용인시 포곡읍 일대 공인중개소들을 찾아가 봤습니다.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2000년대 초부터 개발 호재가 잇따랐다는 겁니다.

먼저, 서울과 세종을 잇는 제2 경부고속도로가 포곡읍을 통과하는 것으로 결정됐습니다. 용인 지역을 지나는 구간의 착공 시기가 확정된 뒤로 에버랜드 주변 땅값이 상승했다고 합니다.

[용인 공인중개사 A씨 : 제2 경부(고속도로) 들어오는 곳은 신원리, 유운리 도로변. 이게 분당 나가는 도로변이요, 그쪽이 (땅값이) 많이 올랐죠.]

서울을 중심으로 인천과 경기 지역을 순환하는 수도권 제2 외곽순환도로도 역시 포곡읍을 관통하는 것으로 결정됐습니다.

특히, 에버랜드에서 불과 2km 남짓 떨어진 곳에 나들목을 건설하는 안이 확정되면서 주변 땅값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합니다.

[용인 공인중개사 B씨 : (땅값이) 100% 넘게 올랐죠. 포곡중학교, 여기 우체국 뒤편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이쪽에 (제2 외곽순환도로) IC가 생겨요. IC가 확정된 것도 있고, 그게 가장 중요하죠.]

2013년 개통한 용인 경전철도 에버랜드 입구까지 들어가면서 교통 편의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에버랜드 주변 땅의 공시지가는 2000년부터 2014년까지 보통 3~4배, 많게는 6배까지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에버랜드 내 공시지가는 2배도 채 상승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낮은 공시지가 때문에 삼성이 보유세 같은 세금 납부에서 혜택을 누린다는 지적이 그래서 줄곧 제기돼 왔습니다.

그렇다면 삼성이 얻은 이득이 얼마 정도일지 따져봤습니다.

땅에 매겨지는 보유세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로 나뉘는데, 삼성 용인 땅의 필지별 이용 상황을 정확하게 모르는 상황에서 대부분 나대지 상태로 가정해 종합 합산 방식으로 계산해도 문제가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얻어 홍순탁 회계사와 계산해봤습니다.

2014년 에버랜드 표준지 공시지가 8만 5천 원이 적용된 126만 평, 1,200여 개 필지를 대상으로 이건희 회장과 당시 제일모직의 보유세를 계산하면 각각 33억 원, 39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그런데 공시지가가 서울랜드와 같이 제곱미터당 42만 5천 원으로 매겨졌다면, 이 회장 보유세는 171억 원, 제일모직은 198억 원으로 합쳐서 300억 정도 늘어납니다.

공시지가가 12만 원이었던 한국민속촌 수준만 됐어도, 이 회장은 47억 원, 제일모직은 55억 원으로 세금이 느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홍순탁 회계사/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조세재정 팀장 : (한국민속촌 기준으로) 에버랜드와 이건희 회장을 합산하여 연간 30억 원 정도 보유세를 절감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20년 동안 (삼성 땅값이) 낮게 유지되었으니까, 그 효과는 수백억 원에 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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