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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 오리온스(이하 오리온스)는 14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 피버스(모비스)와의 경기에서 리온 윌리엄스(20득점 15리바운드)의 활약과 '함지훈 봉쇄'에 힘입어 73-63으로 이겼다. 이 날 승리로 2연승을 달린 오리온스는 5위(20승 21패)를 굳게 지켰다. 반면 2위 모비스는 1위 서울 SK 나이츠와의 차이가 5.5승으로 벌어졌다.

◆ 함지훈을 막는 '함정 수비'

1쿼터 초반 양팀 모두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다. 모비스는 함지훈의 포스트 업이 오리온스의 베이스 라인 도움 수비에 막혔다. 오리온스의 계속 되는 전태풍-김동욱 픽앤롤도 날카로운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모비스가 양동근의 3점슛, 박종천의 자유투로 점수를 쌓으며 1쿼터 2분 2초에 4-0으로 앞서 갔다.

 오리온스의 경기 첫 득점은 경기 시작 3분 16초만에 터졌다. 최진수가 얼리 오펜스 상황에서 중거리 슛을 넣은 것이다. 전열을 가다듬은 오리온스는 수비에서 함지훈의 포스트 업을 트랩 디펜스로 연거푸 막아냈다. 오리온스는 수비의 성공을 빠른 공격으로 연결 시켰고 전태풍, 김동욱이 리온 윌리엄스와의 투맨 게임으로 득점을 올리며 1쿼터 5분 40초에 11-4, 7점차로 리드를 잡았다.

 그러자 모비스는 공격을 함지훈의 포스트 업에서 양동근이 주도하는 투맨 게임으로 변화를 줬다. 픽앤롤이 원활하게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양동근과 박종천의 연속 중거리 슛으로 '득점 빈곤'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오리온스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오리온스는 모비스의 공격(양동근의 픽앤롤, 함지훈의 포스트 업)을 잘 막아냈고 이걸 빠른 공격으로 연결 시켰다. 하프 코트 공격에서는 윌리엄스가 연거푸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이렇게 수비 성공-> 빠른 공격-> 공격 리바운드의 좋은 리듬을 탄 오리온스는 1쿼터를 25-15로 앞선채 마감 했다.

◆ 모비스의 추격

 2쿼터의 기선은 모비스가 제압했다. 문태영의 중거리 슛으로 포문을 연 모비스는 강력한 수비로 오리온스의 공격을 연거푸 막아냈다. 그리고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속공 마무리, 함지훈의 자유투로 점수를 추가하며 2쿼터 3분 51초에 21-25, 4점차로 추격했다. 공격이 막힌 오리온스는 전태풍의 포스트 업에서 파생되는 득점을 노렸지만 잘 되지 않았다. 그 사이 모비스는 라틀리프의 포스트 업, 문태영의 속공 마무리로 점수를 추가하며 2쿼터 4분 54초에 25-27, 2점차로 따라왔다.

 추격을 허용한 오리온스는 반격에 나섰다. 잠시 쉬고 있던 윌리엄스가 투입 되면서 수비가 강해졌다. 윌리엄스의 모비스 함지훈에 대한 도움 수비는 번갈아 뛰고 있는 팀 동료 스캇 메리트보다 월등히 뛰어났다. 강해진 수비로 모비스의 득점을 막아낸 오리온스는 전정규의 3점슛, 전정규의 킥아웃에 이은 김승원의 중거리 슛, 전태풍의 속공 마무리로 점수를 쌓으며 2쿼터 7분 15초에 34-25로 달아났다.
 
 모비스는 작전 시간을 통해 전열을 가다듬었다. 양동근의 중거리 슛으로 추격의 시작을 알린 모비스는 강력한 수비로 오리온스의 스크린 공격을 완벽히 막아냈다. 그리고 벤슨의 속공과 자유투, 문태영의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 슛, 천대현의 속공으로 연속 득점을 올렸다. 모비스가 점수차를 단숨에 좁히면서 2쿼터는 34-34 동점으로 끝났다.

 3쿼터는 수차례 동점과 역전을 주고 받는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모비스는 공격을 벤슨 쪽으로 집중 시켰다. 벤슨은 포스트 업과 픽앤롤을 적극적으로 시도 했다. 모비스는 벤슨이 3쿼터에 7점을 몰아 넣었지만 함지훈의 계속 되는 부진이 아쉬웠다. 오리온스는 전태풍과 김동욱이 번갈아 가며 윌리엄스와 픽앤롤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로 부터 파생되는 기회를 최진수가 잘 살리지 못했다. 혈전이 펼쳐진 3쿼터는 모비스가 49-48로 근소하게 앞서며 끝났다.

