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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당국 관계자 “홍준표, 검찰 진술”
MB캠프 차원의 개입 여부도 밝혀야

사정당국 관계자는 4일 “홍 전 의원이 지난 2일 검찰에 나가 ‘은진수 당시 팀장에게서 가짜 편지를 건네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홍 전 의원은 2007년 12월 대선 직전, 김경준(46·수감중)씨의 미국 구치소 동료인 신경화씨가 작성했다는 편지를 공개하며 김씨가 당시 참여정부 등 여권의 기획으로 입국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는 내용 등이 담긴 편지였다.

그러나 2011년 3월 신경화씨의 동생 신명씨의 폭로로 이 편지가 가짜라는 사실이 공개됐다. 대학 시절 도움을 줬던 ㄱ대 교직원 양아무개씨가 ‘국내로 송환된 네 형을 미국으로 돌려보내주겠다’고 회유해 자신의 형이 김씨에게 쓰는 것처럼 가짜로 편지를 썼다고 밝힌 것이다. 편지가 조작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이 가짜 편지가 한나라당으로 전달된 경로에 대한 의문점이 커졌지만, 홍 전 의원은 그동안 “클린정치위 사무실 책상에 겉봉투가 없는 편지가 놓여 있었고, 누가 보낸 것인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만 되풀이해왔다.

이번 검찰 조사에서 편지 전달자로 은 전 위원을 지목한 홍 전 의원은 그러나 “당시 편지를 받을 때 가짜인 줄을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홍 전 의원이 직설적으로 다 털어놓았고 지금까지 구성한 사실관계와 맞춰봐야 할 필요가 생겼다”고 말했다.

홍 전 의원의 진술로 신명씨가 작성한 가짜 편지는 은 전 위원을 통로로 한나라당에 전달됐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특히 은 전 위원은 2007년 이명박 후보 대선 캠프에서 이 후보에 대한 비비케이 검증 공세에 주도적으로 대응한 인물이어서, 이 후보 선거조직이 편지 조작에 깊숙이 관여했는지가 검찰 수사에서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은 전 위원은 이 대통령의 비비케이 관련 의혹을 잘 방어한 공을 인정받아 2009년 2월 ‘보은인사’라는 비판을 받으며 감사위원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감사위원으로 재직하던 2010년 부산저축은행에서 금융감독원 검사 무마 로비 명목 등으로 1억7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항소심에서 징역 1년6월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김태규 황춘화 기자 dokb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