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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는 이야기들 중에 <다크나이트 라이즈>이야기가 많습니다.
영화관에는 이 영화를 보려고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주변 카페에도 사람들이 영화 시간을 맞추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 있습니다.

어제 그 인파를 뚫고 김일란, 홍지유 감독이 만든 <두 개의 문>을 봤습니다.
저는 솔직히 이런 영화에 거부감은 없지만 선호도 하지 않습니다.
영화가 지나치게 목적 의식을 가질 때, 그 목적에 맞추어 수단이 정당화 되는 것도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정체불명의 짜투리 필름으로 교묘하게 편집된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입니다.)

주변에 영화 좋아하는 사람들이 <두 개의 문>에 대해서 제게 여러차례 언급을 하더군요.
건성으로 듣고 넘겼습니다. 봐야 할 영화들이 너무 많고 시간은 부족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봐야 할 영화 목록에는 <다크나이트 라이즈>도 맨 위에 포함되었습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언론을 통해 알고 있는 용산사태를 영화관에까지 가서 보고,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무기력감을 확인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피하고 또 피하다가 결국 어제 그 영화를 봤습니다.
옆 관에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특유의 쾅쾅하는 폭발음이 울리는 가운데 물대포로 쓰러져가는 철거민의 망루를 지켜봤습니다.
불붙는 망루를 카메라가 클로즈업으로 당길 때 심한 무기력감으로 복통까지 느꼈습니다.
카메라는 거기에 있는 사람들을 구출해내지 못하지만 안타깝게 더 가까이 가까이 다가갑니다. 결국 그들을 구할 수 없다는 현실.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잔혹하게 희생시키게 만든 걸까요?
영화 관에는 저를 포함해서 다섯 명의 관객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다섯 명은 엔딩 타이틀이 올라가는 스크린을 눈물로 지켜보다가 나왔습니다.

저는 단언합니다. 이 영화는 올해 최고의 영화 중 한편이 될 것입니다. 아니 우리 나라 다큐멘터리 영화 중 획을 긋는 작품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유가족의 동의 없는 시신 부검, 사라진 3000쪽의 수사 기록, 사라진 채증 영상.. 모두 다 아연실색할 내용이 눈앞에 벌어지지만 카메라는 사태의 진실을 위해 차분히 증언을 모으고 힘없는 사람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입니다.

영화는 용산의 문제는 아직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은 현재 진행형임을 말합니다.
이 사태가 과거 완료가 아니라 현재 진행으로 두고 고민해야 우리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잠시 미루고 이 영화 관람에 동참하셔서 섬뜩한 국가 폭력에 증인이 되어주십시오!


먼저 저부터 영화 관람 인증 샷을 올리겠습니다. 관람 인증 샷 운동에 동참바랍니다.
보잘 것 없는 영화광이 여러분에게 드리는 간곡한 호소입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