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각종 사건 사고로 얼룩진 프로농구. 참 힘든 상황이죠. 그래도 당분간 농구는 계속 됩니다. 언제까지 계속 될지는 모르지만요. 6강 PO 프리뷰를 한번 써봤습니다.



6강 PO KGC vs 오리온스 미리보기

KGC와 오리온스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안양 KGC 인삼공사(이하 KGC)와 고양 오리온스(이하 오리온스)는 오는 22일부터 열리는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다. 정규리그 4위 KGC와 5위 오리온스는 5판 3선승제의 6강 PO에서 이길 경우 정규리그 우승팀 서울 SK 나이츠와 4강 플레이오프에서 대결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오세근(KGC)과 최진수(오리온스)의 입단으로 시작된 두 팀의 라이벌 관계는 올시즌 김태술(KGC)-전태풍(오리온스)의 '최고의 포인트가드 맞대결'로 이어지면서 더욱 두드러졌다. 근래에 보기드문 명승부가 예상되는 두 팀의 6강 승부를 정규리그 맞대결, 최근의 경기력 등을 바탕으로 한번 그려봤다.

◆ 정규리그 상대 전적 4승 2패 KGC 우위

 이번 시즌 정규리그 상대 전적은 4승 2패로 KGC가 앞섰다. 기록을 살펴보면 두 팀 모두 시즌 평균 득점과 맞대결 평균 득점(KGC:시즌 평균 74.1-> 맞대결 75.2, 오리온스:시즌 평균 73.5-> 맞대결 72.7)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두 팀 주요 선수들의 맞대결 시 평균 득점은 후안 파틸로 18.8점, 키브웨 트림 11.6점, 이정현 11.5점, 김태술 10.7점(이상 KGC) 리온 윌리엄스 18.5점, 전태풍 13.7점, 최진수 12.2점, 김동욱 9점(이상 오리온스)이다.

 주목할 부분은 2점슛, 3점슛 성공률이다. KGC의 오리온스전 2점슛 성공률은 58%로 시즌 평균(51.2%)보다 훨씬 높았다. 키브웨(83.9%, 26/31) 이정현(67.7%, 21/31) 파틸로(59.7%, 43/72) 등이 높은 2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파워 게임에서 우위를 점하는 포지션(2번 이정현, 5번 키브웨)의 페인트존 공략이 많았다고 해석 할 수 있다. 반면 3점슛 성공률은 시즌 평균(32.3%)보다 낮은 28.3%에 그쳤고 특히 이정현(21.4%, 6/28)의 성공률이 낮았다.

 오리온스는 KGC를 상대로 시즌 평균(33.5%)보다 높은 36%의 3점슛 성공률을 올렸다. 전문 슈터 전정규(18.8%, 3/16)가 부진했지만 최진수(53.3%, 8/15) 전태풍(47%, 8/17) 김동욱(46.2%, 6/13) 등이 높은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반면 2점슛 성공률은 시즌 평균(51.6%)보다 낮은 48%에 그쳤다. 특히 최진수(29.3%, 12/41)의 성공률이 낮았는데 이는 자신보다 작은 KGC 김일두(196cm) 최현민(195cm)을 상대로 골밑 공략을 잘 못했기 때문이다.

◆ 주축 선수들이 모두 뛴 경기는 박빙 승부

 KGC의 '토종 3인방' 김태술, 이정현, 양희종은 올시즌 오리온스와의 6경기에 모두 나왔다. 반면 오리온스의 '토종 3인방' 전태풍, 김동욱, 최진수 중 KGC전 6경기에 다 나온 선수는 전태풍이 유일하다. 김동욱과 최진수는 부상 때문에 각각 2경기, 1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오리온스는 KGC를 상대로 '토종 3인방'이 모두 나온 4경기에서 1승(1라운드) 3패(4~6라운드)를 기록했다. 이 중 많은 선수들이 기용된 6라운드를 제외한 1,4,5라운드 대결에서 두 팀의 진검 승부가 펼쳐졌다.

 지난해 10월 26일 열린 1라운드 대결은 오리온스가 83-77로 이겼다. 이 날은 오리온스 전태풍의 활약이 눈부셨다. 주로 윌리엄스와 투맨 게임을 시도한 전태풍은 KGC의 수비에 따라 슛, 패스, 돌파를 자유자재로 선택하는 환상적인 플레이로 23득점 10도움을 올렸다. 김동욱도 20점을 넣으며 힘을 보탰다. 반면 KGC는 3점슛 성공률이 21%(4/19)에 그쳤다. 그 결과 오리온스에게 롱 리바운드에 이은 얼리 오펜스를 많이 허용했고 파틸로(41득점)의 1대1 공격에 의존했다.

 올해 1월 23일 열린 4라운드 대결은 KGC가 73-60으로 이겼다. 이 날 KGC는 높이, 공격, 수비 모든 면에서 오리온스를 압도했다. 선발 출전한 키브웨는 공격 리바운드를 6개나 잡아내며 골밑을 장악했다. 공격은 오리온스 수비 변화에 대한 대응이 좋았다. 지역 방어를 펼치면 외곽슛을 성공시켰고 바꿔 막기 수비는 탑으로 공을 연결 시키는 방법으로 깨뜨렸다. 신인 가드 김윤태는 '오리온스 공격의 시작' 전태풍을 승부처였던 후반전에 무득점으로 막아냈다.

