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플젠
- 작성일
- 12-07-23 11:10
(프라하에서 이어집니다)
인형극을 보고 맥주 한잔, 와인 한병을 마셨습니다.
사진#1, 2
못보던 맥주라 들어가서 한 잔. 담담한 필스너네요. 솔직히 맛은 그냥 그렇더라구요.
보헤미아 와인은 타 지역 와인과는 좀 다르다고 하던데, 맛은 별로지만 가격이 싸네요. 나름 열리니 그럭저럭 괜찮아지기는 하는군요.
와인이랑 같이 오리 통구이 반마리랑 같이 시켰는데 배 터지는 줄 알았어요;;
사진#3, 4, 5, 6
플젠에 가기 전에 잠시 벼룩시장에 들립니다. 청과류도 많고 기념품도 비교적 가격이 싸네요.
6번 사진에서는 '솔로몬이여, 내가 돌아왔다!' 란 개드립을 한 번 쳐줍니다-_-
사진 #7, 8, 9, 10
플젠 가는 길.
유레일 패스가 있으므로 표 필요 없고 추가 비용도 없던 것도 좋았지만 버스에 비해 30분 더 걸리네요.
그래도 필스너우르켈 공장 바로 옆에 있는 점이 좋네요.
사진 #11, 12
필스너 우르켈 공장입니다.
도심지 바로 옆에 덜컥-_- 있어서 오히려 당황했네요. 저 오래 되어 보이는 돌 아치 문이 필스너우르켈 라벨에 있는 문입니다. 공장 생길 때 부터 있었다고 하네요. 보이는 곳은 옛 공장이구요, 이 지하에는 넓은 옛 맥주 저장고가 있습니다. 지금은 거의 관광, 홍보관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조금씩 가공은 되고 있어요. 11번 사진의 탑은 오래 전에 쓰던 급수탑이라고 하는데, 공장을 여기 지은 이유 중에 하나가 이 아래 지하수가 흐른답니다. 그 물이 맥주 만들기에 가장 이상적인 물이라 그렇다고 합니다. 지금은 물론 생산량 못따라가니까 저 급수탑은 안쓰죠. 저 급수탑 뒤로 어마어마하게 넓은 공장 부지가 있습니다.
사진 #13, 14, 15
공장 투어 안내서와 공장 안쪽 사진 몇 장입니다. 원래는 감브리너스 투어를 하려고 했는데, 그건 체코어밖에 안남아서-_- 그냥 남들 하는 필스너우르켈 합니다. 사진찍으려면 또 4유로 정도 더 내라던데, 그냥 안내고 안찍었어요. 사실 투어 내용 자체는 별거 없어요-_- 자기네 역사하고 우리 맥주 맛있다...이걸 뭐 여러가지 방식으로 계속 말해줍니다. 사실 필스너우르켈이라는 맥주가 제법이 복잡한 맥주는 아니거든요. 워낙 기본 중에 기본이다 보니. 그래서 설명도 단순하구요..ㅎㅎ그리고 발효냄새랑 효모냄새 퀴퀴해요;;ㅎㅎ 단, 투어 마지막 옛 맥주 저장고에서 브루마스터 몇분이 옛날 방식으로 만들어서 오크통에서 발효시킨 필터링 안 된 맥주를 한 잔 따라주시는데요, 사실 그거 마시러 가는거죠-_-;;;;;
지금은 거의 자동화 되고 생산량도 늘어서 그렇게 못하는데, 만약 전통 방식으로 만들면 체코 내 가격이 10배-_- 정도 뛴다는군요. 체코에서 생맥 한잔에 25000원 돈 하게 된다는거죠;; 오크통 가격도 계속 오르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연구 및 기술 보존 등의 목적으로 아직도 소량은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중요한 건 맛인데요;;
그냥 완벽합니다.
일본 애들 음양주 만들때 강조하는게, 물과 같은 술이라고 해요. 고급 음양주를 마시면 물을 마시듯이 부드럽게 넘어가지만 거기에 담긴 풍미가 부담없이 담백하게 퍼지는데...이 맥주가 딱 그렇습니다.
딱 보리, 호프, 물 이 세가지 맛만 나는데 그게 그렇게 기가 막혀요. 더 뺄 것도 더할 것도 없는 완벽함이랄까요.
체코에서 마신 필스너를 포함해서, 모든 필스너는 정말 이 맥주의 그림자-_-에 불과하구나... 가히 맥주계의 이데아랄까...
뭐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우 쓰는 지금도 다시 마시고 싶네요.
사진#16, 17
투어를 마치고 공장 안에 있는 바를 갑니다. 필스너우르켈 공장에서는 상당히 많은 종류의 맥주를 만드는데요, (필스너우르켈, 코젤, 감브리너스 등등)저는 여기서 나오는 프리미엄 라인인 Master 18도, 15도를 주문 해 봅니다. (가격도 25%정도 더 비싸요;;)저 도수는 알콜 도수가 아니고 발효 전 당즙 농도인데요, 저 당즙 농도에 0.4를 곱하면 도수가 나와요 대충.
흑맥이 18도, 필스너가 15도구요. 좀 더 묵직하고 증류주 느낌도 풍기는 매니악한 녀석입니다. 물론 그냥 마셨으면 '우왕 짱이다' 하고 마셨겠지만 위에 쓴대로 너무 완벽한 맥주를 마신 뒤라, 조금 색이 바라네요-_ㅠ
사진#18, 19, 20, 21
다시 프라하로 돌아와 마지막 밤을 보냅니다. 떠난다고 생각하니 20% 정도는 더 예뻐 보입니다ㅜㅡㅠ
유명한 펍에서 코젤 흑맥을 마십니다. 스톤콜드오스틴 닮은 간지나는 아저씨가 간지나게 맥주를 따릅니다. 우리나라처럼 흘릴까 걱정하면서 안따릅니다. 그냥 따르면 거품이 반 넘게 차는데 그냥 디스펜서 주둥이를 잔에 박고 거품을 흘려버리면서 500ml를 채우네요. 맛도 아주 훌륭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병으로 마시는 코젤은 꽤 달았는데, 단 맛보다 밸런스 좋은 구운 보리향과 상쾌함이 공존하는 굉장히 훌륭한 흑생이네요. 부드바르도 그랬지만 여기 흑맥은 아이리시 스타우트에 비교해도 밀리지 않네요. 오히려 맛의 풍부함으로는 한단계 더 위라고 할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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