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일반인들에게 세금은 가장 피부에 와 닿는 문제지만, 실제 세금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개인적으로는 극소수라고 생각합니다.

http://palix.tistory.com/658

위의 링크는 소득과 세율에 대해 정리해 놓은 표입니다.

이런 표는 많이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소득구간 별 세율을 엉터리로 해석하는 게 대부분이죠.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의 연봉이 1억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별 생각없이 1억 짜리 연봉을 받는 사람이 적용받는 세율은 35%이므로, 이 사람은 3,500만원을 세금으로 납부한다고 멋대로 결론을 내립니다.

자, 그렇다면 위의 간단한 문장에 얼마나 많은 오류가 포함되어 있을까요?

첫번째, 연봉과 과세표준(과표)의 개념을 동일시하는 오류입니다.

연봉이 1억인 사람의 과표는 실제 1억이 아닙니다.

각종 (소득) 공제를 받으면 과표는 그에 훨씬 못 미치지요.

그래서 중요한 개념이 한 개 등장하는데, 바로 유효세율이라는 것입니다.

이게 뭐냐면, 소득세를 소득세 비용 차감 전 소득 (영어로 하면 pre-tax income이라고 하는데, 이게 더 쉽게 와 닿을 듯)으로 나눈 값입니다.

예를 들어, 연봉 1억인 사람이 각종 소득공제를 받았더니 과표가 5천만원으로 줄고, 실제 납부한 소득세가 1천만원이라면 유효세율은 20%(1천만 나누기 5천만)가 되는 거겠죠.

맨 처음 계산 (35% 세율)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의 멍청한 경제지 찌라시들의 기사들에는 이런 유효세율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한계세율(아래에 설명 예정)을 들먹이면서 우리나라가 세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느니, 낮느니 하는 헛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속이는 게 쉬운게, 세율을 낮추고 대신 각종 소득 공제를 축소하면 결과적으로 유효세율은 변하는 게 없지만 '시각적 효과'로만 본다면 마치 세율이 낮아졌으므로 세금이 줄어든 것 같은 착시현상을 유발하지요.

중요한 건 '한계세율'이 아니라 '유효세율'입니다.

두번째, 한계세율과 적용세율을 동일시하는 오류입니다.

위의 링크의 세율 테이블을 다시 볼까요?

연봉 1억을 받는 월급쟁이가 편의상 소득공제가 없다고 가정하지요.

이 경우에는 연봉=과표가 됩니다.

이 사람이 실제 납부하는 소득세는 얼마일까요?

3,500만원?

아닙니다.

누진적(Progressive)인 세율 구조 상, 이 사람이 납부하는 세금은 1,590만원+(1억-8,800만원)x35%=2,010만원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35%의 한계세율을 실제 적용되는 세율로 착각합니다.

하지만 35%는 최고소득구간에 적용되는 소득 (위의 경우 8,800만원 초과분)일 뿐 그 아래의 소득에 대해서는 낮은 세율을 적용받지요.

극단적으로 어떤 사람이 8,801만원이라면 그 사람 소득세율은 35%고, 8,789만원이라면 세율은 직전 구간 세율인 24%라면 바보가 아닌 이상 연봉을 2만원 깎이고 훨씬 적은 세금을 낼 겁니다.

그래도 소득세의 누진적 구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듯 합니다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이런 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합니다.

세번째, 원천징수에 대한 몰이해입니다.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안타까운데요, 많은 사람들은 원천징수액을 세금납부액과 동일시하고 원천징수를 많이 떼이는 것을 세금으로 생각하고 반대로 연말 정산을 마치 국가에서 주는 보너스 정도로 착각합니다.

원천징수는 일종의 선납(prepayment)입니다.

매 달 원천징수 금액이 크면 대신 연말 정산 시 받는 금액이 커지고 반대로 원천징수를 줄이면 연말 정산 시 환급받는 금액이 줄어들거나 심지어 납부를 해야 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런 원천징수 금액을 세금으로 간주하고, 매달 월급의 30%를 국가에서 가져가니 내 세금은 30%라는 식으로 멋대로 해석을 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관련해서 아래 기사를 참고하세요.

http://news.jkn.co.kr/article/news/20120910/7592335.htm

(원천징수의 개념이 부족한 사람들은, 원천징수가 줄어들면 세금이 경감되는 듯 착각을 하겠죠.)

네번째, 준조세에 대한 개념 부족입니다.

소득세 말고도 이래저래 뜯기는(!?) 조세 및 준조세가 있는데 이것을 소득세와 동일시한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게, 바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건보료)인데 음모론 좋아하는 분들 입장에서야 국민연금은 나라에서 사기치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겠고, 건보료는 나는 평생 한 번 병원 근처도 안가는데 왜 강제로 이런 것을 내야 하는지 모르겠으므로 이것도 세금과 마찬가지라고 하겠죠.

우선 건보료는 말 그대로 보험입니다.

평생 안 아픈 사람도 언제 큰 병 걸릴 지 모르고 병원 신세를 져야할 지 모르죠.

웃긴게, 사람들은 생명보험, 암보험에 대해서는 보험이라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건보료는 이게 얼마나 큰 안전장치인지 모른다는 겁니다.

(주변에도 건보료 때문에 툴툴거리는 사람들 많으시죠?)

국민연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용돈연금이니 뭐니 폄하가 많지만, 이건 국민연금의 구조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의 유치한 음모론적 시각(착각)에 불과하죠.

이준구 교수님의 아래 푸념글이 재미있습니다.

http://jkl123.com/sub5_1.htm?table=board1&st=view&page=1&id=9389&limit=all&keykind=content&keyword=연금&bo_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