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 제목을 다른 글을 쓸려고 달아놨던 건데 본문만 쓰고 올려서 긴급히 수정..

파타피직스 서설
http://www.cine21.com/do/article/article/typeDispatcher?mag_id=60639

. 예민한 어감의 소유자라면 파타피직스가 ‘메타피직스’(metaphysics)의 패러디임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메타피직스를 흔히 ‘형이상학’(形以上學)으로 옮기나, 사실 ‘메타’(meta)는 ‘이후’라는 뜻. 그리스어에서 ‘이상’을 가리키는 것은 ‘파타’(pata)다. 따라서 곧이곧대로 말하자면 파타피직스야말로 진짜(?) 형이상학인 셈이다.

허경영 신드롬
http://www.cine21.com/do/article/article/typeDispatcher?mag_id=60866

베를린 공대의 스튜디오에서 어떤 독일 신사를 만났단다. 그는 17세기 바로크 시대에 살았던 한 작곡가를 기리는 모임의 회장이었는데, 재미있게도 그 작곡가는 세상에 존재한 적이 없다. 이 모임은 그동안 작곡가들에게 17세기풍으로 곡을 써달라고 의뢰한 뒤, 그 곡을 그 가상의 작곡가의 이름으로 발표해왔다. 그날은 그렇게 작곡한 곡들을 음반으로 만들러 온 것이라 하는데, 녹음이 끝나자 신사가 눈물을 글썽이며 이렇게 말했더란다. “그분이 지금 살아계셨다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신사는 물론 자신이 추모하는 그 작곡가의 실존을 믿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가 실제로 살았던 인물인 것처럼 행세한다. 이런 태도를 가리켜 ‘파타피지컬’하다고 말한다. 허경영을 대하는 젊은이들의 태도는 정확히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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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글입니다.
책으로도 나왔고, 진중권을 싫어해서 돈이 아깝다면 씨네21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약간 수정이야 했겠지만)
제 경험상으로는 파타피직스라고 정립되지 않아서 그렇지 파타피지션들은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초자연현상을 믿는다고 공표한 커뮤니티 - 예를 들어 UFO 연구회 - 의 회원들 상당수는
UFO가 있거나 없거나 상관 없이 그냥 즐기는 게 아닐까 싶고...

문제는 허경영 현상처럼 그게 현실과 일정한 연관이 있을 때겠죠.
(허경영 현상이야 뭐 그냥 웃어넘기면 됩니다만)

티아라 같은 문제가 터질 때, 타진요니 뭐니 결성해서 순식간에 몇십만이 모이고 으쌰으쌰하는 게
- 아마 이정도 대규모로, 사회적 관심을 받으며 터진 건 황구라가 시조이지 않을까 싶고 -

그 전에는 '직접적인 행동을 통한 시민의 힘의 자각'이라는 측면에서
방향이 좀 틀렸지만 과도하지만 않으면 '원칙적으로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보는 게 대세였는데

여러 번 보다보니 생각이 좀 바뀝니다.
그 단초가 이 파타피직스인 것 같기도 하고 ..
요컨대 이미 어떤 대중들은 자신의 환경이나 미디어를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의 힘이 미치지 않는 저 너머 - 형이상세계'에 속한다고 느끼는 게 아닌가 싶어요.
지금의 티아라에 쏟아지는 이 관심은 일종의 파타피지션적인 관심이 아닐까 하는 거죠.

이렇게 본다면, 처음의 진단과는 정반대로 '관심 현상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 없음을 뼛속까지 체화'했다는 말이 되는데.....
뭐 그건 그거고 ...

어쨋거나 이 과도한 열풍에는 일종의 가상 게임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주어진 상황에 대해 어떤 식의 반응을 조직해 입력해서 어떤 식으로 사태가 전개되게 한다거나
혹은 타진요 카페 운영진이 보였던 ... 상황이 아니라 같이 모이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 일정한 행동을 유발하는 조작을 한다거나 ..


아, 물론 티아라 사건의 전개 과정에서 어떤 잘못된 요소나 그에 대한 공분을 일으킬 요소같은 게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냥 예전부터 그런 느낌을 받았다는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