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작전명 포청천' 무슨 영화 속의 특수작전의 이름이 아닙니다. 실제로 MB정권 시절에 원세훈 국가정보원이 야당 정치인 또 언론사 사장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 사찰을 벌이는데 그 작전명이 '포청천'이랍니다. 심지어 그 포청천 작전의 예산은 국정원의 대북공작금에서 썼답니다. 사실 그동안에도 MB정권에서 야당 정치인들 민간인 대상으로 불법사찰 이루어졌다는 건 알려진 바죠. 그런데 그 실제 작전명과 예산 출처까지 드러난 건 처음입니다. 작전명 포청천을 세상에 공개한 분,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 연결해서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민병두 의원님 안녕하세요.

◆ 민병두>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제보를 받으셨다고요?

◆ 민병두> 네.

◇ 김현정> 현재 국정원 직원입니까?

◆ 민병두> 그걸 특정할 수는 없고요. 다만 MB와 또 그 주변 사람들한테 국정원 특활비가 광범위하게 쓰여졌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커다란 규모의 특활비 중에 어느 부분에서 그 사람들이 자금을 전용했을까 의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대개 원장이나 차장이나 이런 정무직이 쓸 수 있는 돈에서 아마 청와대나 이런 데 갔을 가능성이 큰데. 저 사람들이 절대 넘어서면 안 되는 대북공작비까지 건드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고 여기저기 탐문을 하다 보니까 이런 제보가 들어오게 된 것이죠.

◇ 김현정> 그럼 제보자가 문건까지 가져온 거예요, 아니면 말로 증언한 것들을 취합하신 거예요?

◆ 민병두> 구체적인 증언들입니다. 국정원 문건은 대개 메인 서버에 남아 있는 것은 국정원 TF도 접근할 수가 없었고요. 그다음에 문서 형태로 남아 있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 김현정> 없고. 그럼 다른 제보자의 제보뿐이라면 신빙성이 좀 약한 거는 아닙니까?

◆ 민병두> 그렇지는 않죠. 왜냐하면 당시에 활동했던 3개 팀 이름과 공작 내용 이런 것들이 다 특정되어 있거든요.

◇ 김현정> 아주 구체적이던가요?

◆ 민병두> 네, 가령 이런 겁니다. 미행감시팀한테는 '천장을 뚫든 확실한 증거를 가져와라' 이렇게 얘기했고요. 미행감시는 일비로 지출했다고 합니다. 하루하루.

◇ 김현정> 하루하루?

◆ 민병두> 하루하루 일비를 갖다준다는 거죠, 비용을. 별도 사무실을 두지는 않았고 밤새 교대 근무를 시켰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미행감시팀은 누가 누구를 만나느냐. 단순히 그것만 파악해서 내사팀으로 넘긴다고 합니다. 내사팀이 종합을 하는 거죠. 그래서 성향 분석이라 할지, 또 상대방의 어떤 금융 자산을 들여다본다던지 이런 걸 하는데. 내사팀한테는 DJ 비자금을 갖다가 캐기 위해서 박지원 의원을 특별히 내사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는 것입니다. 대개 5급 직원이 팀장이고 4명씩 구성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한번 그 구성도를 볼게요. '포청천 팀'이라는 것이 있고. 그 포청천 팀의 위에는 대북담당인 최종흡 3차장이 있고. 그 밑으로 내사 파트, 사이버 파트, 미행감시 파트, 3가 파트가나눠지고. 이것이 '포청천팀'입니까?

◆ 민병두> 내사팀하고 미행감시팀에 대해선 앞에서 설명을 했고요. 사이버팀, 이게 해킹팀입니다. 'PC를 털어라' 지시하면서 한명숙, 박지원, 박원순, 정연주, 최문순 이런 분들을 갖다가 이름을 적시하면서 이메일 주소를 줬고요. 우리가 어제 밤에 추가로 제보를 받고 확인한 바에 따르면, '2012년 총선 임박해서는 이메일 주소를 줬는데 뒤져보니 나중에 여당 관련자들도 굉장히 많더라' 당시에 여당이요.

◇ 김현정> 여당 이메일도 주면서 'PC 뚫어라, 해킹해라.'

◆ 민병두> '자기들은 이메일 주소만 줬기 때문에 누군지는 몰랐는데 그걸 뚫어 보니 여당 관련자들 혹은 여당 공천 신청자들도 있더라' 했습니다.

◇ 김현정> 왜 그랬을까요? 여당 사람들을 왜 뚫으라고 그랬을까요?

◆ 민병두> 아마 공천할 때 참고 자료로 쓰기 위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뒷조사하려고? 이메일 탈탈 털어서 뭔가 잡히는 거 없는가. 조금이라도 유리한 사람을 공천해야 되니까 그 정보를 얻기 위해서 국정원을 시켰다?

