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 작성일
- 16-03-18 18:08
안녕들하세요.
아직 불금이 시작되기 직전이라 불펜이 활기가 넘치는군요~
저는
요즘 계속 커피숍에 출근해서 계속 연극영화과 학부생들이 4년동안 배우는 내용을
다급하게 머리에 쑤셔넣는 일상을 계속하고 있답니다.
오늘은 아직 책 몇 쳅터 넘기지도 않았는데
도저히 집중이 안되고 잠도 오고 해서 일단 베팍에 들어와봤어요.
또 수다를 떨자면
얼마전에 남편님이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인터넷+텔레비전 통신사를 바꿨어요.
원래 스크였는데, 그래서 가족 모두 핸드폰이랑 인터넷까지 묶음을 해서
(일 년만 기다리면 30년이 된다고요!!!!!) 쓰고 있었는데
홀랑 엘지로 바꿔버렸다는...
그러고는 그거를 자기 용돈 통장으로 요금이 나가게 설정을 해놓고는
자꾸 용돈에서 그게 나간다고 하소연을 하길래
그러면 신용카드 결재로 바꾸자. 하고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었어요.
카드로 바꾸겠다고 했더니 그러면 이름이랑 생년월일, 카드번호를 불러달라더라고요.
그래서 아무생각없이 이름, 생년월일, 카드 번호 16자리까지 다 불러주고 나서
유효기간까지 육성으로 불러주려다가
"아.... 잠깐만요. 근데 이거 다이얼로 안하고 다 이렇게 불러드려야 하나요?"
"네. 고객님"
"근데... 이거 녹취되는거 아닌가요?"
"네. 맞습니다 고객님."
그래서 아. 그럼 나중에 직접 찾아가서 하겠다. 그런데 지금 내 개인정보가 녹음된 녹취는 좀 삭제를 해달라.
에서부터 설전이 시작됐어요.
이건 우리가 잘 보관하는거다, 우리는 원래 카드번호를 육성으로 불러주는 시스템이다,
절대로 유출될 일은 없다, 혹시 유출되어서 피해가 발생할 일은 절대 없으니 걱정하지 말아라 어쩌고 저쩌고....
상담직원도 이런 경우가 처음이었는지 굉장히 당황하면서 여기저기 알아보고는
근데 규정상 삭제가 안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나중에 다시 전화를 걸어서, 그러면 그 규정을 보내줘라, 규정이 없다고?
그러면 삭제가 안된다는 근거는 어디서 나오나요? 아니 삭제가 규정상 안된다면서요.
그러니까 규정이랑, 삭제가 안된다는 내용을 서면으로 보내달라고요. 고소할거라고요.
하는 실랑이까지....
그러고는 고객센터 상담직원보다는 책임소재가 더 많은 윗 급의 직원이 다시 전화를 걸고
규정은 있는데 너님한테 보여주면 안된다는 규정이 있다 는 소리를...
그래서 저는 그러면 그런 규정때문에 규정도 못 보내주고 삭제도 안된다는 내용을 서면으로 보내라.
그런 서면 양식이 없다, 는 소리를 듣고 결국은 폭발...
니 자필로라도 이러저러해서 이러저러하고
그래서 너네는 지금 나한테 동의도 구하지 않고 녹취 전에 고지도 하지 않아놓고 녹음한 통화내용을
지울 수 없다고 배째라고 하고 있는 뻔뻔한 애들이라는 걸 서면으로 보내라고!!!!!!
.... 이러한 내용을 가지고 통화를 약 네 번, 기간으로 치면 일주일 정도의 기간동안
엘지유플러스 인터넷 고객센터랑 싸웠....
엊그제 편지가 왔네요.
제가 요구한 내용대로, 규정상 삭제가 안되고 규정상 그 규정을 보여줄 수 없다는 내용을요.
하아... 지금 생각해보면 왜 별것도 아닌 것 가지고 이렇게까지 혼자 흥분했는 지.
어차피 고소할 것도 아니면서.......
혼자 열받기 시작하면 스스로 멈춰지지가 않는 듯.
비슷하게 퇴원기념으로 홍콩(진짜 홍콩이요)에 놀러가려고 비행기 표를 사는데
두 명 왕복이 가능한 마일리지가 있어서 그걸 좀 써보려는데
아오.... 인터넷으로 안되는건 오지게 많고(대한항공...)
가족 결합부터 결합된 가족끼리 마일리지 합산 동의, 이후 비행기표 예약, 결재까지
단 한가지도 한 번에 진행이 되지 않아
어제 오늘 이틀 새에 대한항공에만 전화를 한 시간 이상하고
비루한 요금제의 음성통화 다 써버리고 오늘 오후 결국 열받아서 열폭중인데
지하철에서 옆자리 아줌마가 문자한다고 계속 팔꿈치로 찍어가지고
뱃 속 깊은 곳 부터 욕이 올라오는 걸 얼마나 꾹 참았는지....
'분노조절장애가 오고 있다' 는 문자에 바로 남편이 전화를 해줘서
멀쩡히 연습 잘 하고 있는 남편님에게 대신 "이 ㅇ같은 ㅇㅇ 년이 ㅇㅇ!!!!!!!!!!" 하고 소리지르니
속이 엄청 시원해졌.
뭐, 결론은 열받아서 엘지유플러스 해지하려고 했는데
해약금만 35만원에 가입 당시 남편님이 또 뭔 상품권을 받았다는데 그것도 토해내야 하고;;
그래서 앞으로 2년 간 닥치고 써야하고,
비행기표는 마지막에 저한테 괜히 어마어마하게 공격당하신 직원분이
출국 당일 공항에서 다 해결할 수 있게 손써놓겠다고 해주셔서
(그런데 인터넷으로 로긴해서 괜히 손대면 설정이 바뀔 수 있으니 재신청같은건 하지 마시고요. 란 말을 듣는 바람에 )
출국날까지 이게 정말 믿어도 되는건가
미심쩍은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야하는 상황이 됐....;;;
아침부터 태블릿 피씨 사용법을 설명해내라는 아빠때문에 아침 8시에 호출당해서
아, 그게 아니라고오!!!! 를 백 번 하면서 설명해주고
오후 4시까지 항공사랑 실랑이 하고
지하철에서는 아줌마랑 싸울 뻔하고.
한 것도 없이 별 것도 아닌 것들로 공부 시작도 전에 이미 피곤한 하루네욥.
생각해보니 저는 제가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드는 쓸데없는 기능을 가지고 있네요...
그럼 다들 불금되시라는.
저는 이제 한국현대희곡론이나 읽어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