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그 과정에서... 제가 정확히 아는건진 모르겠습니다만 볼셰비즘이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지 시프요. 볼셰비즘은 어떤 의미에서 전위당의 우위성, 전위당의 지도성을 강조하는데, 그러한 당이 혁명을, 사회를 이끈다는 관념이, 인민의 자율적 지배가 아닌 당의 지배라는 형태로 되어버렸고... 그 당이 민주화가 되었다면 상관없지만, 현실에서 혁명이 성공한 국가들은 기본적으로 자유주의적 전통이 없고 사회 자체가 극히 권위주의적인 사회였던 상황에서 그러한 당의 권위주의화가 너무 쉽게 결정적으로 되어버린 측면이 있다고 봐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단순히 생각을 못한게 아니라, 혁명이 벌어진 사회의 사회문화적 조건, 혁명을 이끈 집단의 이론상의 한계 같은게 같이 가는거 아니냐는거죠.

네 동의합니다. "혁명이 벌어진 사회의 사회문화적 조건"이런게 많이 작용했겠죠. 대표적인게 러시아죠. 반면 영국같은 경우는 길드사회주의등이 사회주의의 올바른 대안으로 제시되었지만 러시아혁명이 성공함으로써 사라지게 되었죠. 러시아혁명이 어떻게보면 독으로 작용한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논한부분은 이론상의 문제점들에 국한한 이야기고요. 그래야만 좀더 일반화된 관점에서 사회주의의 문제를 바라볼수있기 때문이죠. 이론이 아무리 확고하더라도 실제 적용에 있어서는 권위주의 혹은 자유주의와 관련된 사회문화적 조건이라는 부분의 영향이 없을수 없겠죠. 그런데 과거 사회주의이론에서는 이 이론부분에 있어서도 취약하거나 불명확한 점들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고싶었습니다.

궁금한 부분이 있어 질문 드립니다.
punkrocker님께서는 맑스의 단편적인 언사들을 근거로 공산주의는 이런 것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저의 관점에서는 말씀하시는 내용이 너무 관념적이고 현실성을 도외시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선 이번 주장의 근거이신 자유로운 생산자의 연합이라는 관념에 대해서 질문한다면,
이 자유로운 생산자의 연합이 왜, 그리고 어떻게 공산주의적 이상에 헌신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저는 찾지를 못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답변을 주실 수 있는지요.

"맑스의 단편적 언사'만을 게시글에서 인용하고 있다는 점 인정하고요. 다만 제 생각들은 단지 저 단편들로부터만 나온 것이 아니라 맑스의 저작들 예컨대 <공산당 선언>, <자본론>, <독일이데올로기> 등을 읽고 나온 생각이라는 점을 고려해주셨으면 합니다. 이 점들을 소상히 밝힌다면 논문이 되어야 겠기에 단편적인 말만 인용한 것인데요. 기실은 그 단편적인 말속에 많은 함의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네요.

관념적이고 추상적이다라는 것은 위에서 논의하고있는 이상적 사회주의란 현실에선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겠죠. 다만 우리에겐 구사회주의국가들이 있는데 이들 국가들의 문제점들을 반추해보면서 이 문제점들을 반복하지 않고 보다 나은 자본주의의 대안은 무엇인가라는 생각들을 해보자는데 제 글의 의도가 있다고하겠네요. "구체적이지 못하다"라고 생각하신 부분이 있다면 구체적인 질문을 해주세요. 아는대로 답변드리겠습니다.

자유로운 생산자의 연합이 공산주의 또는 사회주의를 왜, 그리고 어떻게 자발적으로 지지하게 되는가?
그리고 만약 그들이 자발적으로 이를 지지 하지 않을때 어떤 방법을 통해 진정한 공산주의 또는 사회주의를 만들 수 있을지가 궁금합니다.

자유로운 생산자의 연합이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를 지지하는게 아니라 자유로운 생산자들의 연합자체가 공산주의의 궁극적 실현목표죠. 흔히 공산주의로 나아가기 위한 과도적 단계로서 사회주의를 설정합니다만 이역시 결과적으로는 자유로운 생산자들의 연합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일 따름이죠.

"그들이 만약 자발적으로 이를 지지하지 않는다"라는 질문은 해당 생산자 혹은 소비자들이 이런 연합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는 질문으로 이해합니다. 이건 닥스훈트님 뿐만 아니라 저를 포함 많은 이론가들이 고민하고있는 부분이죠. 공산주의나 사회주의가 노동자나 농민같은 대중들을 위한 사회를 꿈꾸는 것인데 왜 정작 그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가하는 부분. 이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서 결국은 대안적 사회에 대해서 고민하는 지식인들의 역할이 중요해 질수밖에 없죠. 정치의 문제도 그래서 사고되는 것이고요. 지식인들의 이론적 천착이나 진보적 정당 혹은 그들의 조직이 그래서 요구되는 것이라고 보는데 저는 일단 대중적 진보정당이 먼저 자리잡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런 조직을 통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왜 대안적 사회체제가 요구되는 가를 설득해 나가야 되겠죠.

저는 자유롭고 능동적인 과정자체가 목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목표와 과정이 질적인 차이를 보일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는 구사회주의가 명확히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구사회주의에 대한 비판은 국제사회주의 쪽에서 이미 오래전에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직까지도 대안적 사회체제에 대해 설득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방법도 찾지 못하고 있지요.
저는 이 설득방법이 사회주의가 구사회주의와 질적으로 구별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고민중의 하나라도 봅니다.
막말로 굶어죽을 자유라도 주는 자본주의보다 정치적 자유를 제한하면서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과정을 얻을 수는 없겠지요.

