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투심 던지지 마라.
- 작성일
- 13-05-22 08:37
일단 투심이 뭔가부터 간단히 설명할께요.
포심은 회전이 균등하게 많이 걸리는 구질이고 투심은 회전이 불균등하게 덜 걸리는 구질입니다. 회전이 많아야 공기저항으로 인한 구속감소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투심은 종속이 떨어집니다.
떨어지는 종속 때문에 포심과 비교하면 나중에 떨어지는 것같이 보입니다. 손가락이나 손목변화를 줘서 더 떨어지게 만드는 경우엔 싱커라고 부르게 되는데 두 구질은 친척 사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 이외에 불규칙한 회전때문에 좌우 움직임이 생기는 두번째 특성이 있어요.
그래서 타자를 헛스윙으로 돌려세우기보단 정확하게 맞추지 못하게 해서 땅볼을 유도하기 좋은 구질입니다. 투구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어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게 해주기 때문에 많은 에이스들이 즐겨사용합니다.
요약하자면, 투심은 (회전이 없는 공보다) 위로 떠오르는 것이 포심보다 적고, 좌우로 움직이는 것은 포심보다 많은 구질이다라고 기억하시라 이 말이죠.
류현진은 투심을 던지지 않는 투수입니다. 그럼에도 제목을 저렇게 뽑은 건 두가지 이유에서입니다.
우선, 하나는
최근에 구위에서 압도적인 다르빗슈를 제외하면 이와쿠마와 쿠로다의 선전이 돋보입니다. 그래서 류현진을 보는 팬, 전문가 중에 투심 구질 추가를 권하는 경우를 종종 봐요.
이와쿠마가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꾸준히 잘하고 있는 것에는 역시 이 투심이 큰 역할을 했는데요. 이와쿠마는 일본에서도 투심을 던지던 투수에요. 메이저 공인구가 더 자신의 주무기에 잘맞았던 케이스입니다. 그리고 사이드암에 가까운 투구를 하기 때문에 투심의 움직임이 더 심합니다.
류현진의 경우는 전에도 설명했듯이 무게중심 이동을 최대한 이용해서 위에서 내리꽂는 투구를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팔각도를 높여서 공의 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죠. 기본적인 투구폼 자체가 투심의 좌우 움직임을 최대한 뽑아내기 어려운 폼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의 투구분석 자료를 보면, 투심이라고 적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건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팔각도가 내려옴으로 인해 좌우 움직임이 커진 겁니다. 이런 경우 떠오르는 수직 움직임은 더 줄어듭니다.
좌우 움직임이 큰 공이 투심인 경우가 많으니 공의 구질을 기록하는 매체에서 가끔 류현진의 포심을 투심으로 기록하더군요. 그러나 류현진은 투심그립을 전혀 잡지 않으며, 그의 공에서 종속이 줄며 떨어지는 투심 특유의 움직임을 볼 수 없습니다.
주로 류현진이 짜내서 던질 때 이런 모습을 보게 되는데(그래서 투심으로 기록된 구질의 최고속도가 포심 최고구속보다 빠르게 기록되더군요) 자신의 좋은 밸런스로 던지지 못하기 때문에 구속은 높아도 효과적으로 제구되지도 못하고 공의 위력 또한 줄어드는 모습을 보게 되죠.
이런 것들은 류현진의 5월 부진과 맞물려있습니다. 제구 역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뜬금 볼넷이 늘어남) 다시 만난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좋은 투구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더 빠른 공을 던지려다 밸런스를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추측합니다.
류현진이 밸런스를 되찾았나 확인하려면, (팔각도가 내려온 채로 던지게 되어) 투심으로 기록되는 구질들이 얼마나 줄어들었나를 확인하면 됩니다. 같은 표현으로, 공의 수직움직임(좌우 움직임과 상보관계가 있습니다)이 얼마나 좋아졌나를 확인하면 되죠.
공의 수직으로 떠오르는 움직임이 좋아져야 체인지업도 더 효과를 보게 됩니다.
첫 이유가 투심처럼 좌우 움직임이 커지는 것을 막았으면 하는 것이었다면,
두번째 이유는, 정말로 류현진이 투심 구질 추가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겁니다. 자신의 무기들을 완전히 상실할 수 있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거든요.
