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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주 전으로 돌아가보자.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올스타전을 앞둔 원주 동부 프로미(이하 동부)의 분위기는 너무 좋았다. 시즌 초의 극심한 부진을 딛고 최근 13경기에서 11승 2패라는 호성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계속 9위에 머물던 순위도 공동 5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 올스타전의 스타 이승준, 강동희 감독

 좋은 분위기는 올스타전에도 계속 이어졌다. 올스타파티 첫 날이었던 지난달 25일에는 팬투표로 뽑힌 '올스타 베스트 5' 선수들이 잠바주스 강남점과 합정역점, 엔터식스 강변점과 신도림 디큐브 센터 등을 옮겨다니며 팬들과 만남을 갖는 '무빙 올스타' 행사가 열렸다. 드림팀 베스트 5로 뽑힌 동부 이승준은 이 날 단연 최고의 인기를 자랑했다. 이승준에게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수 많은 농구팬들이 몰려들었다.

 26일 열린 2013 KBL 레전드 올스타전에서는 동부 강동희 감독이 빛났다. 드림팀의 선발 포인트가드로 나선 강 감독은 현역 시절을 연상시키는 탁월한 패스 능력을 뽐내며 올드팬들을 열광시켰다. 전반전만 뛰며 5득점 7도움 2스틸을 기록. 팀의 패배로 MVP는 매직팀의 SK 문경은 감독에게 넘겨줬지만 이 날 강 감독은 단연 최고의 스타였다.

◆ 악몽의 시작

 하지만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었다. 그 시작은 강 감독의 부상. 레전드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를 관전하던 중 추락하는 항공로봇에 얼굴을 맞았다. 김현민(KT)의 덩크슛 콘테스트 순서에서 KT 구단이 띄운 항공로봇이었다. 강 감독은 바로 강남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동해 12바늘을 꿰매는 치료를 받았다.

 그 다음날인 27일에는 이승준이 구설수에 휘말렸다. 같은 날 새벽 4시 무렵에 운전 중 행인과 시비가 붙은 것이다. 이 자리에는 동생인 이동준(삼성)도 함께 있었다. 이 사건은 올스타전 경기가 끝난 직후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폭행 사건'으로 제목을 단 기사들로 인해 이승준-이동준 형제의 올스타전 출전 적합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생겼다.

 가장 큰 사건은 다음날 발생했다. 팀의 간판 스타 김주성이 28일 자체 연습경기 도중 상대 발을 밟고 발목을 다친 것이다. 29일 원주 인근 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김주성은 오른쪽 발목 전거비인대가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재활 기간은 최소 4주. 좋은 분위기로 맞은 올스타전 축제가 간판 스타의 전력 이탈이라는 최악의 악몽으로 끝났다.

◆ 올스타전 이후 4경기 전패 평균 64.8득점

 동부는 올스타전 이후 치룬 4경기에서 전패를 당하며 평균 64.8득점 76.3실점 득실차 -11.5점을 기록했다. 올스타전 직전의 13경기(11승 2패, 평균 74.2득점 70.2실점 득실차 +4점)와는 완전히 상반된 기록. 공동 5위까지 올라갔던 순위는 다시 8위로 떨어졌다. 현재 분위기로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높이와 기술, 노련미를 갖춘 김주성의 공백은 매우 컸다. 지난주 서울 SK 나이츠와의 연전에서는 평균 59.5득점에 그치며 모두 패했다. 5일 안양 KGC 인삼공사를 상대로는 키브웨 트림(204cm)에 대한 도움 수비의 부작용으로 정휘량, 최현민에게 3점슛, 중거리 슛  등으로 29점을 내줬다. 7일 서울 삼성 썬더스 전에서는 제공권에서 밀리면서 줄리안 센슬리(야투성공률 29%)의 1대1 공격에 의존했다.

 수비보다는 공격이 심각하다. 김주성 없이 치룬 4경기에서 동부의 슛 성공률은 처참했다. 야투성공률은 37%(95/256)에 불과했고 3점슛 성공률도 26%(24/89)에 그쳤다. '컨트롤 타워' 김주성이 없기 때문에 좋은 슛 기회를 만드는 횟수 자체가 적었다. 리바운드의 열세(평균 동부 30.5개, 상대팀 37개)가 슈터들의 슛감에도 나쁜 영향을 줬다. 그 결과 올시즌 평균 득점 최하위 전주 KCC 이지스(65.2점)보다 적은 64.8점씩밖에 넣지 못했다.

 ◆ 해결책은 단 한가지

 현재의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결책은 단 한가지 뿐. 바로 김주성이 하루 빨리 돌아오는 것이다. 현재 자원에서는 그의 빈자리를 비슷하게나마 채울 수 있는 선수가 없다. 김봉수는 매 경기 열심히 뛰지만 운동능력과 활동 범위에서 한계가 명확하다. 상무에서 돌아온 김명훈은 좋은 수비력을 갖췄고 김봉수에 비해 활동 범위도 넓지만 아직 팀에 적응하지 못했다. 루키 포워드 박지훈은 여러 면에서 아직 미숙하다. 김주성의 공백을 그 누구도 커버할 수 없다. 그가 돌아와야만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