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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생각나네요.

고딩 때 정말 우연히 삼청교육대란 책을 보게 되었어요.

아주 낡은 책이었죠.

어쩌다가 삼청교육대 들어갔다 나온 남자분이 쓴 책이었습니다.

읽는 내내, 대체 이게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가분들을 탄압한 일본놈들이 하던 행실이 아니고

정말로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 맞나 싶을 정도로

참혹하고 잔인한 내용이었습니다.

포장마차에서 친구들이나 술 한잔 걸치다 멋도 모르고 끌려간 아저씨...

볼일이 급해서 전봇대에 잠시 실례..를 하다 잡혀간 아저씨..

정말 어이도 없는 죄목으로다 끌려간 사람들이 태반.

짐승만도 못한 처우 받으며(신발도 군인들이 신고 버릴만한 거 주워다 맞지도 않는 거 던져 줬고)

몇년간 억울하게 개고생당한 분들이 수도 없이 많더군요.

혹시, 영화 '나비' 보셨나요? (이 영화에 대한 스포가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아는 언니네 놀러갔다 비됴로 보게 되었는데요,

주인공으로 김민종 씨랑 김정은 씨가 나옵니다.(배경은 군사독재시설),

여하튼, 김민종 씨가 큰 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삼청 교육대로 끌려가게 되는데요,

지금도 기억나는게,

비오는날 흙탕물 범벅인 땅에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배고픈채로

구르고 뒤집고 훈련이란 명목하에 훈련관들 노리개(라고 표현해야 좋을지;;)가 됩니다.

그런 거 보고 지휘하는 놈들은 낄낄대며, 건빵을 던져주죠. 쬐끔씩. 새 모이 주듯. 금붕어 밥 주듯.

건빵 몇 조각에 사람들은 미친듯이 달려들고, 어쩔 수 없이 자기네들끼리 싸우게 되고....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했다는 게 무슨 말인지, 이 책을 통해서 뼈저리게 한번 더 느낄 수 있었어요.

제가 월,화욜엔 '구가의 서'란 드라마를 봅니다.

인간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구미호, 반인반수의 이야긴데요,

거기 이순신 장군님께서 나오시는데, 극중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사람이면서도 금수만도 못한 사람을 많이 봤다"

"사람이면서도 사람이길 포기한 사람을 봤다"(이 대사는 자세히 기억이 안 나네요;;)"

이래저래 씁쓸한 날입니다.

아, 여자 삼청교육대도 있었다던데, 생리할 때 생리대 안 줬다네요 ㅡㅡ;; 피 철철 흐르든가 말든가 냅뒀다고.

이 씹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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