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
- 작성일
- 13-02-12 23:49
어제 설맞이 가족모임에서 우리 외가식구들의 단상.
(이제와서야 밤새 담배피며 맥주 들이킨 걸 후회하며 팩을 덕지덕지 붙이고 기다리는 김에 뻘글 하나 투척.)
큰외삼촌이 페이스북 가족들 페이지에 공지를 올렸더랬죠.
"이번 설은 주일이라 월요일에 점심식사 함께합니다.
10시까지 오세요.
이번에 오면 파리에서 귀국한 도롱뇽이도 보여주겠습니다.(특별사은행사냐...;;;)"
울 부모님은 아침부터 친가에 가서 혼자 일어나 꿈지럭대다 11시 쯤 집에서 나왔죠.
'점심인데 뭔 10시까지 오라고 난리야...'
버스타고 5분만에 외가에 도착.
하나.=================================================
문 덜컹.
큰 외숙모 : 누구~~~~~?????
나 : 나.
큰 외숙모 : 어머~~~~~~~~~ 뇽이 왔네~~~~~~~~에~~~~~?????
얼른 떡썰어. 작은 외숙모가 막내며느리 주제에 일하기 싫어서 손을 베었어~~~~~~~~
작은 외숙모 :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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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사촌동생(큰외숙모와 큰삼촌의 딸, 작년 10월에 결혼) : 나왔엉~~~, 엄마 근데 목은 왜그래?
큰 외숙모 : 응. 점뺐어.
사촌동생 : 엄마 근데 진짜 보기흉하다. ㅋㅋㅋㅋ 그걸 왜 꼭 명절 직전에 뺐어~~ ㅋㅋㅋㅋ 아웃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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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문 덜컹.
큰 외숙모 : 아니 시누이가 돼서 시집에 이렇게 늦게오고 말이야~, 응? 일도 안하고
막내이모 : ..... 언니. 나 지금 친정온거야, 친정!!!
큰 외숙모 : 아, 맞다. 그르네.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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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
고스톱.
나 : 제부... 처음 맞는 명절에 처가에 온 새 사위주제에 내 돈 이렇게 따도 되겠어요.......??
사촌동생 : 오빠 괜찮아. 언닌 원래 잃어. ㅋㅋㅋㅋ
옆에서 젠가 하던 큰 삼촌 : 누가 아이스크림 사와라.
나 : 내가 갈게. 제부. 땄으니 카드 내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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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윷놀이
우리엄마 : 자. 남씨(울 엄마 남씨) 대 잡씨(;;;;) 로 합시다!
한참 윷놀이중
큰 외숙모 : (큰이모한테) 형님, 여기서 걸해야 돼요, 걸.
우리엄마 : 언니... 지금 언니는 언니(이모)랑 다른 편이야...
큰 외숙모 : 어머머머머!! 그런거야???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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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놓고 보니 우리 큰외숙모 진짜 멋진 큰 며느리, 올케인 것 같아요. ㅎㅎ
새로 장가온 제부가 있으면 어색하게 되지 않을 까 살짝 걱정했는데
엄청 가감없고 직설적인 우리 가족들이랑 의외로 서글서글 잘 어울려서 놀고
6년만에 가족들과 설을 보냈더니 마음이 엄청 따뜻하네요. 훗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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