IS말씀하시는 거로군요. 그친구들은 소위말하는 토니 클리프가 주도하는 트로츠키주의인 걸로 압니다만 이 친구들이 구사회주의를 제대로 비판했다고 보기 힘듭니다. 스탈린주의를 비판하기 위해 트로츠키주의를 들고 나왔을 뿐 이친구들은 기본적으로 맑스주의적 토대-상부구조이원론에서 벗어났다고 보긴 힘들죠. 레닌적 전위당 전술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도 아니고.. 저는 맑스의 생산양식위주로 기술된 사적 유물론자체를 재고해 봐야한다고 보는데 그런점에서 가라타니 고진의 교환양식에 기초한 사구체론에 많이 동의하는 편입니다. 아울러 콜의 길드사회주의도 참고하고요. 요 아래 제가 협동조합이야기를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하에서 이야기했던 것입니다. 이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는 지금 논하기 힘들고요. 인터넷 검색해보시면 관련 글들을 참조하실수 있을 겁니다. 가능하시다면 고진의 <세계사의 구조>를 읽어보실것을 추천드립니다.

"설득방법"이라는 것만으로 대안적 사회주의체제의 형상을 밝혀줄수는 없죠. 동의와 설득을 하는 과정이 헤게모니이동을 위해 필요하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새로운 사회를 만들수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대중들의 동의를 얻은 다음..구체적으로 어떤 사회를 만들어낼까하는 문제는 또 별개의 문제죠.

추천해주신 이론과 책 감사합니다.
IS는 저도 높이 평가하지 않습니다.
다만 맑스의 문구를 근거로 구사회주의가 공산주의가 아니었다고 해석하는데 있어서 선구자중의 하나로 인정을 해 주어야겠지요.
한국적 변형인 다함께에 대한 평가는 별도이겠습니다만...

저는 대안적 체제와 설득방법은 질적으로 동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약 설득방법이 대안적 사회주의체제와 유리된 것이라면 구사회주의의 폭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고 자발성과 능동성은 사라져 버리겠지요.
한국 다수의 운동가들에게 아직도 방법에 대한 고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래로부터의 자율성을 언제나 이야기하지만, 대중의 지지를 얻어서 승리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이겨서 대중의 지지를 받겠다는 쪽에 가까워 보여요.

체제의 변화라는 것은 일종의 역사적 사건인데 이건 사실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한다고 봅니다. 대중들을 설득해 내는 일도 물론 중요합니다만 기본적으로 사건이므로 우연적인 측면도 많이 작용한다고 봐야죠. 러시아혁명도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레닌의 전략전술도 유효해서겠지만 당시의 러시아의 정세+세계 1차대전 가타등등 우연적 사건들의 뒷받침 되어서 가능했던 것이죠. 미래의 사건도 마찬가지겠죠. 대중들에 대한 동의와 설득 (단 레닌적인 전위당 전술에 의한 다시말해 일방적 계몽에 의한 설득이라는 방법은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봅니다.)과 더불어 변화를 가능하게 해줄 역사적 조건들이 뒷받침되어야겠죠.

대중들의 지지를 얻는 과정은 아마도 지난한 과정이 되어야 할겁니다. 그건 단지 이론가들나 활동가들의 역량이 미약해서라고 보긴 힘들죠.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역사적 조건이 성숙해 있지 못해요. 지금은요. 그러나 외부적 조건이 성숙해 지기전에 동의를 얻어내는 방법의 이론적 기초는 좀더 고민해봐야겠죠. "이겨서 대중의 지지를 받겠다"라는 태도가 물론 대중들의 동의를 얻고 또 그들을 자율적 주체로 만드는 과정을 사고하지 않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는 점 동의합니다. 다만 소위 "이기는 방법"은 좀더 열린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그 구체적 방식은 앞으로 전개될 역사적 조건의 변화에 달려있다고 해야겠죠.

이와더불어서 한가지만 더 이야기하자면 요즘 협동조합이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데 저는 협동조합운동이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비록 자본주의적 화폐에 의한 교환이긴 하나 맑스가 이야기한 자유로운 생산자의 연합에 가장 가까운 형태가 이 협동조합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물건을 하나 소비하더라도 대형마트에서 하는 것보다는 주변에 있는 생협등을 통해서 소비해주는 것이 제가보기엔 공산주의사회를 위한 작은 실천이라고 봅니다. 시청앞 광장에 나가서 촛불을 드는 것도 자유로운 생산자의 연합을 위한 실천일수있는 것이고요. 너무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것으로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봅니다. 소위 사회주의 공산주의라는 것을요. ^^

말씀하신 부분은 한편에서는 대단히 자본주의적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촛불과 생협은 의회 자본주의와 웰빙쪽에 더 가까운 운동이 아닌가 싶어요.

자본의 논리를 끊어낸 연합으로서의 협동조합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것이죠. 물론 이 조건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어디까지나 맹아적으로만 남아있겠죠. 촛불의 의미는 여러가지로 해석할수있겠죠. 다만 촛불이 직접민주주의의 한 형태로 본다면 대의제 민주주의를 초과해 존재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것입니다. 촛불이 의미하는 대중들에 의한 직접행동이 결국은 헤게모니의 이동을 위한 힘이 될수있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