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교수의 글 두개.txt
- 작성일
- 13-12-10 13:51
지금이 어떤 상황인가?
방공식별구역과 영토문제를 두고 한-중-일-미 간 첨예한 긴장과 대립 상황,
북한은 20대 어린 독재자의 망동이 일촉즉발,
국제경제는 암울, 내수시장은 얼음, 기업은 도산 우려에 가계부채는 시한폭탄.
철도 등 각종 민영화에 연이은 FTA, TPP 체결로 공공부분, 농수축산 업계의
분노와 반발 일촉즉발.
해묵은 쌍용차 등 대형 노사문제, 밀양과 강정 등 주민 생존권과 환경문제.
4대강, 원전비리, 허물어진 국방체계 등 MB의 엄청난 망국적 유산.
각기 하나 하나 만으로도 국익과 민족의 지속가능성에 위협이 될 문제들이 산적한데, 그래 그깟 야당의원 발언 하나에 생난리에 국정과 국회 일정을 다 중단시키나?
야당탓 시민 탓 하지마라.
너희들이 야당시절 부리던 생떼에 비하려면 새발의 피다.
민주공화국에서 자유와 평화는 이렇게 시끌벅적한 것이다.
독재의 '무덤속 평화' 향수 불러 일으키지 마라. 그 자체가 반헌법적 역사적 죄다.
이 모든 게 너희 잘못 아니더냐?
국정원 대선개입 범죄 숨기고 감추려 검찰총장 쫓아내고 수사팀장 능멸하고, 애꿎은 NLL 문제 일으켜 국익과 안보 훼손하고 국론 분열하고, 구시대적 후진적 종북몰이로 국민 갈라놓고 시민만 멍들게 하고.
대통령의 기분, 심기가 국가 안보와 국익, 국민 복지 평안 보다 더 중요한 것이더냐?
이 시궁창 쓰레기 같은 자들아.
많은 점잖은 분들이 너희들의 그 무수한 불법행위 범죄 증거와 작태들 앞에서도 차마 '대통령 사퇴' 말 안하신 이유가 뭔지 아나? 박근혜 개인에 대한 연민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오해다, 큰 오해다. 세상 권력 다 가진 그녀를 동정하고 불쌍히 여긴다면 정서체계의 큰 문제 혹은 인지부조화를 의심해야 한다. 지금 동정하고 연민하고 공감해야 할 대상은 차디찬 흙바닥에서 밤을 지새우는 밀양 할매 할배 분들이다. 24분이 목숨을 잃고도 4년 만에 청천벽력같은 수십억 손배소 맞은 쌍용차 희망퇴직, 해고 근로자들이다. 동양 피해자, 아동학대 피해자, 성폭력 피해자, 가정폭력 피해자들이다.
그 분들이 '대통령 사퇴' 말하지 않는 이유는, '그 이후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오직 그 하나다. 4.19 이후, 12.12. 이후, 군사쿠데타와 또 다른 독재가 들어선 역사 때문이다.
뭐하러 대통령 하겠다고 나섰으며, 도대체 왜 그 거대 정당 만들어 운영하고 있느냐?
권력 다 틀어쥐고도, 약자 보듬고 반대자 다독이고, 대화와 타협으로 국론 국력 모아 대내외 국정 난제 해결할 의지와 노력은 왜 추호도 보이질 않느냐 !
다시 한번 말 한다.
사적인 감정 내세워 국정 파탄 내지말고, 잘못 범법 사죄하고, 진실 규명에 적극 협조하고, 책임자 전원 무겁게 처벌될 수 있도록 협조하라. 그리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하고 공정한 재발방지 개혁하라. '밀리면 죽는다'는 70년대 사고에 쩐 인간들 말 듣지마라. 양보와 타협과 설득이 지도자의 가장 강한 힘이자 능력이다.
그래야, 국제분쟁 남북문제 경제문제 집단 민원 해결할 힘 생긴다.
그럴 자신 없으면, 깨끗이 권력 놓고 물러가라.
너희들이 가진 천문학적 재산만으로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지 않느냐?
이후 대안은 걱정 말아라.
21세기 2013년 대한민국은 1960년, 1980년과 다르다.
그동안 선열과 선조, 선배들이 흘린 피와 땀과 눈물과 희생으로 일군 헌법과 법률, 정치와 행정 시스템은 (너희들의 불법과 조작만 없다면) 국민 뜻 받드는 정부를 능히 구성해 낼 수 있다. '누구'냐가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가 문제다.
공안탄압, 조작, 공작정치 달인 김기춘의 낡은 방식은 비극과 피해만 부를 뿐이다.
제대로, 단디 하든지, 아니면 물러나라. 부탁이다.
| 표창원 박사, NCCK 인권상 수상 | ||||||
| [소감문]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인권상 받는 사회, 비극이다" | ||||||
표 박사는 지난 해 12월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국가 기관의 여론조작 논란과 관련해 “경찰대의 정치적 중립성에 부당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사직한다”며 사표를 낸 후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하며 국정원 사태의 진상규명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수상 소감을 통해 표창원 박사는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인권상을 받는 사회는 비극적인 사회"라면서 "감사하면서도 부끄러운 마음"이라고 심정을 전했다. 한편 표 박사는 오후 6시부터 진행된 NCCK의 인권주간 연합예배에도 참석했다. 다음은 표창원 교수의 수상 소감. | ||||||
감사드립니다. 우선은 48년 동안 살면서 제가 인권상을 받으리라고 한 번도 예상하거나 꿈꿔본 적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24년간 인권의 반대편에서 살아왔습니다. 인권 탄압의 편에 서 있었습니다. 시위대로 인해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도 입었었습니다.