 지난 2월 9일 열린 5라운드 대결은 KGC가 74-70으로 이겼다. 경기 초반은 오리온스의 분위기였다. 이 날 KGC는 김태술을 선발 출전 시키지 않으면서 1쿼터에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다. 오리온스는 KGC의 무너진 공격 균형을 빠른 공격으로 연결 시키며 1쿼터에만 29점을 넣었다. 하지만 2쿼터에 김태술이 나오면서 KGC의 공격은 안정을 되찾았다. 승부처였던 후반전에는 파틸로의 1대1에서 파생되는 KGC의 공격이 맹위를 떨쳤다.

◆ 2번 KGC, 4번 오리온스 우위

 두 팀 모두 지역 방어 보다 대인 방어를 쓰는 빈도가 절대적으로 많다. 따라서 이번 6강 플레이오프에서 두 팀 선수들이 공, 수에서 1대1로 맞붙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리그 최정상급 야전 사령관의 대결' '연세대학교 선,후배 슈터의 격돌' '국가대표 포워드의 충돌' '1,2년차 토종 빅맨의 승부' '화려함과 건실함으로 대표되는 외국인 선수의 경쟁' 등 흥미로운 매치업이 참 많다. 이 중 1,3,5번은 박빙 승부, 2번은 KGC의 우위, 4번은 오리온스의 우위가 예상된다.

 포인트가드 김태술과 전태풍은 NO.1 가드를 두고 한 치의 양보없는 자존심 대결을 펼치게 된다. 상황에 따라 오리온스 정재홍, 조효현 등이 김태술을 막고 KGC 김윤태, 이원대 등이 전태풍을 막는 장면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시간은 김태술과 전태풍이 공, 수에서 충돌하는 시간에 비해 많이 적을 것이다.

 스몰포워드 양희종과 김동욱의 대결도 흥미롭다. 김동욱은 양희종의 뛰어난 수비를 넘어야 '포인트 포워드'로의 가치를 빛낼 수 있다. 양희종은 자신을 막는 김동욱의 수비는 물론이고 늘 그렇듯이 자신의 공격력을 넘어야 한다. 맞대결을 펼칠 외국인 선수 파틸로와 윌리엄스는 각각 외곽과 골밑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슈팅가드는 이정현이 있는 KGC가 좀 더 강해 보인다. 슛과 돌파, 포스트업에 모두 능하고 좋은 패스 능력까지 갖춘 이정현을 오리온스의 전정규, 조상현 등이 혼자 막기는 쉽지 않다. 동료들의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반면 파워포워드는 최진수가 버티는 오리온스 쪽으로 추가 기울어진다. KGC는 오세근, 김일두의 부상 공백이 크게 느껴진다. 하지만 최진수가 정규리그 때처럼 KGC 최현민의 힘에 밀려 외곽으로 겉돈다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다.

◆ KGC 지역 방어와 오리온스의 테일러

 KGC는 순위가 결정된 6라운드 중반 부터 경기 진행 상황과 관계없이 지역 방어를 오래 펼쳤다. 지역 방어는 앞선 3명, 뒤선 2명이 위치한 드롭존. 근데 24초 내내 지역을 지키는게 아니라 시간이 흐름에 따라 대인 방어로 바뀌었다. 그로인해 앞선 중앙에 위치한 장신 포워드(양희종, 김성철)가 탑에서 주로 공격을 시작하는 상대팀 포인트가드를 막는 모습이 자주 나왔다. 지난 시즌 원주 동부 프로미의 드롭존과 똑같은 방법. 여기에 KGC는 팀의 상징인 압박을 접목시켜 풀코트 존 프레스를 만들어냈다.

 그 동안 KGC는 지역 방어를 좀 처럼 잘 쓰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역 방어를 굉장히 오래 사용했다. 플레이오프를 대비해서 드롭존을 새롭게 장착한 것으로 보인다. 근데 이런 신무기가 전태풍이 있는 오리온스를 상대로 과연 잘 통할지 궁금하다. 일반 지역 방어가 아닌 하프라인 이전부터 진을 펼쳐 상대를 압박하면서 내려오는 존 프레스. 전태풍은 뛰어난 기술을 이용해서 상대팀의 압박 수비를 무력화 시키는 가드로 유명하다.

 오리온스는 6라운드 후반 스캇 메리트를 내보내고 조셉 테일러를 영입했다. 테일러는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KGC전에서 파틸로를 상대로 11득점을 올렸다. 비록 한 경기 뿐이었지만 전임자였던 메리트(오리온스전 3경기 출전 평균 5득점)보다 훨씬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것이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테일러가 제 몫을 해준다면 그 동안 홀로 분투했던 윌리엄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외국인 선수 교체로 인해 높이가 낮아진 건 불안하다. 새롭게 합류한 테일러의 신장은 198cm에 불과하다. 팀 동료 윌리엄스(197cm)처럼 작은 신장에 비해 골밑 플레이에 능한 스타일도 아니다. 메리트(205cm)가 있을때보다 분명 높이가 낮아졌다. 정규리그에서 평균 11.6득점 3.6공격 리바운드, 야투 성공률 83.9%(26/31)를 허용했던 KGC의 센터 키브웨(204cm)를 잘 막아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