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
- 작성일
- 13-09-11 02:54
망설이던 난 바보다 바보다
아직 너를 너를 담아둔 채
혼자 걷는 난 느리다 느리다
느린 걸음 그 어디로 가려 했는지
말을 하려 했지만 떼어지지 않던 입술을
안아보려 했지만 내밀 수가 없던 두 손을 알아주길
지독히도 어리석은 나였음을 하지만
옷자락에 스쳐간 지워지지 않을 향기에
무너져 내린 마음 무너져 내린 이 내 한숨을
다시 한 번 다시 한 번 너에게
잊어가는 건 더디다 더디다
아직 내겐 내겐 내겐.....
말을 하려 했지만 떼어지지 않던 입술을
안아보려 했지만 내밀 수가 없던 두 손을 알아주길
지독히도 어리석은 나였음을 하지만
옷자락에 스쳐간 지워지지 않을 향기에
무너져 내린 마음 무너져 내린 이 내 한숨을
다시 한 번 다시 한 번 너에게
아직 너를 너를 담아둔 채
혼자 걷는 난 느리다 느리다
느린 걸음 그 어디로 가려 했는지
말을 하려 했지만 떼어지지 않던 입술을
안아보려 했지만 내밀 수가 없던 두 손을 알아주길
지독히도 어리석은 나였음을 하지만
옷자락에 스쳐간 지워지지 않을 향기에
무너져 내린 마음 무너져 내린 이 내 한숨을
다시 한 번 다시 한 번 너에게
잊어가는 건 더디다 더디다
아직 내겐 내겐 내겐.....
말을 하려 했지만 떼어지지 않던 입술을
안아보려 했지만 내밀 수가 없던 두 손을 알아주길
지독히도 어리석은 나였음을 하지만
옷자락에 스쳐간 지워지지 않을 향기에
무너져 내린 마음 무너져 내린 이 내 한숨을
다시 한 번 다시 한 번 너에게
.....................
사랑스러운 당신, 나는 이 편지에 쓸 말이 없습니다. 나는 이것을 허공에 쓰고 있습니다. 혹시 언젠가 당신이 돌아오면 그때 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이 편지만이 저를 생각하는 추억의 실마리가 되겠지요. 인생은 때로 아주 오래 지속됩니다. 우리들이 따로따로 죽어야 한다니 얼마나 고통스럽고 안타까운 일입니까. 하지만 그것은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우리들의 숙명이 아닐까요? 철부지 어린애였던 우리가 이런 꼴을 당해야 할 무슨 일이라도 했단 말인가요? 뭐든지 지금껏 해온 대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의 하루하루, 한 시간 한 시간이 확실히 떠오릅니다. 얼마 전 나는 훌륭한 호텔 레스토랑에 가서 당신을 위해 음식을 사는 꿈을 꿨습니다. 주위에는 모르는 사람들뿐이었어요. 음식을 사긴 했지만 그걸 어디로 가져가야 되는지 모른다는 것을 알아차렸어요.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그걸 모르니까요. 나는 잠에서 깨어 슈라에게 오샤가 죽었다고 말했습니다. 당신이 아직 살아 있는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그 꿈을 꾼 이후 저는 당신의 행방을 놓치고 말았어요.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요. 내 목소리가 들리세요? 제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지 알고 계세요?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입으로는 말할 수 없어요. 나는 당신에게, 당신에게만 말을 걸어요. 당신은 언제나 나와 함께 있습니다. 거칠고, 화도 잘 내고, 눈물을 흘린 적이 없는, 그런 내가 눈물을 흘리고 있어요. 그저 눈물이 흐릅니다. 나예요, 나샤예요. 당신은 어디에 있어요?
1983년 10월 22일, 나제지타 만델리시탐이 그의 아내 오시프 만델리시탐에게 썼다가 보내지 못한 편지.
................
홍도야 울어도 된다.
내가 어디서 머무는지
실상은 나도 몰라.
너는 아니
너를 떠나
내가 어디 숨어
어떻게 지내는지.
그림자 휘하에서
꼭꼭 숨어 산지
벌써 십 년 됐어요.
홍도는 그러더군.
사랑도 팔고 사는
염치 없는 세상
순정까지 팔아 먹고
홍도가 비로소
내가 숨은
땅굴을 찾아냈지.
손바닥 뒤집으면
세상이 바뀝니다.