투심을 던지는 투수들은 체인지업보단 커터를 통해 타자에게 혼란을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죠. 왜냐하면 커터는 투심의 좌우 움직임과 반대쪽 움직임을 갖거든요. 류현진이 투심을 효과적으로 던지려면 투구폼도 수정하고 구질 레퍼토리를 아예 틀어야 하는 것으로 시즌 중 조언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아니에요. 물론 매덕스처럼 투심을 던지고, 마리아노 리베라처럼 커터를 던질 수 잇다면 당장 배워야겠죠. 그러나 너무 어렵습니다.
류현진이 박찬호로부터 투심, 커터 그립을 배웠지만 밸런스가 깨져서 포기했다는 것이 바로 이런 내용을 함축하고 있었을 겁니다. 계통이 아주 다르다보니 오히려 주무기인 다른 구질들에 해가 되었던 거죠.
게다가 손가락 장난으로 인한 전체적인 구위 감소를 가져올 수 있는 큰 위험이 있죠. 많은 에이스들이 매년 구속, 구위가 떨어지다가 배팅볼 투수가 되는 것은 이 투심-커터 조합과 관련이 있고, 이 구질들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려면 제구력(커맨드) 역시 중요합니다.
베켓의 몰락이 그걸 잘보여주는데 베켓은 포심으로 타자들을 압도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자 투심투수로 변신을 시도합니다. 그러나 아직 그 공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하더군요. 종속을 더 줄여 더 떨어뜨려야 하는데 공이 덜 떨어지면서 피홈런을 양산하죠.
두 주장을 요약하자면, 류현진의 현재 부진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잘은 몰라도, 마음이 급해지면서 자기 밸런스를 잃어버린 까닭이지 류현진이 지닌 구질의 부족함 때문은 아니었으며(물론 나중에는 문제시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자신의 투구 매커니즘에 맞지 않는 구질들을 익히려고 하기보단 현재 자신의 구질을 갈고 닦고 구속보다는 제구와 공의 움직임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입니다.
덧)이럴 때 류현진을 가장 잘 아는 코치인 한용덕 코치가 도움을 주면 좋을텐데라는 생각이 드네요.
포심은 회전이 균등하게 많이 걸리는 구질이고 투심은 회전이 불균등하게 덜 걸리는 구질입니다. 회전이 많아야 공기저항으로 인한 구속감소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투심은 종속이 떨어집니다.
떨어지는 종속 때문에 포심과 비교하면 나중에 떨어지는 것같이 보입니다. 손가락이나 손목변화를 줘서 더 떨어지게 만드는 경우엔 싱커라고 부르게 되는데 두 구질은 친척 사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 이외에 불규칙한 회전때문에 좌우 움직임이 생기는 두번째 특성이 있어요.
그래서 타자를 헛스윙으로 돌려세우기보단 정확하게 맞추지 못하게 해서 땅볼을 유도하기 좋은 구질입니다. 투구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어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게 해주기 때문에 많은 에이스들이 즐겨사용합니다.
요약하자면, 투심은 (회전이 없는 공보다) 위로 떠오르는 것이 포심보다 적고, 좌우로 움직이는 것은 포심보다 많은 구질이다라고 기억하시라 이 말이죠.
류현진은 투심을 던지지 않는 투수입니다. 그럼에도 제목을 저렇게 뽑은 건 두가지 이유에서입니다.
우선, 하나는
최근에 구위에서 압도적인 다르빗슈를 제외하면 이와쿠마와 쿠로다의 선전이 돋보입니다. 그래서 류현진을 보는 팬, 전문가 중에 투심 구질 추가를 권하는 경우를 종종 봐요.
이와쿠마가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꾸준히 잘하고 있는 것에는 역시 이 투심이 큰 역할을 했는데요. 이와쿠마는 일본에서도 투심을 던지던 투수에요. 메이저 공인구가 더 자신의 주무기에 잘맞았던 케이스입니다. 그리고 사이드암에 가까운 투구를 하기 때문에 투심의 움직임이 더 심합니다.
