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프로를 추천합니다.
- 작성일
- 12-08-16 21:12
전 원래 야구중계 아니면 티브이를 잘 안봐요. 특히 지상파 방송에선 보는게 없습니다.
근데 목요일저녁에 집에 있게 되면 이 프로그램은 꼭 틀어봅니다.
네 바로 '한국인의 밥상'입니다. 리포터겸 나레이션은 최불암 어르신께서 맡아주셨는데요.
주 포맷은 "맛기행" 입니다. 최불암님께서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각종 음식들을 맛보는 것이죠.
다소 상투적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내용만은 상당히 차별적입니다.
보통 우리가 보는 요리프로와는 달리 각 마을마다 전해내려오는 소박한 밥상이 주인공입니다.
과거에 가난하고 어렵게 살아올때의 음식들이 대부분 화면을 채웁니다.
그렇기에 밥상은 항상 조촐합니다. 어떤 특별한 것이 아닌
옛날에 어머니가 조미료도 없이 재료와 손맛으로만 빚은, 마음이 느껴지는 맛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당시엔 쌀밥이 없어서 빚은 수수망태기 같은 음식들이 자주 보여집니다.
보통 TV요리프로나 예능을 보면 국물 한숫갈만 먹고도 오만 표정과 소리를 내며 과하게 표현하는 장면들이 많죠.
그러나 이프로는 그런거 없습니다.
최불암님께서는 보통 "참 부드럽습니다", "향이 아주 진합니다" 하며 점잖은 리액션을 보여주십니다.
(처음볼땐 저분이 맛이 없어서 그러나;;;했는데 계속보니 원래 그러신 분 같습니다)
프로그램도 최불암님처럼 과함이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 전하면서 시대적인 상황이나 풍습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주시지요.
어쩌면 음식만큼이나, 부모님과 고향에 대한 아련한 감정이 더 전해오는 느낌입니다.
오늘은 또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경북 봉화마을의 어느곳이었습니다.
임진왜란이 터지고 갓 결혼한 22살의 새신랑이 새댁을 홀로두고 전쟁터로 갔는데.
얼마지나지않아 그 새신랑의 말이 주인도 없이 홀로 돌아오자,
새댁도 따라 자결하여 세상을 등졌는데요.
이 마을에서 두분의 절개를 기리게 되고 "60"년 마다 한번씩 제사를 지내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해가 바로 7갑제 된다고 하는군요. 7번째 제사인 것입니다.
6갑제일때 13살이었던 어르신이 73살이 되어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난다며 난감해 하시더군요 ㅎㅎ
흥미로운 전통이 아니겠습니까. 이제 60년후에는 오늘의 꼬맹이들이 그 전통을 이어가야 할텐데요.
다음 8갑제때 제가 세상에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노퐁옹은 60년후에 꼭 가서 확인해주시길.
또 한가지는 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이 저한테 다들 효부 효부 하더라고요. 난 별로 한것도 없는데 왜 다들 효부 효부 하냐...
생각해봤더니. 그게 다 시어머니 덕분이더라고요.
내가 못해도 사람들한테 잘한다 울 며느리 잘한다. 하시던 것이 전해져서 나를 효부라고 하던거에요"
"효부는 부모님이 만드는 거라고 하던데 그게 이말인가봐요"
대충 이런말인데요.
아무리 효성이 지극해도 부모님이 알아주지 않으면 효자가 아니란거죠.
자신을 낮춘 말씀이었지만 일리가 있다고 생각이 되는군요.
목요일에 뭐하십니까.
채널 9번이 밉죠 싫죠.
그래도 목요일 저녁이라면 믿어볼만 합니다.
저를 믿기 보다...
최불암님을 믿고 한번 봐보십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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