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쓰신 본문이 긴데 줄여서 가지고 와봅니다.
한줄로 요약하자면 "데이트폭력" 사건이 아니라 "스토킹" 사건입니다.
헤어진 연인에게 문자를 a4지로 60장이상 분량을 지속적으로 보내는게 정상이라고 할 수 없겠지요.

아마도 한 소시민과 노동당 서울시당과의 싸움이 될 듯 합니다.
노동당이 말하는 여성분의 "대리인"이 법률대리인인지 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대리인을 한다고 나섰으니 결말이 나긴 하겠지요.

사생활에 공당이 관여하는 것도 웃기고 어쩔 수 없이 법의 심판을 받아보자고 하니
더욱 반감을 갖는 노동당의 작태도 가관입니다.

씁쓸한건.
그래도 한때는 동지였는데
이제는 노동당 사람들이 적군이 되어버리게 되네요.
뭐 세상이 다 그런거지만
동지는 줄고 원수는 늘어나는게 이동네(진보판)인것 같습니다.




=아래=

저는 최근에 데이트폭력 가해자로 폭로되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가정폭력가해자, 아동학대범, 지금은 성폭력 가해자가 되어 있습니다. 폭로자는 2007년 이후 운동을 떠나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고 있는 제게 진보진영 남성의 성폭력 가해사실을 폭로한다며 자신은 데이트 폭력 피해자이고, 저는 대단한 권력과 영향력을 가진 진보인사라 규정했습니다. 

피해자가 속한 노동당 서울시당은 피해자 대리인과 지원단을 꾸려 저를 성폭력가해자로 규정한다는 입장 글을 발표했습니다. 저는 폭로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고, 아이들과 관련된 글 부분을 지워줄 것을 문자와 메일로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노동당 서울시당은 
"성폭력에 대해서는 저희 당규에서 정하고 있는 범위가 통상적으로 통용되는 범위보다 광범위하기 때문에“ 저를 성폭력 가해자로 규정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했고, 
아이들 인권 부분은 “서울시당은 피해자에게 본인의 의견을 수정하라고 요구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별도의 조치를 취할 수는 없다”고 하였습니다. 

또 "당 차원에서 굳이 대리인을 자처하여 나서게 된 것은 피해자가 말하는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거나 하는 것에 있지 않음을 다시 강조 드리고 싶습니다.“ 
라고 하여 적어도 사건의 진실 여부는 조사한 후에 피해자의 편에서 최대한 지원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접어야 했습니다.

노동당이 저를 데이트 폭력 가해자보다 더한 성폭력 가해자로 규정한 것은 노동당 당규를 성실하게 해석한 결과일 것입니다. 하지만 성폭력이 폭력과 구별되는 것은 성적인 행위가 매개가 되느냐 여부라고 압니다. 폭로자의 어떤 주장이 성폭력에 부합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연인관계 사이에서 일어나는 데이트폭력을 더 넓은 범위로 확대해서 최소한의 잘못도 최대한의 범죄로 규정하려는 의도가 아닌 다음에야 납득할 수 없는 행동입니다. 성폭력 가해자라 규정되는 순간, 저는 최소 강제추행, 강간범과 같은 수위의 범죄자로 수많은 대중에게 노출되는 것과 같습니다.

폭로자가 살해협박을 받았다는 증거로 폭로한 문자도 악의적으로 편집되었고, 저는 그 문자를 보내기 직전까지 거의 하루 종일, 몇날 며칠을 폭로자의 전화와 문자 스토킹에 시달렸습니다. 이미 상호 합의하에 헤어진 후 몇 개월이 흐른 후의 일인데도 헤어진 후의 문자를 공개하며 데이트폭력이라 주장했습니다. 폭로자는 헤어짐을 받아들이지 못하겠으니 다시 만나자며 애원하다가, 욕설을 보내다가, 전화를 해도 끊지 않고 반복했습니다. 몇 시간을 달래고, 애원하고, 우리는 이미 헤어졌고 돌이킬 수 없다고, 니가 잘 되기를 바란다고 저도 호소했습니다. 그 몇 시간동안 폭로자가 지속적으로 보낸 문자만 출력해도 60장이 넘습니다.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끝내지 않아 제가 참다못해 폭발을 했습니다. 그렇게 편집된 문자를 보고도 저는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헤어지자 요구하는 여성을 묵살하며 정신적, 물리적으로 학대한 사건이 아닙니다. 자살과 자해 협박으로 인해 저는 헤어지자 하지 못하고 4년 동안 연인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이별 후에도 끝없이 통화와 문자를 통해 괴롭히고, 이메일과 전화번호를 바꾸자 회사 번호까지 알아내어 자살하겠다는 연락을 했습니다. 그 이후 그 회사를 나왔습니다. 

