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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이닝 1실점 7-1에서 마운드를 넘긴 KIA 헥터가 양현종, 팻딘, 버나디나와 9회말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강한 선발투수진은 페넌트레이스 호성적을 보증한다. 선발진이 뛰어난 팀은 6개월 장기 마라톤을 기복 없이 성공적으로 완수할 확률이 높다. 적은 실점은 물론 불펜진의 부담도 덜어 무리 없는 운용의 뿌리가 된다. 때문에 정규시즌이 끝나고 기록을 돌아봤을 때 선발진 이닝수와 퀄리티스타트(QS, 선발투수 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 기록) 횟수가 많은 팀이 고스란히 상위권에 자리하는 경우가 많다.

2017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한 KIA와 2016시즌 통합우승의 주인공 두산만 봐도 선발야구의 위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KIA는 지난해 선발투수들이 818.2이닝을 소화했고 QS 75회를 기록하며 두 부문에서 각각 2위와 1위에 올랐다. 선발진 방어율에서도 4.31로 2위에 자리한 KIA는 양현종, 헥터 노에시 원투펀치가 중심을 잡고 팻딘과 임기영이 힘을 보태 정상에 올랐다. 두산은 2016시즌 역대 최강 선발진을 구축해 한 시즌 최다승까지 달성했다. 당시 두산은 선발투수들이 822이닝, QS 75회, 방어율 4.11을 올려 세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고 정규시즌 93승으로 종전 최다승인 현대의 91승을 넘어섰다.

2018시즌 상위권을 노리는 팀의 목표도 KIA와 두산 같은 막강 선발진이다. 2017시즌 3위 롯데부터 NC, SK, LG, 넥센 모두 스토브리그를 통해 선발진 향상을 꾀하고 있다. 롯데는 조쉬 린드블럼 대신 메이저리그(ML)에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올리고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까지 낀 펠릭스 듀브론트를 영입했다. 듀브론트, 브룩스 레일리가 막강 좌완 원투펀치를 구축하고 박세웅, 김원중이 성장세를 이어가면 목표로 삼은 대권도전 청사진이 완성된다. SK는 토종 에이스 김광현이 돌아오고 우완 파이어볼러 앙헬 산체스가 새로 합류했다. 메릴 켈리까지 셋이 1선발급 활약을 펼치고 박종훈이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올리면 어느 팀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은 선발진이 만들어진다.

LG는 타일러 윌슨이 데이비드 허프와 같은 안정감과 허프에게 부족했던 내구력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류제국이 2016시즌의 모습을 되찾고 임찬규, 김대현, 임지섭 중 한 명만 치고 올라오면 두산과 더불어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선발진이 된다. 넥센은 2015시즌 후반기 한국 무대를 정복한 에스밀 로저스를 서둘러 영입해 선발진 선봉장을 확정지었다. 제이크 브리검, 한현희, 최원태 모두 이미 한 시즌 두 자릿수 승을 경험한 만큼 2018시즌에는 선발야구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정상에 오른 팀은 자연스레 표적이 된다. 지난해에도 3연패를 노리는 두산을 향해 여러 팀이 도전장을 던졌고 KIA가 두산을 넘었다. 이제는 KIA가 표적이다. KIA가 두산을 꺾은 것처럼 KIA를 추월하려면 KIA보다 강한 선발진을 구축해야 한다. 스프링캠프 기간 우승을 응시하고 있는 우선순위 또한 막강 선발진 구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