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소년 말고 늑대소녀
- 작성일
- 13-01-18 06:02
1920년 인도에 전도 중이던 싱 목사가 늑대소녀 둘을 데려다 키운 얘기인데 이건 현재까지도 발달심리학, 사회학, 인류학에 고르게 모범적 사례처럼 채택되고 있습니다.
18개월 된 여아와 8살 가량의 여아 둘이 발견되었다는데 습성이 늑대와 같았고 발견장소가 마을 사람들이 괴물이 나온다는 말을 듣고 찾아간 굴 속이었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18개월 된 여아는 곧 사망했고 8살된 여아가 9년을 살다 죽습니다. 그러나 그 죽음의 시점까지 30여 개 어휘 밖에 구사하지 못할 정도로 인간화되지 못했죠.
싱 목사는 아이들의 장래를 생각해 비밀로 키웠다지만 나중에 출간에 이르기까지 그와 커뮤니케이션 한 사람들의 얘기에 의하면 싱 목사가 늑대소녀를 직접 발견한 것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 데려다 맡긴 것으로 판단하더군요.
즉 늑대소녀를 싱이 직접 발견했고 어둠 속에서 늑대처럼 푸른 광채가 나는 눈이었다는 (물론 인간의 안광은 절대 이러지 않습니다) 싱의 증언은 일단 신빙성이 의심을 받게 되었죠.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최초 편지로 사실을 주고받던 분들조차도 실제 늑대소녀를 본 적이 없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학회에 싱을 초대했을 때에도 늑대소녀를 데리고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즉 누구도 실물을 본 사람이 없는 거죠.
그리고 그의 편지와 출간된 책의 내용을 토대로 하면 아이들은 분명히 중증자폐증 환우였을 듯 합니다. 즉 키우기 어려운 아이를 낳자 아이를 숲에 버렸고 그걸 주민들이 불쌍히 여겨 목사에게 맡긴 것이라는 거죠.
가장 결정적 증거인 사진 스무 장도 조작 의혹이 너무 강했죠. 몇 개월 간격의 사진이란 것들이 한결 같이 한날 한시에 찍은 것들이고 무릎을 이용해 네 발로 달리는 여덟 살 짜리 꼬마애가 성인 어른이 두 발로 뛰어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는 증언에서는 정말 아햏햏.... 동물이 네 발로 빠르게 달리는 건 무릎이 아닌 발로 달리기 때문인데 인간은 그러기에 너무 다리가 길죠. 사진에는 네 발로 달리는 장면도 있습니다만 도저히 그 자세로 스피드가 나온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운 정도라....
뭐 싱 목사 본인이 애저녁에 사망하셨으니 진위를 가릴 길은 없습니다만 이쯤되면 이 케이스 자체를 그다지 신뢰할 문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인간과 사회화"에 철썩 같은 믿음과 종교적 맹신을 갖고 있는 서구학자들이 이 케이스를 확대 재생산 하면서 오늘날 늑대소년 같은 영화까지 나오게 된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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