그녀가 원할 때 마다 사과했고, 치유에 도움이 된다면 또 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폭로자는 교제하던 기간에도 제 인간관계를 감시하고 차단했습니다. 그녀가 원하는 사람만 만나야했고, 남녀를 불문하고 저 혼자 누군가를 만나는 것을 싫어해 그 요구에 모두 따랐습니다. 헤어진 후 그녀의 활동반경에 있는 모든 사람과 연락을 끊고 지냈고 은둔자처럼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 또한 폭로자의 요구였습니다. 
저는 이런 일을 4년 동안 당했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친 후에야 겨우 이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헤어진 지 2년이 지난 지금 갑자기 인터넷 폭로를 통해 데이트 폭력 가해자, 아동 폭력 가해자, 성폭력 가해자로 불리고 있습니다. 자신을 감금한 사람에게 제발 좀 놔 달라고 소리치면 성폭력 가해자가 되고, 삶이 파괴되는 이 과정을 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런 일을 당한 사람을 운동 진영은 무어라 부릅니까? 한국여성의 전화와 성폭력 상담소의 데이트폭력 가이드라인과 위험신호를 다 찾아보았습니다. 제 경우가 피해 유형에 속하는 사례가 오히려 많았습니다. 그녀는 지금 하던 활동으로 복귀하여 일하고 있지만, 저는 이 사태에 대응하느라 다시 직장생활에 타격을 입고 몸과 마음의 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별을 통보하며 담배를 핀 것을 성폭력으로 규정하든, 핸드폰을 제 발아래로 던진 것을 성폭력으로 규정하든 당신들끼리 판결하고 당신들끼리 처벌하십시오. 저는 당신들 안에 있지 않습니다. 제 입장을 호소하는 글을 올려도 알티나 인용을 하는 것마저 조심스러울 만큼 제 주변의 도움은 없습니다. 이것이 그들과 폭로자가 주장하는 제 권력의 실체입니다.

5년간의 노동운동으로 이후 8년 동안 생활이 피폐해지고 마음의 병을 얻었습니다. 생활이 피폐해진 것은 내 원칙과 나를 믿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지불한 대가라 여기고 후회하지 않습니다. 저는 제 활동에 대해 어떤 지분도 요구하지 않았고 깨끗이 떠났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병은 그게 되지 않았습니다. 노조활동을 하면서도 저는 거대한 적들보다 내 편이라고 여겼던 사람들, 윤리적 우월감에 취해 폭력을 정의라 착각하거나, 그 착각을 지적하면 오히려 반동으로 몰아붙이던 사람들로 인해 힘들었습니다. 지금 또 다시 그것을 겪고 있습니다.

제 인생에도 실패로 남은 연애에 대해 책임지고자 폭로자가 하라는 대로 다 했습니다. 요구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고 이제야 끝이 났다고 한숨을 쉬고 있을 때 느닷없이 광장에 끌려 나와 수많은 돌팔매를 맞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열린 가처분소송 심문에서 판사는 “누군가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을 올려서는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올리지 않겠다고 하면 원고도 형사소송을 하지 말라는 조정안을 제시했습니다. 저는 동의했으나 폭로자는 거부하였습니다. 
제가 쓴 글도 모두 내렸고, 이 재판 과정에서 있었던 일도 공개하지 않았으나 노동당 서울시당의 일방적인 공개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