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로.
- 작성일
- 14-05-20 02:56
사람과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
알아갈수록 아프고.
알아갈수록 기쁘다.
위로가 필요한 밤은 계속 되고.
.......
대선과 세월호 비극을 겪고.
길을 걸으면서 새삼 낯선 모든 것에 굳어진 마음.
나를 감싸고도는 고립감과 유배감에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을 쳐다봤습니다.
그날 밤 이들은 어떤 선택을 어떤 확신이 들어서 어떤 기분으로 보냈을까.
나와는 다른 가치로. 내 상식과 다른 선택을 한 얼굴들이 자꾸만 눈에 들어오는 겁니다.
엉망으로 살아온 덕에 마음 둘 곳 없는 남자.
분노하고 슬퍼하고 또 환호하고 담담한 사람들 속에서.
다 큰 남자가 위악으로 가득 차 시원하게 울지도 못해.
눈물을 유난히 아끼는 사람으로서.
그 이유의 대부분은 남들에게 동정이 낯설어 고개를 숙이지 않은 천성 때문이기도
표면이 강해보이도록 교육을 받고 자란 탓도 있을테지.
이 틀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이젠 남들의 시선에 연연해서는 안되는 건데.
이대론 안된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막힌 가슴 풀어내고 마냥 울고 싶은 감정에 순응하기로.
울어도 될것같은 장소를 찾아. 봉하마을로 가기로.
노짱. 그곳은 이곳보다 평안하십니까.
정신이 건강한 시기. 웃는 낯으로 찾으려 했는데. 좀 서둘러 보고 싶어졌습니다.
울어도 되는 공간을 찾는것.
그곳이라면 서성대며 눈물 흘려도 될 것 같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