이제 1년이 다 되어 갑니다만, 서울 강남 오피스텔에서 벌어진 사건(불법댓글활동으로 선거개입 혐의를 받은 국가정보원 김모 씨의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텔 앞에서 경찰과 대치한 사건)으로 내 인생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나는 인권상을 받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분들이나, 밀양의 송전탑 문제로 슬픔을 겪고 있는 분들이 더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에 부끄럽습니다. 그럼에도 주신 상을 마다할 수 없었습니다. 수상 이유가 국민 참정권을 위한 저의 활동때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저를 여기까지 이끈 것은 사실 개인의 표현의 자유가 더 절실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다른 사람을 위해 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사직서를 쓰기 전에 아내가 저에게 "고마운 줄 알아. 60년, 70년, 80년대 민주화를 위해 희생한 사람이 없었다면 당신은 지금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을걸?"라고 말하더군요. 그때처럼 거창하게 거리로 나가 운동을 한 것도 아닙니다. 단지 어떤 분야의 종사자로서, 여기서 벌어지는 일이 바람직하지 않았기에, 수사·조사해야 할 경찰관이 현장에 진입 못하게 되는 일이 옳지 않다고 여긴 것입니다. 아내의 저 말을 듣는데, 과거의 간첩단 조작 사건이나, 광주 항쟁과 같은 사건들이 어떻게 이뤄졌을 지가 불현듯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특별한 게 아니었구나. 이번엔 내 차례이구나. 그 전에는 쌍용차였고, 그 전에는 6월 항쟁이었구나' 싶었습니다. 눈 감고 입 닫으면 편하게 살 수 있지만, 양심을 그대로 표현하면 어느 날 갑자기 투사가 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되는 비극적인 사회에서 살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많이 생각했습니다. 고민도 갈등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해 경찰대 교수직을 사퇴하며 우리의 상황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 ||
| ▲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는 표창원 박사(전 경찰대 교수). NCCK 정의평화위원회는 "민주주의의 소중한 가치인 국민 참정권 회복을 위해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했고 이 과정에서 권력의 전방위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경찰대 교수를 사임하면서까지 이를 널리 알리는 데 노력했기에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복음과상황 오지은 | ||
민주주의는 단순히 다수결이 아닙니다. 다수결이 민주주의의 전부였다면 히틀러, 스탈린, 김정은 최고의 민주주의 지도자여야 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우리는 이들을 독재자라 부릅니다. 두 가지가 결여되었기 때문입니다. 그중 한 가지는 '시대정신'입니다. 시대정신이 빠져 있으면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정보화 사회인 지금, 사실과 정보의 공급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을 국가가 나서서 왜곡한 일은, 우리 사회가 심각하게 오염된 사회임을 보여줍니다. 국가 기관이 나서서 정보를 조작한 일은 마치 축구 경기에서 주심, 선심, 부심이 어느 한 편을 편드는 것과 같습니다.
사실과 정보의 조작 문제는 지난 정권에서 책임이 끝났다고 치더라도, 그 수혜자가 지금의 대통령입니다. 이를 수사하려는 평범한 검찰과 경찰을, 이 정권이 권력을 이용하여, 범법행위를 자행하며 탄압하고 찍어냈습니다. 진실을 묻으려 한 범죄 행위입니다. 개인적 양심에 따라 이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얼마나 더 많은 그저 특별할 것 없는, 양심을 좇은, 정치적인 편의나 이념이나 소속도 없는, 저같은 평범한 공무집행자들이 파렴치한으로 몰리는 상황이 반복되어야 하겠습니까. 시대상황을 담지 못한 다수결의 민주주의가 만들어낸 비극입니다.
대한민국 교회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차별금지법에 대한 교회의 반응을 볼 때 저도 교회에 불만이 많습니다. 제가 지금 소수자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소수자가 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을 아이들에게 이해시키려 쉽게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너희 반에서 제일 찌질한 학생이 30번, 짱이 1번이면 너는 몇 번이니? 30번인 아이가 전학을 가면, 29번 아이가 전학을 가면, 28번 아이가 전학을 가면…, 정말 왕따를 당하는 이가 없어지겠니?" 라고 질문한 것입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17번쯤 되는 그 아이들이 사태의 심각성에 감을 잡았습니다. 지금은 왕따를 당하는 그 찌질한 학생이 이석기일수도 있고 장하나일수도 있고 표창원일 수 있지만, 다음엔 당신일 수 있습니다. 성적 소수자들도 그중 하나입니다. 그들을 나와 다른 소수자로 따로 떼어 놓고서는 우리와 다른 이상한 부류로 취급합니다. 그런 이들의 습성이 국가주의, 전체주의, 애국주의, 반공주의에 매몰되어 살아갑니다. 시대정신이 결여된 다수의 폭력입니다. 이 문제는 극복되어야 합니다.
앞서 목사님(김상근 한국기독교장로회 원로)께서 듣는 귀를 가지라고 설교했듯, 들어야 합니다. 이번 연말은 박근혜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모든 진실이 드러나도록 협조하겠다고 나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번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아닐까요.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기대합니다. 이 연말이 지나면 내년 1월부터는 상황이 상당히 많이 변할 것입니다.
넬슨 만델라가 유명한 이유는 진실과 화해 때문이었습니다. 진실을 밝혀낸 후,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진실을 주도하는 자가 지금처럼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여야 합니다. 살인 사건 용의자가 사건 수사를 주도하는 것 보았습니까. 연말이 지나도 기적이 일어나지 않으면, 제3의 주체나 피해자가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더 많은 사람이 다칠 것입니다. 연말에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정리=이범진·오지은 기자
;)
- 게시물이 없습니다.
- 게시물이 없습니다.
- 게시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