◆ 민병두> 혹은 누구를 제거시키기 위해서. 혹은 자기 사람을 쓰기 위해서 그럴 수 있겠죠. 국정원 직원들은 그 전모는 모릅니다. 다만, 수시로 원장실이나 원장 비서실이나 최종흡 3차장 비서실을 통해서, 지위계통라인을 넘어서서 수시로 이메일 주소가 왔다는 것이죠.

◇ 김현정> 그러면 어딘지도 모르고 누군지도 모르고, 그냥 뚫으라면 뚫는 거예요?

◆ 민병두> 그렇죠. 맨 처음에 제가 말씀드린 5명은 이름이 거명돼서 지시가 내려왔던 것이고요.

◇ 김현정> 그 5명 이름이 박지원, 한명숙, 정연주, 최문순, 박원순.

◆ 민병두> 그다음부터는 수시로 지시가 내려왔는데 누구 건지 모르는 거죠. 이메일 주소를 줬다는 건 이런 겁니다. 해킹프로그램이 들어가는 겁니다. 그래서 이메일만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모든 걸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핸드폰 해킹이에요? PC 아니고?

◆ 민병두> PC를 뚫는다는 건, PC의 이메일에 해킹프로그램을 심게 되면 다 연동이 돼서 볼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핸드폰으로 누구랑 통화를 하는지 누구랑 카톡을 하는지 이런 거 다 볼 수 있다는 얘기예요?

◆ 민병두> 이론적으로는 그랬는데. 이 사람들이 내사팀이나 미행감시팀이나 사이버팀이 이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불안에 떨고 있고 진술을 거쳐 당연히 꺼려하겠죠. 그래서 이론상으로는 그러한데 어디까지 그랬다고 단정을 할 수는 없습니다.

◇ 김현정>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다시 한 번 정리하겠습니다. 미행감시파트, 사이버파트, 내사파트,

◆ 민병두> 이 세 파트, 세 팀이 이른바 포청천팀이고요. 이 포청천팀을 직접 지휘하고 지시한 건 방첩국 산하의 단장이 있습니다. 단장급이었습니다, 조직이. 그리고 그 위에가 대북담당 최종흡 3차장이 있었던 겁니다.

◇ 김현정> 그다음에 단장. 그리고 사이버파트, 미행파트, 내사파트 팀이라고 불리는 이 전체가 포청천팀이 되는 거다 이 말씀이세요.

◆ 민병두> 방첩국 산하의 K모 단장이 지휘를 한 것이죠.

◇ 김현정> 최종흡 3차장의 이름을 들으면서 떠올린 사람이 구속된 유성옥 씨입니다. 유성옥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 그때 유 단장이 뭐라고 했냐면 ‘원세훈 전 원장의 불법적인 지시를 주로 수행했던 사람이 최종흡 3차장이다’ 이렇게 진술하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도 그 최종흡 이름이 나오는 거네요?

◆ 민병두> 그렇죠. 2009년 2월 달에 원세훈 원장의 국정원이 출범하면서 최종흡 씨가 3차장이 됩니다. 이분은 DJ에 대한 증오로 가득 찬 분이죠. YS 당시에는 노벨상 수상 방해공작을 했었고, 노벨상 취소청원도 MB 정부 시절에 했었고요. 이번에 새로 드러난 것이 내사팀에 DJ 비자금 관련도 조사를 해 봐라 하는 지시도 추가했던 것이고요. 그래서 대북담당 최종흡 3차장이 K단장을 통해서 직접 지시를 하는데. 국정원은 조직도상 ‘국’ 밑에 ‘단’이 있고, ‘단’ 밑에 ‘처’가 있습니다. 직급 체제가. 그런데 그 단 그 밑에 있던 처장은 ‘이거 심각한 문제가 있다, 대북공작금까지 해서 이런 일까지 한 거는 자기는 동의할 수가 없다, 나한테는 보고하지 마라. 나는 모르겠다’까지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차장은 건너뛰고 단장하고 직보하는 체계였고. 그걸 종합하는 게 내사팀이었던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제 조직도에 대해서도 알겠고 그들이 한 행위 알겠습니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이 불법사찰 행위에 대북공작에 쓰여야 할 그 활동비가 쓰였다, 유용이 됐다는 얘기잖아요.

◆ 민병두> 그렇죠.

◇ 김현정> ‘가장체 운영비’를 빼돌린 거다 말씀하셨는데 이게 어떤 수법입니까?

◆ 민병두> 대북공작국의 가장체 운영자금이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게 뭐예요? 가장체?

◆ 민병두> '가장'이라는 건 뭘 가장한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가령 뭐 회사 형태로 만들었을 수도 있겠죠, 사무실일 수도 있고요.

◇ 김현정> 국정원이라는 곳이, 국정원 직원들 중에 국정원이라는 명함 들고 다니는 사람 없잖아요.

◆ 민병두> 수출회사처럼 위장을 할 겁니다. 그래서 그걸 가장체라고 하고. 가장체 운영자금이라고 하는 것이 배정이 되어 있습니다. 무언가를 가장한다는 의미죠.

