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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 창조론 논의하는 거 보다보면, 결국 빅뱅이론까지 이야기가 진행되더군요. 우주의 시초는 신에 의한 것이고 그 이후는 진화했다라고 수정하기도 하고, 태초에 빅뱅이 있었다라고 하면 되지 않느냐라고도 하고.

하여간 그에 관한 뻘글 하나 적립합니다. 사람들이 진화론은 대강 아는 거 같은데 왜 빅뱅이론은 대강이라도 잘 모를까요?



빅뱅이론은 우주가 팽창하니까 과거엔 점이었어야 한다는 중력이론의 결과로 처음 등장한 것은 맞으나, 결국 그 엄청난 에너지가 아주 작은 부피에서 시작하려면, 양자이론을 이해해야 빅뱅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양자이론을 모두 이해할 필요는 없고, 불확정성의 원리를 전제로 받아들이고 시작하죠. 불확정성의 원리가 말하는 것은 위치와 운동량 둘을 동시에 정확하게 가질 수는 없다는거죠. 하나가 정확해지면 나머지 하나가 더더 불확정해집니다.

같은 이유로 우리가 어떤 한 시점에 에너지를 정확하게 가지는 것 역시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에너지가 없다라는 것은 에너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셈이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진공이라고 부르는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에너지가 요동을 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공이라고 해도 우리가 '무' 라고 부르는 것과는 다릅니다. '무'라고 하는 것은 공간과 시간마저도 존재하지 않는 거에요. 그런 정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도 양자효과에 의한 에너지 요동은 있어야만 하죠. 그러나 그것을 평균내면 없는 것과 다름없는 그런 요동이요.

이제부터 핵심적인 부분인데요.

하지만 서서 오줌을 싸는 남자들이 잘 알고 있듯이 변기에 오줌을 싸면 대부분 변기 안에 수렴하지만, 일부는 상당히 높은 곳까지도 튀죠. 오줌이 갖는 평균적인 에너지는 오줌방울이 그렇게 높이까지 튀는 것을 막을 것 같지만, 아주 작은 오줌 방울들은 때로는 더 높은 에너지를 얻어 튀어오릅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오줌 입자들은 세면대까지도 튄다고 앉아쏴 운동을 하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어린 아이들에게 물리적인 사고를 가르치려면 역시 서서싸도록 해야죠. 물리학과에 남자만 많았던 것은 이러한 이유였던 것입니다 ㅠㅠ ..... -_- 아 재미없다.


하여간, 아주 작은 확률로 요동치는 에너지의 양이 클 수 있어요. 아주 아주 작은 확률로는 그 에너지가 상당히 긴 시간동안 살아남을 수 있는 우주를 만들수 있을 정도로 클 수도 있겠죠.

(사실 여기에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요. 과연 시간마저도 존재하지 않는 무에서 사건이 일어날 확률을 어떤 식으로 정의할수 있을까요?)

그럼 그렇게 만들어진 작은 공간 안의 거대한 에너지는 대폭발을 일으켜 지금의 우주가 되는 거죠.



요약하자면, 양자이론에 의하면, 아무 것도 없는 시공간에서 에너지가 만들어질 수 있다. 그런데 그 에너지의 크기는 정해진 것이 아니라 어떤 분포를 이루거나 할텐데, 아주 작은 확률로 그 에너지가 무지무지하게 클 수도 있다. 에너지가 큰 우주일수록 더 작은 확률로 만들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