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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를 봤습니다.

창작 뮤지컬이고, 동숭아트센터에서 하는 작은 공연인데다, 프리뷰 기간이라 저렴하게, 그래서 부담없이 가게되었는데요.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에 관련된 일화로, 이야기 자체는 단순하고,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라흐가 야심차게 작곡한 교향곡 1번이 크게 실패하고, 그 충격으로 몇 년 은둔생활을 하면서 피폐해진 정신을, 니콜라이 달이라는 의사의 도움으로

극복하면서 피협 2번을 작곡하고 성공하게 되는데, 이 치료 과정이 극의 주요 내용인거죠.

출연진은 딱 2명만 등장하고, 각각 라흐마니노프와 정신과 의사 역을  연기해요,

무대는 변하지 않는 고정 무대, 음악은 피아노와 현악기 4인조가 실연하고, 노래들은 라흐마니노프의 여러 곡들을 편곡해서 대사를 입힌 것 같고요.

창작인데다 초연이기에 초반에 약간 어색한 대사들과 연기들이 보이기도 했지만, 그것보단 저는 좋은 점이 훨씬 많은 공연이었어요.

단순하다 여겼던 이야기는 두 배우의 열연과 결국은 사람이, 곁에 있는 사람이 주는 위로가 삶의 가장 큰 힘이라는 깊은 울림을 주고,

고정된 무대는 지루하기보다, 오히려 관람의 집중력을 높여줍니다.

무엇보다 무대 위에서, 가려지지 않고, 모습을 다 드러낸 채, 연주를 하는, 피아노와 현악기들의 아름다운 소리가 공간을 꽉꽉 채워줍니다.

커튼콜때 배우들보다 더 큰 박수와 환호를 보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완벽한 연주와 소리를 들려줘요.

이 연주들만으로 다시 보러 가야겠다, 결심하게 만들만큼요.

엊그제 시작해서 8월말까지 한 달간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공연하고, R석이 6만원 정도로, 나쁘지 않습니다.

이런 저런 할인 찬스들도 있는 것 같고,, 요즘 뮤지컬들이 워낙 대작들이 많고 가격도 사악한데,.얘는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