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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농구의 '가을 축제'가 펼쳐진다. 지난 6월 27일 정규리그를 끝낸 후 여름 방학에 들어갔던 2013 KB국민은행 대학농구리그가 오는 9월 2일부터 플레이오프를 시작한다. 정규리그 3연속 우승을 달성한 경희대와 명가 재건에 성공한 연세대(이상 15승 1패)가 4강에 직행했고 고려대(14승 2패)와 상명대(7승 9패), 한양대(12승 4패)와 건국대(10승 6패)가 4강 출전권을 두고 다투게 됐다.

 이번 플레이오프에는 제 27회 아시아 남자 농구선수권대회, 2013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대학농구의 별들이 총출동한다. 농구팬들의 관심이 대학농구에 집중되는 가운데 2일부터 펼쳐지는 6강 플레이오프 고려대-상명대, 한양대-건국대 경기의 관전포인트를 집어봤다.

1. 고려대 vs 상명대

 
 고려대는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14승 2패로 3위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파죽의 10연승을 달렸지만 지난 5월 29일 홈에서 숙명의 라이벌 연세대에게 3점차로 패하며 기세가 꺾였다. 그 후 센터 이종현(206cm, 1학년)이 코뼈 부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하는 악재가 겹쳤다. 정규리그 마지막 날 펼쳐진 경희대전에서 패하면서 4강 PO 직행에 실패했다.

 상명대는 팀 창단 이후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정규리그에서 7승 9패를 기록하며 지난 3시즌 승수의 합(6승)보다 더 많은 승리를 따냈다. 중앙대와 승률이 같았지만 조별 예선 2차례 대결에서 모두 이기면서 승자승 원칙에 의해 6위에 올랐다. 상명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은 홈&어웨이 리그 출범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 높이와 운동능력 vs 외곽의 힘

 고려대는 정규리그 16경기에서 평균 83.4득점 66.1실점을 기록했다. 이종현과 이승현(197cm, 3학년)이 지키는 골밑은 대학 최강이었고 이동엽(193cm, 2학년)과 문성곤(195cm, 2학년)이 버티는 외곽의 화력도 막강했다. 이들의 신장과 운동능력은 대학 최고 수준. 주장 박재현(183cm, 4학년)은 포인트가드로 뛰면서 능력있고 개성강한 후배들에게 기회를 잘 나눠줬다.

 상명대는 정규리그에서 평균 65.6득점 68.9실점을 기록했다. 공격의 중심은 이현석(190cm, 3학년)과 김주성(176cm, 4학년). 슛과 돌파, 개인기가 좋은 이들은 경기당 34.2득점 3점슛 5.6개를 합작했다. 빠른 공격의 시도가 많은 것도 상명대의 특징이다. '제2의 신명호' 정성우(180cm, 2학년)가 전개하고 이현석, 김주성이 마무리하는 얼리 오펜스는 상명대의 트레이드 마크.

▲ 고려대의 완승으로 끝난 정규리그 2차례 맞대결

 올시즌 나란히 B조에 속했던 두 팀은 정규리그에서 2차례 대결을 펼쳤다. 그리고 모두 고려대의 완승으로 끝났다.

 지난 4월 9일 천안 상명대 체육관에서 열린 정규리그 첫번째 대결은 고려대가 75-62로 이겼다. 문성곤-이동엽이 상명대 이현석-김주성을 잘 막았고 상황에 따라 바꿔 막기와 함정 수비를 펼치며 상명대의 외곽슛을 봉쇄했다. 고려대는 수비의 성공을 속공으로 연결시켰고 하프 코트 공격은 이승현-이종현의 하이-로 게임을 통해 내-외곽에서 기회를 잘 만들었다.

 5월 7일 안암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두번째 대결 역시 고려대가 85-65로 승리했다. 경기 초반 문성곤이 이현석, 김지후(188cm, 3학년)가 김주성을 밀착 수비하며 상명대의 득점을 저지했다. 하프 코트 공격은 이승현, 이종현이 골밑에서 상대의 도움 수비를 유도한 후 비어있는 동료들을 잘 봐줬고 슛이 림을 돌아 나올 경우 공격 리바운드를 계속 걷어내며 기회를 이어갔다.

▲ 절대적 우세가 예상되는 고려대

 고려대의 절대적 우세가 예상된다. 골밑 뿐 아니라 모든 포지션에서 고려대 선수들의 키가 크다. 특히 상명대 공격의 핵 김주성-이현석을 막는 이동엽, 문성곤, 김지후는 신장과 운동능력을 겸비한 대학 최고의 수비수들이다. 선수층 역시 고려대가 훨씬 두텁다. 여기에 최근 끝난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프로 형님들을 연파하고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감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

 하지만 상명대도 이현석의 활약 여부에 따라 얼마든지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이현석은 올시즌 고려대전에서 평균 21점을 넣었다. 점수차가 벌어진 3쿼터에 많은 득점(1차전 14점, 2차전 11점)을 올린점이 다소 아쉽지만 의미있는 활약이었다. 2대2 공격에 의한 돌파, 얼리 오펜스를 3점슛으로 마무리하는 이현석의 공격이 경기 초반부터 잘 통한다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

