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예전에 몇 번 만난 적이 있습니다. 뭐 매주 일정한 시간에 분필 들고 계신 모습을 본 적이 있었죠. 강의 잘 합니다. 위트 있고, 나름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사람 대하는 것처럼 보이고요. 여튼...

근데 조금 가까워지면 좀 다른 모습을 갖고 있습니다.

언젠가 축구를 같이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축구 잘못하니 뒤에서 어슬렁 거리고 있었는데, 공격하는 K교수가 공 몰고 와서 좀 붙었죠. 그 과정에서 우리 팀 수비가 K 교수를 좀 밀었어요. 그랬더니 굉장히 화를 내는 거였어요. 화 내는 모습이 굉장히 독특했는데, 한 시간 정도 꼬마 애들이 찡찡 대듯이 투덜거리는 겁니다.

저는 나름 교수님이니, 달래(?)드리려고 이런 저런 얘기를 붙였는데, 대학원생이나 교직원들도 별로 신경 안 쓰고 무시-_-;;;;; 하드라고요. 원래 그런다는 식으로... 다들 저러는 거에 대해 무시로 일관했던 거고, 학내에서 문제가 안 됐던 부분, 수학과 안에서 별 문제가 없었던 부분은 나름의 대응 방법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제 나름대로 판단한 바로는 빅뱅이론의 '쉘든'이 교수됐구나.... 뭐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때는 빅뱅이론을 하던 시절은 아니었지만... 수학 천재고, 독특한 세계관이 있지만, 감정적으로는 조금도 성장하지 못한 부분이 있구나 싶었어요. 그러던 중 서울대 교수가 됐고, 지위와 권력이 있으니, 감정적 성장이라는 부분이 이뤄지지 않았다... 싶어요.

대학의 교수라는 직위는 참 독특합니다. 초등학교나, 중등학교 교원과 다르게 자격증을 꼭 딸 필요가 없어요. 검증 과정도 생각보다 부실하고요. 실력면에서는 그래도 여러모로 검증할 게 많은데,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에서는 검증이 부실한 게 사실이거든요. 뭐, 우리나라 어느 직업이나 다 그런 면이 있긴 하지만...

여튼 K 교수가 처벌 받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K교수는 교수가 아니라 걍 수학만 연구하는 자리에 머물렀다면, 이 분 인생이나, 주변 사람 인생에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K 교수는 그 기회를 찾아 한 번 갔다가, 다시 돌아오긴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