◇ 김현정> 국정원에서 정보 활동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가장체’라는 걸 만드는데 거기에 이제 운영자금이 있겠죠.

◆ 민병두> 이 가장체 운영자금이 매년 불용이 되고 있는 규모가 상당하다는 것을 최종흡 3차장이 파악을 합니다.

◇ 김현정> 굉장히 많은 가장체들, 거기에 할당된 자금 중에 불용...

◆ 민병두> 가장체 운영자금을 빼돌려야겠다는 생각을 한 거죠.

◇ 김현정> 불용자금들, 안 쓰고 넘어가는 그 자금들을 빼돌려야겠구나 반납하지 말고... 이 생각을 했다는 거군요?

◆ 민병두> 그래서 바로 국내사찰에 이 예산 항목을 전용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내부의 예산관이랄지 여러 가지 또 스크린하고 거쳐야 할 통로가 많기 때문에. 그래서 불용되고 남은 돈을 ‘유력정치인 해외비자금 은닉 실태조사’라고 하는 세목으로 규정을 합니다. 이름을 ‘유력 정치인 해외비자금 은닉 실제 조사’ 이렇게 해놓으면, 국정원에서 볼 때는 마치 무슨 북한하고 연결된 정치인을 조사하는 것처럼 비쳐질 수도 있다는 거 아닙니까? 알리바이 같은 걸 만들어놓는 거죠. 말하자면 항목의 용도 세탁을 한 거죠.

◇ 김현정> 이해가 되네요. 그렇게 빼돌린 다음에 실제로 하는 일은 우리 유력 정치인들, 우리 언론인들 사찰에 썼다?

◆ 민병두> 이제 이해가 될 것 같죠?

◇ 김현정> 이해가 됩니다. 그렇게 되는 거군요. 그러면 결국 이 불법행위가 어디서부터 내려진 지시냐. 누구까지 개입한 거냐, 이것도 밝혀야 할 텐데. 지금 말씀하신 구성도에 의하면 위에 3차장이 있었어요. 그 위에 누가 더 있습니까?

◆ 민병두> 저희가 제보를 받은 바에 따르면 이 사람들은 때로는 처장을 무시하고 단장한테 보고를 했고. 또 자기들이 차장실과 원장 비서실을 통해서 지시를 받았다는 거거든요. 어떻게 보면 직접적으로.

◇ 김현정> 원장 비서실을 통한 직통 지시도 있었다. ‘이 이메일 뚫어라’라는?

◆ 민병두> 차장이 이러한 공작을 직접 구성을 하고, 지시를 단독으로 했을 거라고 보지 않고요.

◇ 김현정> 그렇죠, 상식적으로.

◆ 민병두> 직접적으로 최종흡 3차장은 MB 라인, MB의 국정원 체제를 완성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구성요소였거든요, 그렇다고 한다면 원장의 지시를 받아서 자행된 공작이었고 당연히 대통령한테도 이것이 보고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죠.

◇ 김현정> 아까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구속된 유성옥 전 단장도 ‘원세훈 전 원장의 불법적인 지시가 최종읍 3차장에게 주로 내려왔다’고 얘기했고요. 아시다시피 원세훈 전 원장은 MB의 가장 최측근이었고. 결국은 이 지시가 MB에서부터 내려온 것이 아닌가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게 되네요.

◆ 민병두> 그러니까 국정원에는 차장이 새로 설립한 계획이나 공작에 대해서는 대통령한테 직접 보고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업무에 대해서는 MB한테까지 보고가 됐을 것이다, 저희들은 이렇게 보고 있는 것이죠.

◇ 김현정> 결국 검찰도 포청천은 못 밝혀냈던 거고 국정원TF도 못 밝혀냈던 바로 그 지점, 포청천 작전을 제보를 통해서 민병두 의원이 파악을 하신 건데요. 이거를 다시 수사할 수 있는 겁니까? 아니면 이대로 덮고 넘어가는 겁니까? 어떻게 돼야 돼요?

◆ 민병두> 저는 간첩을 잡기 위해서 써야 할 돈을 우리나라에서 용도 이외에 썼다는 거는 이적행위나 다름없다고 봅니다. 적을 이롭게 하는 행위라고 보거든요. 이것은 범죄가 중하기 때문에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고 보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MB와 관련된 조사를 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 김현정> 그렇죠.

◆ 민병두>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성역 없이 MB가 만약에 최종적인 지시자라고 한다면 거기까지 조사를 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국정원의 불법사찰과 이 업무비용 유용문제, 실마리는 민병두 의원이 여기까지 던졌습니다. 앞으로 수사기관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해지겠다 생각이 들고요. 우리도 지치지 말고 따라가야겠다 이런 생각 듭니다. 민병두 의원님, 사실 지금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계셔서 오늘 제가 그 얘기도 몇 개 여쭙고 싶었는데 워낙 중한 얘기들을 좀 많이 하다 보니까 시간이 많이 갔네요. 다시 한 번 따로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 민병두>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