그녀 피해 어디 숨어
허리말아 주무시지 말고
손바닥 뒤집어서
그림자도 박찬 다음
두 다리 쭉 피고
곱도록 주무소서.
내가 어디 머무는지
홍도만 아는 오늘.
홍도야 울어도 된다.
오빠는 손바닥 뒤집을 힘.
그 힘 또한 없단다.
................
밤새도록
밤새도록 오지 않는 사람을 생각한다. 밤새도록 헤매어도 닿지 않을 너를.
째깍째깍 시간을 먹어갈수록 가슴은 메어지는데. 밤 새도록 오지않는 사람의 젖은 발자국에 대해 생각한다. 결국 오지 않았으나. 너 역시. 괴로운 혼자였으리라. 밤 새도록 오지않을 사람의 기침 소리가 들리네. 그 가녀림 마저도 어여쁘구나. 헤매고 다닌 먼 길에 굽이 해진 구두. 그녀의 아픈 발가락이 움직이네. 밤이 새도록 안기고 싶은 마음 잠시라도 있었을까. 서로가 안을 수 없는 이유. 굳이 묻진 않으리다. 그녀는 찾아오지 않고 날이 훤히 밝아오는 지금까지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네.
꽃으로 남을
내가 너에게 그렇게 읽히는 것을 도무지 견딜 수 없다. 차라리 그대가 날 모르던 처음으로 돌아가리다. 그리하여 다시 처음 사랑하던 몸짓으로 다가가. 그많은 오류와 실수를 극복한 사랑 주겠소. 그러나 이미 너는 내게 마지막 사랑. 어쩔 수 없이 나는 조금씩 사라지고 너에게 나는 슬픔이 되어가는걸. 험준한 생애. 허탈한 인연들 틈에서. 너만은 내 손안의 꽃이길 바랐었다. 초라한 손 내밀어 보듬을 수 있었던. 피었다 지고 또 피우는 아름다운 꽃으로.
....................
우리만의 시대는 가고 있다.
우리는 모두 그런 시절을 간직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얼마나 신파를 사랑했던가.
몽상가들이 침묵하는 사이 컬트가 없는 시대가 왔다며
눈물짓는 사람들이 아직. 남아있을 거란 기대를 놓지 못하고.
싸구려 와인에 취해 영화를 보다가 스르륵 잠드는 밤들.
영화 속에서 흘러나오는 음성들을 자장가 삼아 청하는 잠.
간밤에 영화를 보고 난 후의 강렬함보다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슴속의 애잔함이 진해지는 스토리. 에드워드 양의 '하나 그리고 둘'을 봤고 그 다음밤은 챠이밍량의 '구멍' 속을 들여다봤다. 영화 전반을 떠돌던 정체를 알 수 없는 바이러스는 우리들의 고독감에 다름 아니었고. 그레이스 창의 뮤지컬 모사씬은 외로움에 향수를 더해 더욱 서글프게 만들어 버리는 영화였다.
그밖에
왕가위의 '동사서독', 지아장커의 '소무', 장이모의 '집으로 가는 길', 더 거슬러 올라가 오우삼의 '영웅본색', 왕정의 '지존무상', 서극의 '천녀유혼'..
나와 닮은 구석이 있는 영화들. 보면 볼수록 익숙한 맛이 나쁘지 않은 낙원 같은 영화 안으로. 매일밤.
...
한동안 영화에 빠져 살던 시절이 있었고 그 때 내가 마음을 준 몇몇 영화들 중의 하나. 빔 벤더스의 '파리, 텍사스'.
조각난 가족에 대한 구원을 담고 있는 영화이지만. 내가 목격한 건 소중한것을 상실한 사람들의 정처없는 방황과 치유. 사랑했던 한 순간에 대한 추억들이었다.
며칠 전 흠뻑 술에 취해 들어와. 영화 '파리, 텍사스' 속 음악들을 들었다. 정신을 가다듬으려 노력했으나. 쓸쓸한 기분만은 어쩌지 못했다. 강한 모습을 잃지 않으려 하지만. 초가을 바람을 맞이한 나는 때론 힘없이 무너진다. 오랜만에 서서히 울렁이는 마음 한 자락을 느꼈으나 ... ... 나를 진정으로 외로하는건 늘. 낡고 오래된. 하지만 익숙한 음악과 지나간 이야기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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