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릴단] 13일 후기
- 작성일
- 14-08-14 19:46
각종 행사에 참여하다 보니 사진 찍을 기회가 없더군요.
그냥 글로 후기 남겨 봅니다.
1. 일인시위
출퇴근 시간인 7시 30분 부터 9시 조금 넘어서 까지 도로와 인도에서 피켓 들고 있었습니다.
버스나 차량의 사람들은 대체로 무관심, 길 걷는 사람은 열에 한명정도 눈길을 주더군요.
아주머니 한분과 수염 허연 노인분이 수고한다 말해주셔서 힘이 났습니다.
2. 기자회견
청와대 앞 주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신다기에 따라 나섰습니다.
케이블티비 비정규직 노조에서 먼저 와 계셔서 예정보다 30분 정도 늦은 시간에 시작하였습니다.
승호군 아버님이었나 가슴아픈 이야기가 기억납니다.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데 가슴이 너무 아파서 묻을수가 없다고, 제발 묻게 도와달라고...
기자회견장에서 구호를 외치면 불법집회가 되어 강제해산 하겠다는 방송을 경찰에서 하더군요,
민변에서 즉각 대응을 하였는데 대법 판결문에는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위협이 없다면 강제해산은
위법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마치자마자 유가족과 일행을 순식간에 방패로 갈라놓아 버립니다. 얼결에 밀려 인도로 올라섰는데 유가족은 몇몇 분들과 함께 청와대 방향에서 고립되시더군요. 카메라 든 경찰들은 들입다 채증해대고 방패는 밀어대고 참... 개인이 몇몇이 할 수 있는게 별로 없구나 싶었습니다.
4. 김장훈, 외신 기자 회견
터덜터덜 걸어서 광화문에 복귀하고 보니 사람이 많이 늘었습니다. 김장훈 씨도 광화문에 복귀하셔서
인사를 하시네요.
어디 해외 언론에서 취재를 한다는데 교황 방문과 맞물려 진행된 회견인가 봅니다. 박보나 양과 유민아빠 등을 취재한거 같습니다.
5. 플래시몹
270명을 모아 카드섹션을 한다기에 나섰습니다. 사람이 모자라 길가던 사람들을 불러 모아 모자란 자리를 채웠습니다. 31일째 단식중이 유민아빠를 응원하는 문구라는데 전 못봤네요. 어디 언론사에는 나올듯
6. 촛불문화제
촛불을 나눠 키고 두팀 정도 공연을 하고 자유발언 무대가 10여명 정도 이루어졌습니다.
이때쯤부터 기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하더군요.
7. 마무리
모든 행사가 끝나고 삼삼오오 모여 두런두런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갑니다.
12시가 가까워 오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돌아가고 수십명만 잠자리를 준비합니다.
스윙맨 님이 주신 담요 없었으면 매우 곤란했을듯 하네요. 감사합니다. 잘 썼어요.
p.s.
전날 2~3 시간 밖에 못자 하루종일 몽롱한 상태였어요.
아무것도 안 먹으려 했는데 그걸 의식하니 점점 더 힘들어져 베팍가방에 있던 보리차 한병으로 24시간을 보냈습니다.
단 하루도 이렇게 힘든데 32일째 단식중이 유민아빠를 생각하니 참...
혹시나 광화문에서 주무실 분들을 위해 한 말씀 드리면 잠자리가 정말 불편합니다.
차의 소음, 매연, 먼지, 바람, 모기 까지는 괜찮았는데 차들이 지나며 일으키는 바닥 진동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마치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차 안에서 자는 느낌이더라구요. 아침에 일어나도 잔거 같지가 않네요.
비는 덥지도 춥지도 않을 정도로만 와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영화인 텐트 옆자리에서 주로 있었는데 한홍구 교수님이 계셨습니다.
미처 못알아 봤는데 어디서 많이 보던 사람들이 인사오고 담소 나누는 걸 들어서 알게되었네요.
그외에도 눈에 익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알아볼 정신이 없어서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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