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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월드컵이 시작될 무렵부터 최근 아시안게임이 끝날때까지

현 대표팀의 골밑을 지킨 김주성-김종규-이종현-오세근과 '국보급 센터' 서장훈을 비교하는 글을 각종 커뮤니티에서 쉽게 볼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결론은 서장훈이 다른 4명의 선수보다 더 뛰어난 빅맨이었다...

이런식이죠.

서장훈이 한국 농구 역대 최고의 센터로 꼽히는데 불만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몇몇 부분에서 미화가 되는건 좀 바로 잡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어떤 분들은 서장훈이 전성기에는 상당히 빨랐고 활동량도 많았다고 하던데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장훈이 성인 무대에 데뷔한 93년은 농구 인기가 무척이나 많은 시절이었고

개인적으로도 여러 복합적인 상황들의 영향으로 농구에 대한 관심이 살면서 최고였어요.

그로인해 서장훈이 성인 무대를 초토화 시킨 93년, 이상민의 부상으로 8강에서 탈락한 94년

다시 말하면 많은 사람들이 서장훈의 전성기라고 칭하는 대학 1-2학년 때 그가 출전한 농구대잔치의 거의 전경기를 다 봤습니다.

서장훈은 당시 골밑에서 경쟁하던 김유택, 이창수, 조동기 이런 선수들보다 빠르지 않았어요.

오히려 더 느리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대신 저들보다 키가 10cm 가까이 컸고 체중이 많이 나가기에 힘도 더 강했죠.

활동량도 많은 선수가 아니였습니다.

공격에서는 로포스트 1대1이 아주 많았고 수비에서는 거의 골밑에만 위치했습니다.

트랜지션 게임에는 좀 과장하면 전혀 참가하지 않는 선수였어요.

백코트를 아예 안했기에 상대가 속공에서 실수를 범하면 어부지리로 노마크 덩크슛 기회를 얻는 장면도 종종 볼수 있었습니다.

은퇴를 앞둔 서장훈이 20세 서장훈보다 백코트를 더 열심히 했습니다.

공격에서도 (당시에는 제한 시간이 30초였다는걸 감안해도) 하프 라인을 코트에 있는 10명중 가장 늦게 넘는 선수였습니다. 

어떤 분들은 서장훈이 대학때는 상당히 빠르고 잘달렸지만 2번의 부상과 외국인을 상대하기 위해 몸을 불린 이후 운동능력을 상실했다....라고 말하지만

그의 체중 증가는 나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지 송영진처럼 의도적으로 몸을 불린 케이스는 아니에요.

대학 입학 당시에도 100kg에 육박하는 무거운;;선수였죠.

94-95 농구대잔치 삼성전에서 부상을 당했고 그로 부터 10여년 뒤에 김주성에게 가격을 당한건 사실이에요.

근데 두번다 목부상.

스피드 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발목이나 무릎을 다친게 아니였어요.

쓰다보니 글이 번졌네요.

결론을 내자면 서장훈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대한민국 농구 역사상 최고의 센터지만

전성기에도 1)빠르고 2)잘 달리고 3)많이 뛰는 것과는 거리가 먼 선수였습니다.

아주 몇몇분들은 전성기 서장훈이 김주성-김종규에 못지 않게 잘 달렸다는 주장도 하던데

김-김보다 15-20kg이 무거운 서장훈이 저들만큼 빠르고 많이 뛰었다면 NBA에 진출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