2. 한양대 vs 건국대 

 
 한양대는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12승 4패로 4위를 기록했다. 승률 75%를 올리면서 홈&어웨이 리그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종전 최고 기록은 2011, 2012 시즌의 50%) 시즌 내내 안정된 전력을 자랑하며 '빅3' 경희대, 연세대, 고려대를 제외한 나머지 8개팀과의 대결에서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

 건국대는 2010, 2011시즌 최부경(서울 SK)을 앞세워 대학농구의 강호로 군림했으나 2012시즌에는 최부경의 졸업, 이대혁(202cm, 4학년)의 부상으로 높이가 붕괴되면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올시즌은 초반부터 잡을 경기는 확실히 잡는 안정적인 운영을 자랑하며 상위권을 유지했고 정규리그를 5위(10승 6패)로 마감했다.

▲ 빠른 공격 vs 2대2 공격

 한양대는 정규리그 16경기에서 평균 80.4득점 74실점을 기록했다. 리그 최다 득점 3위를 기록한 한양대는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를 선보였다. 공격의 양대 산맥 포인트가드 이재도(180cm, 4학년)와 가드 출신 빅맨 정효근(199cm, 2학년)은 속공 상황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냈고 임형종(197cm, 3학년)은 포스트업, 오창환(190cm, 4학년)과 유용진(187cm, 4학년)은 외곽슛으로 보좌했다.

 건국대는 정규리그에서 평균 68.5득점 68.6실점을 기록했다. 건국대 공격의 중심은 포인트가드 한호빈(180cm, 4학년)이었다. 대학 최고의 2대2 공격 전개 능력을 자랑하는 한호빈은 이대혁, 유영환(196cm, 2학년) 등의 스크린을 받아 외곽슛과 돌파로 득점을 주도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롤다운하는 빅맨 또는 이도안(193cm, 4학년) 이진혁(187cm, 4학년)의 외곽슛 기회를 잘 봐줬다.

▲ 정규리그에서 연장 혈투를 벌인 두 팀

 두 팀은 정규리그에서 다른 조(건국대 A조, 한양대 B조)에 속했기에 한 차례 격돌했다. 지난 6월 3일 충주 건국대 체육관에서 열린 맞대결에서 한양대가 80-69로 이겼다. 연장 승부를 승리로 이끈 한양대의 뒷심이 돋보인 경기였다.

 경기 초반 한양대는 임형종의 포스트업, 오창환의 3점슛을 앞세워 리드했다. 하지만 건국대 한호빈의 2대2 공격에 계속 당하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2쿼터 한양대는 최원혁(183cm, 3학년)이 한호빈을 막고 다른 선수들은 지역 방어를 펼치는 수비를 선보였다. 한호빈이 박스원 수비에 고전하는 사이 한양대는 속공, 3-2 지역 방어를 깨는 외곽슛 등으로 점수를 쌓으며 전반을 35-28로 앞섰다.

 3쿼터 초반 한양대는 임형종의 골밑슛, 이재도가 지휘하는 속공으로 점수를 추가하며 47-37로 달아났다. 하지만 주축 선수들의 반칙이 많아지면서 수비가 위축됐고 그로 인해 건국대 유영환, 이대혁, 한호빈 등에게 연거푸 점수를 내주면서 50-51로 추격을 허용했다.

 4쿼터에는 한호빈과 이재도의 자존심을 건 득점 대결이 펼쳐졌다. 한호빈은 2대2 공격을 통한 중거리슛과 돌파로 득점을 올렸고 이재도는 2대2 공격과 속공을 직접 마무리하며 맞섰다. 4쿼터 막판 66-66 동점 상황에서 두 선수는 차례로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모두 무위로 끝나면서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한양대는 임형종의 포스트업에서 파생된 오창환의 3점슛, 이재도가 지휘하는 속공으로 점수를 추가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자 건국대는 교체 투입된 이진혁의 3점슛으로 득점을 올리며 맞섰다. 승부는 높이에서 갈렸다. 건국대는 센터 이대혁이 5반칙으로 코트를 떠나면서 높이가 붕괴됐다. 한양대의 트윈 타워 임형종, 정효근은 차례로 골밑을 공략하며 건국대의 약점을 물고 늘어졌다.

▲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시리즈

 두 팀의 빅맨 조합은 색깔이 비슷하다. 한양대 골밑의 힘(임형종)과 속도(정효근)가 좀 더 돋보이지만 건국대의 속도(이대혁)와 힘(유영환)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외곽의 화력도 비슷하다. 한양대 오창환-유용진, 건국대 이도안-이진혁 등 두 팀의 4학년 슈터들은 승부처에서 한방을 넣을 수 있는 슈팅력과 심장을 갖고 있다. 선수층의 두께도 큰 차이가 없다.

 초박빙 승부가 예상된다. 그리고 승리의 열쇠는 에이스가 쥐고 있다. 이재도와 한호빈은 각 팀 공격의 핵이다. 각자의 장점에 맞춰 팀 공격 색깔이 정해질 정도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 승부처에서 두 선수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 펼쳐질 것이다. 이재도의 빠른 공격, 한호빈의 2대2 공격 중 결정력이 높은 쪽이 팀을 4강으로 이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