류현진의 경우는 전에도 설명했듯이 무게중심 이동을 최대한 이용해서 위에서 내리꽂는 투구를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팔각도를 높여서 공의 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죠. 기본적인 투구폼 자체가 투심의 좌우 움직임을 최대한 뽑아내기 어려운 폼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의 투구분석 자료를 보면, 투심이라고 적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건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팔각도가 내려옴으로 인해 좌우 움직임이 커진 겁니다. 이런 경우 떠오르는 수직 움직임은 더 줄어듭니다.
좌우 움직임이 큰 공이 투심인 경우가 많으니 공의 구질을 기록하는 매체에서 가끔 류현진의 포심을 투심으로 기록하더군요. 그러나 류현진은 투심그립을 전혀 잡지 않으며, 그의 공에서 종속이 줄며 떨어지는 투심 특유의 움직임을 볼 수 없습니다.
주로 류현진이 짜내서 던질 때 이런 모습을 보게 되는데(그래서 투심으로 기록된 구질의 최고속도가 포심 최고구속보다 빠르게 기록되더군요) 자신의 좋은 밸런스로 던지지 못하기 때문에 구속은 높아도 효과적으로 제구되지도 못하고 공의 위력 또한 줄어드는 모습을 보게 되죠.
이런 것들은 류현진의 5월 부진과 맞물려있습니다. 제구 역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뜬금 볼넷이 늘어남) 다시 만난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좋은 투구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더 빠른 공을 던지려다 밸런스를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추측합니다.
류현진이 밸런스를 되찾았나 확인하려면, (팔각도가 내려온 채로 던지게 되어) 투심으로 기록되는 구질들이 얼마나 줄어들었나를 확인하면 됩니다. 같은 표현으로, 공의 수직움직임(좌우 움직임과 상보관계가 있습니다)이 얼마나 좋아졌나를 확인하면 되죠.
공의 수직으로 떠오르는 움직임이 좋아져야 체인지업도 더 효과를 보게 됩니다.
첫 이유가 투심처럼 좌우 움직임이 커지는 것을 막았으면 하는 것이었다면,
두번째 이유는, 정말로 류현진이 투심 구질 추가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겁니다. 자신의 무기들을 완전히 상실할 수 있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거든요.
투심을 던지는 투수들은 체인지업보단 커터를 통해 타자에게 혼란을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죠. 왜냐하면 커터는 투심의 좌우 움직임과 반대쪽 움직임을 갖거든요. 류현진이 투심을 효과적으로 던지려면 투구폼도 수정하고 구질 레퍼토리를 아예 틀어야 하는 것으로 시즌 중 조언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아니에요. 물론 매덕스처럼 투심을 던지고, 마리아노 리베라처럼 커터를 던질 수 잇다면 당장 배워야겠죠. 그러나 너무 어렵습니다.
류현진이 박찬호로부터 투심, 커터 그립을 배웠지만 밸런스가 깨져서 포기했다는 것이 바로 이런 내용을 함축하고 있었을 겁니다. 계통이 아주 다르다보니 오히려 주무기인 다른 구질들에 해가 되었던 거죠.
게다가 손가락 장난으로 인한 전체적인 구위 감소를 가져올 수 있는 큰 위험이 있죠. 많은 에이스들이 매년 구속, 구위가 떨어지다가 배팅볼 투수가 되는 것은 이 투심-커터 조합과 관련이 있고, 이 구질들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려면 제구력(커맨드) 역시 중요합니다.
베켓의 몰락이 그걸 잘보여주는데 베켓은 포심으로 타자들을 압도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자 투심투수로 변신을 시도합니다. 그러나 아직 그 공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하더군요. 종속을 더 줄여 더 떨어뜨려야 하는데 공이 덜 떨어지면서 피홈런을 양산하죠.
두 주장을 요약하자면, 류현진의 현재 부진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잘은 몰라도, 마음이 급해지면서 자기 밸런스를 잃어버린 까닭이지 류현진이 지닌 구질의 부족함 때문은 아니었으며(물론 나중에는 문제시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자신의 투구 매커니즘에 맞지 않는 구질들을 익히려고 하기보단 현재 자신의 구질을 갈고 닦고 구속보다는 제구와 공의 움직임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입니다.
덧)이럴 때 류현진을 가장 잘 아는 코치인 한용덕 코치가 도움을 주면 좋을텐데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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