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이미 이전의 두번의 글로 투심을 던지면 왜 안되는지 설명했기 때문에, 이 글은 자랑글입니다.

일단 (1),(2) 글 링크 겁니다.

http://baseballpark.co.kr/bbs/board.php?bo_table=bullpen3&wr_id=334042&sca=&sfl=mb_id%2C1&stx=physhik&page=2

http://baseballpark.co.kr/bbs/board.php?bo_table=bullpen3&wr_id=336279&sca=&sfl=mb_id%2C1&stx=physhik

제가 이 연재를 시작한 건 두달 전인 5월 22일입니다. 동기는 류현진의 포심의 좌우 무브먼트를 칭찬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많았고, 심지어 비선출 전문가들마저 그러는 걸 봤기 때문이었어요.

(얼마전 야구 덕후들이 해설하는게 더 낫다는 논의도 베팍에 있었지만, 선출들은 아는 걸 이론으로 표현하지 못하더라도 그 이론들을 몸으로 압니다. 이런 건 경기를 보고 자료만 들여다보는 덕후들은 알기 어려운 것들이에요. 우리나라가 엘리트 체육에서 벗어나 이론/실전을 겸비한 야구해설들이 등장하게 되면 저런 논의는 사라지게 될 거에요.

메이저만 봐도 mlb network에서는 선출해설들이 나와서 선수들의 타격, 수비, 피칭등을 분석하는데 아주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있죠. 야구이론의 시작만 해도, 첫 이론서는 테드윌리엄스에 의해서 쓰여진 것이구요.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worldbaseball&ctg=news&mod=read&office_id=109&article_id=0002584784

드디어 투심을 던지면 안된다는 식의 기사가 떴습니다. 그리고 현장 지도자들의 의견을 인용했군요. 저 역시 김성근이 포심을 던질 때 팔각도를 지적한 것을 인용한 적이 있죠.



어제 이전, 6주 정도 류현진 경기를 보지 못했는데, 공의 무브먼트를 나타내는 자료인 pitchfx는 대강 봤었습니다. 올스타전 이전에 삼진이 줄면서 맞춰잡을 때는 방어율은 계속 내려갔지만, 세부적인 내용이 아주 안좋았어요.

마치 08-09년의 류현진을 보는 것 같았는데요. 삼진 비율이 줄어들었죠. 류현진은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이고 삼진을 많이 잡는 피칭을 해야 하는 투수입니다.
 
삼진이라는 것은 타자가 스윙을 해도 맞추지 못하거나 허를 찔려 스트라이크로 들어오는 공을 지켜볼 때 생기는 것으로 투수가 타자를 완전히 압도했을 때 발생하니까,

사실 삼진이 좋은 건 비단 류현진에만 해당하는 말은 아니죠. 맞춰잡는 것으로 유명한 투수들도 위대한 투수라고 불리우는 투수들은 삼진 수치가 꽤 좋은 편입니다. 잘나갈 때의 브랜던 웹이나 케빈 브라운 같은 싱커투수도 삼진이 많고 매덕스도 삼진이 많죠.

같은 투수의 삼진 숫자가 한두경기가 아니라 한달 가량 자신의 평균보다 낮게 유지되는 것은 안좋은 징조고, 공의 움직임을 찾아보면 위 아래(수직) 움직임이 줄어들어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글을 적진 않고, 라노마 님 댓글에 댓글로만 조금 썼던 적이 있는데,

류현진이 "투구폼을 살짝 바꿔봤다"라는 말을 했을 때는 정말 많이 우려했었어요. 투수는 지속성이 생명입니다. 자기가 하던 거 시즌 내내 꾸준히 할 수 있어야 슬럼프가 적습니다. 이런 지속성이 좋으려면 투구폼에 군더더기가 없어야 합니다. 감정없이 고기값을 번다는 마음으로 자기가 원하는 곳에 늘 한결같이 던질 수 있는 투수가 좋은 투수입니다. 매덕스가 대표적이고 지금은 클리프 리가 이런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류현진도 기량은 저들보다 떨어지지만 같은 류의 장점을 가졌어요.

그런데 그런 투수가 변칙투구를 한다라는 건 자신의 한계에 이르렀다라는 것의 다른 표현일 수 있기 때문에, 무척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성적이 유지가 되더라구요. 그럼 결론은 운이 좋아서 그 위기가 아직 찾아오지 않았거나, 류현진이 제가 이해하고 있는 야구에 대한 생각들을 뛰어넘는 천재라는 것이었겠죠. 하지만 최근 몇번 부진하면서 그 걱정이 현실화되었었어요.

후반기 첫경기야 오래 쉬다 나왔으니 표본이 되기 부족하였고 어제 경기가 중요했는데, 어제는 좋은 수직 움직임을 기록하면서 무척 잘던졌습니다. 결국은 전반기 마지막의 부진은 원정경기에 대한 부담과 체력문제로 귀결되게 됩니다. 지쳐서 팔각도가 내려오고 그래서 투심처럼 좌우움직임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이제는 크게 걱정을 안하게 되었어요. 새 리그에 뛰어든 루키가 체력문제를 겪고 후반기에 성적이 조금 하락하는 건 자연스러우니까요. 오히려 그런 하락을 요행으로 막아보겠다고 자기 틀을 깨뜨리게 되면 돌이키기 힘든 큰 밸런스 붕괴로 이어지게 됩니다.



류현진이 자신의 피로도, 팔각도, 공의 움직임 사이의 관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거 하나는 명심해줬으면 합니다. 구로다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단 한구도 버리지 않는다라고요. 볼을 던질 때도 다음 공을 생각해서 잔상을 심는다고요. 최근에 매팅리가 류현진이 부진할 때 커브, 슬라이더의 보강을 요구한 적이 있는데,

특히 커브를 보강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에도 적었지만 삼진때문입니다. 류현진은 공끝이 떠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포심을 가지고 있고 이걸 더 살리려면 타자의 시선을 아래쪽으로 끌어내릴 필요가 있어요. 류현진의 커브는 아직 문제가 많은 구질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던져줘야 합니다.

어제 마지막 삼진이 커브로 잡은 삼진이었는데, 인상적이었던 건, 류현진이 고개를 두번 저어가면서 직접 선택해서 던진 공이었고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는 거죠. 류현진의 커브구사가 적어진 건 라몬헤르난데스의 퇴출과 관련이 있어요. 라몬은 멀더나 지토와 전성기를 구가했던 포수답게 포심, 커브 조합을 잘 이용하는 포수거든요. 4월에는 라몬과 호흡을 맞춘 경기가 유난히 많았고 많은 삼진으로 이어졌었어요.



어제는 류현진이 홈에서 컨디션이 무척 좋은 날이었기 때문에, 다음 컵스와의 원정경기가 후반기 류현진의 성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