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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수상작이자 '비포 시리즈' '웨이킹 라이프' '스쿨 오브 락' '버니' 등을 연출한 미국 인디 영화계 하나의 아이콘이자 심장인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신작 '보이후드 (Boyhood)'입니다.


최근 가장 널리 통용되고 있는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는 161/2 신선도 99%, 평균 평점은 무려 9.4점을 기록하고 있고 ('시민 케인'이나 '대부' 정도만이 같은 평점입니다. 물론 표본은 훨씬 '보이후드'가 많죠)이보다 명명한 Top Critics 전문 평자들에게서는 44/0 100%, 그걸 뛰어넘어 평균 평점이 9.8점을 하고 있습니다.


로튼토마토 사이트의 한계상 (표본은 가장 많지만 블로거나 다름없는 평가자들도 굉장히 많고 무엇보다 신선도와 평점 사이의 시스템상 문제 등으로 한계도 명확)  활발히 평론/리뷰어로 활동하고 있는 어느정도 검증된 이들의 평가를 싣는 메타크리틱 사이트에서는  심지어 47명의 평가에 100점을 기록중인 말도 안되는 질주를 달리고 있습니다. 100점인 영화는 로베르 브레송의 (제가 본 최고) 걸작 '당나귀 발타자르' '아라비아의 로렌스' '대부' 등이 있긴 합니다만 표본에서 역시 상대가 안되죠.










대표적인 북미 영화 저널리스트들의 반응을 보면 롤링 스톤지의 피터 트래버스는 올 최고의 영화에 별 4개 만점을 주었고, 시카고 선타임즈의 리처드 로퍼는 올 최고의 영화이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위대한 영화라고 흥분하기도 했고 여튼 올해 최고, 21세기 최고, 역대 최고까지 있는 찬사는 다 받는다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이 작품이 가장 화제가 됐었던 건 2002년부터 2013년까지 무려 12년에 걸쳐서 6살의 소년과 가족을 같은 배우들을 기용해 담아냈다는 점이죠. 12년동안 총 39일.. (1년에 3-4일정도 모여서 10-15분 분량의 단편을 찍는 식으로 촬영)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완벽한 극영화에서 이런 시도를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독의 엄청난 뚝심과 야심과 자신감이 놀랍지만 그것만으로 이 작품이 현재 받고 있는 압도적인 평가를 만들어낸 것 같진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을 정말 좋아하는데, 제 생각엔 (세월의 흐름 속에) 다양한 인물 사이의 대화와 관계와 군상을 그려내는데 있어서는 최고봉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연인 '비포 시리즈' 부터 소년 '데이즈 앤 컨퓨즈드', 루저, 살인자 캐릭터들까지.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 간의 소통이 가져다주는 갈등과 어려움과 기쁨과 축복의 미묘한 지점 같은 것들을 너무나 잘 캐치하는 것 같아요. 그런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이러한 특기의 절정이 '보이후드'에 담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기대를 내심 해보게 됩니다.


다만 좀 우려되는 점이라면,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세계는 아무래도 그 특유의 미국적 인디 필름의 정서 같은 것이 강한데다가 (그래서 링클레이터 감독이 유독 북미 평단에게 더 뜨거운 지지를 받는 것 같기도 한 듯 합니다) '보이후드'의 소년기는 확실히 우리보다는 미국인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미지근하게 느껴지진 않을까 한다는 점인데 개인적으론 링클레이터에겐 보편적 감성을 끌어올리는 무언가의 재주가 있다고 보기에 그래도 기대가 되네요. 국내 평단에게도 이동진 김혜리부터 유운성 정성일 같은 아카데믹한 평론가들까지 근 영화들에 굉장한 지지를 받아온지라 역시 뜨거운 찬사를 받지 않을까 싶구요.

이건 비하인드 메이킹 영상이고 제가 그냥 후다닥 옮겨봤습니다.. 폰트도 그렇고 보기 불편해도 양해를..



p.s 극중 주인공 소년 메이슨 (엘라 콜트레인)의 누나 사만다 역을 맡은 로렐라이 링클레이터는 실제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딸입니다. 처음엔 의욕적이었지만 매년 촬영하는게 너무 지겨워서 제발 자기를 극중에서 그냥 죽여달라고 했는데, 아버지가 허락하지 않아서 결국 꿋꿋이 촬영에 임했다는(....)




국내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도 하고, 10월 중 개봉 예정이라고도 전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