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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목들의 뜻도 그렇지만, edge는 면도날이나 모서리 등이 아닌 다른 뜻으로 쓰이지 않는다. 뜻이 늘어나 ‘위기’(危機)나 ‘결정적 상황’을 이르기도 하지만, 구미(歐美) 언론의 최근 기사에서도 ‘멋’의 뜻으로 이 단어는 쓰이지 않는다.

강준만 저(著) ‘교양영어사전’은 “오늘날 (한국의) 패션업계에서 ‘대담한, 도발적인 유행을 선도하는’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패션업계를 배경으로 한 SBS 드라마 ‘스타일’을 통해 한국에서도 유행을 탄 ‘엣지 있다’는 말은...”이라고 이 ‘한국말’ 엣지가 생겨난 내력(來歷)을 설명한다. TV는 참 힘이 세다. 특히 드라마(이야기)의 힘은 거대하다. 실감난다. 

옳지 않으니 ‘뿌리 뽑자’는 것 아니다. 물론 사회의 감시자이자 여과(濾過)장치인 기자들도 미련 없이 edge를 ‘멋’으로 수용한 것에 다소간의 소회(所懷)는 있다. 그래도, 멋이 엣지보다 더 멋있지 않나, 더 엣지 있게 들리지 않는가? 엣지의 이 유행이야 곧 시들 것이다.

더 재미난 경우, ‘국민응원구호’ 화이팅이다. 영어 출신 낱말이라고 어떤 이들은 ‘파이팅’이라고도 하지만 좀 어색하다. 어차피 ‘파이트’(fight)나 ing를 붙인 영어 파이팅은 응원의 뜻이 아니다. 투닥토닥 치고 박고 싸움질한다는 의미다. 좁쌀 같다는 뉘앙스가 들어있다. 개인적으론 이 말이 싫은데, 어떨 때 다른 이들이 ‘화이팅’ 외치면 무심코 신이 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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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입니다만 약간의 딴죽을 건다면, edge는 모서리 말고도 우위(우세)가 있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엣지가 있다'는 말은 비교 대상에 비해 우월(우수)하다는 의미로 쓸 수 있지요.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이 엣지가 있다는 말을 남발하는 경향은 있습니다.

더 잘 난 게 있다는 경우 말고도 단순히 멋있다는 뜻으로 엣지있다는 말을 쓰는 경우가 많지요.

재미있는 건 파이팅이라는 정체불명의 응원구호입니다.

이제는 워낙 광범위하고 일상적으로 쓰이는 일종의 외래어가 되어버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게 엉터리 영어라는 것을 지적하지 않지만, 외국인들에게 파이팅이 응원구호인 이유를 설명하기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그래도 옛날에 비해 생활영어 교육이 잘 되어서 비교적 정확한 어휘 구사를 쓰더군요...가끔은 깜짝 놀랄 정도로

제가 어릴 때에는 겉에 입는 외투를 '잠바'라고 뭉뚱그려 불렀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은 점퍼, 윈드브레이커(바람막이), 푸퍼, 파카라는 식으로 구분해 부르는 것을 알고 살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저번에 제가 글을 쓰기도 했지만 아직도 엉터리 영어 표기는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