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레스토랑에서 생긴 일
- 작성일
- 13-03-03 19:16
오늘 외국인 친구 둘이랑 순대국을 먹고 왔어요
혼자 가려면 먼데 제가 맛있다고 소개해줘서 친구차타고 간거져 ㅋ
순대국 먹고 나서 술도 간만에 좀 했네요
순대국집 가서
옆 레스토랑은 텅비고 순대국집 앞에서 줄서서 기다리니
외국애들이 지나가다가 뭐길래 이리 줄서냐고 물어보고 ㅋ
들어가서 맛있게 먹을 때까지만 해도 기분 좋았져
옆 테이블에 40-50대 한국인 이민자 아저씨들이 앉아있었거든요
근데 술을 좀 드셔서 화장실을 자주 가더군요
사람이 많고 자리가 좁아서 제가 계속 일어나 자리를 비켜드려야했죠
제가 친구들이랑 영어 쓰니까 한국인인줄 모르고 영어로 공손히 익스큐즈미하길래
일어나면서 한국어로 한국인임을 밝히고 지나가라고 공손히 말했죠
근데 그 이후 지나갈땐 태도가 돌변하거군요
기분이 상해 표정이 굳었지만 전 공손함을 유지했습니다
아무말 없이 자리를 공손히 비켜주었는데 밀치듯 팔자걸음으로 지나가더군요
그 무례해진 태도에 한국어를 알아듣지도 못하는 친구가 저 사람 니가 한국인이라고 갑자기 막대하는 거냐고 물어보더군요
더 황당했던 건 옆에 자기 친구들한테
"아, 한국인이더라고" 하면서 제가 바로 곁에 있는데도 자신의 무례함의 근거를 친구들에게 설명하고 있었다는거죠
처음에는 그 무례함에 상했던 기분이
점점 그 아저씨들에 대한 동정으로 변하고 슬펐습니다
차라리 처음부터 당당했다면 이리 슬프진 않았을텐데
평소 그분들의, 여기에서의 만족스럽지 못한 삶의 애환을 느끼고 말았죠
어디가나 당당합시다
그리고 여유있는 모습, 자신감에서 나오는 매너 잃지 맙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