◆ 전정규의 결정적인 3점슛 2방

 4쿼터 초반에도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졌다. 오리온스가 김동욱-메리트의 픽앤롤을 성공 시키자 모비스는 천대현과 라틀리프의 픽앤롤로 맞섰다. 오리온스가 전태풍의 포스트 업 득점으로 다시 앞서가면 모비스는 박종천의 자유투 득점으로 다시 리드를 찾아왔다. 오리온스가 전태풍-김동욱의 픽앤롤, 김동욱의 중거리 슛으로 56-53, 3점차로 앞서가자 모비스는 양동근과 3점슛과 문태영의 포스트 업으로 점수를 추가하며 58-56으로 리드를 찾아왔다.

 2점차로 끌려가던 오리온스는 승부수를 던졌다. 슛 난조에 빠진 최진수 대신 김승원을 투입했고 공격에서 전정규의 외곽슛을 노리는 패턴을 들고 나왔다. 결과적으로 이 승부수는 대 성공 이었다. 수비에서는 김승원이 윌리엄스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면서 모비스 함지훈의 턴오버를 이끌어냈다. 공격에서는 전정규가 패턴에 의해 연속 3점슛을 성공 시켰다. 오리온스는 경기 종료 3분 32초전 64-58로 앞서갔다.

 모비스도 그냥 무너지지는 않았다. 천대현이 얼리 오펜스 상황에서 3점슛을 성공 시키며 61-64, 3점차로 따라왔다. 하지만 여기까지 였다. 모비스가 계속 공격에서 허둥대는 사이 오리온스는 전정규, 윌리엄스의 자유투로 착실히 점수를 쌓았다. 그리고 경기 종료 1분 28초전 김승원의 스틸에 이은 김동욱의 속공 마무리로 오리온스는 69-61, 8점차로 앞서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 윌리엄스의 활약과 '함정 수비'로 승리를 거둔 오리온스

 오리온스는 윌리엄스의 활약이 돋보였다. 수비에서는 자신(197cm)보다 큰 모비스 벤슨(207cm)과 라틀리프(204cm)를 상대로 인상 적인 파워 게임을 펼치며 페인트 존 밖으로 잘 밀어냈다. 함지훈에 대한 도움 수비도 아주 뛰어났다. 김동욱 또는 김승원이 막는 함지훈이 포스트 업을 시도하면 윌리엄스는 베이스 라인으로부터 완벽한 타이밍에 도움 수비를 왔다. 공격에서는 공격 리바운드를 무려 8개나 잡아내며 팀에 많은 공격 기회를 제공했다.

 전태풍과 김동욱, 전정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전태풍은 모비스 양동근의 수비를 상대로 포스트 업과 픽앤롤을 끊임없이 시도하며 많은 공격 루트를 만들어 냈다. 김동욱은 힘을 이용하는 수비로 함지훈을 잘 막아냈고 공격에서는 픽앤롤과 속공 전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전정규는 승부처였던 4쿼터에 연속 3점슛을 성공 시켰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윌리엄스가 빠졌을 경우 경기력이 눈에 띄게 저하되는 현상이 반복해서 나타났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 메리트는 수비에서도 공격에서도 윌리엄스의 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특히 수비에서 모비스 함지훈에 대한 트랩 타이밍은 윌리엄스의 그것과 아주 큰 차이를 보였다. 최진수도 쉬운 슛 찬스를 연거푸 놓치는 등 야투 성공률이 23%에 그치며 부진했다.

◆ 함지훈의 부진에 운 모비스

 모비스는 공격의 시작 함지훈이 완전히 막히면서 패했다. 함지훈이 포스트 업을 시도하면 베이스 라인에서 도움 수비가 오는 오리온스의 함정 수비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공격 방향을 다른 선수들 간의 투맨 게임, 골밑 공략 등으로 바꿨지만 한계가 명확했다. 양동근(17득점) 문태영(14득점) 벤슨(10득점) 라틀리프(9득점) 등이 분전을 펼쳤지만 3득점 3도움에 그친 함지훈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