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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목: 왜 중력일까? 

우주공간에 두개 이상의 물체가 있을 경우, 중력을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은 없죠. 지구 위에서도 늘 중력을 느끼고 우주공간에서도 중력에 의해서 궤도 운동을 하니까 

사전 정보 없이 극장에 갔기 때문에 중력의 영향이 특별히 강한 상황에 대한 영화가 아닐까 추측했었습니다만 무척 실제적인 영화였습니다.

결말을 보기 전까진 관성을 뜻하는 영어인 inertia 이너시아를 제목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어요. 마찰력이 있는 상황에서는 이 관성의 효과를 겪기 어렵지만, 우주에선 그 효과가 두드러집니다. (마찰이 없다면, 얼음 위에 있는 것처럼 걷기가 어렵게 되겠죠. 우리가 걸을 수 있는 건 마찰력 덕분.)

영화 내 대부분의 움직임이 관성과 연관이 있었어요. 

그러나, 지구에 도착해서 여전히 부유상태인 바다를 거쳐 진흙 위에 힘겹게 일어서는 주인공을 보며 왜 제목을 중력으로 했는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중력은 주인공이 딛고 일어서야 할 장해물을 상징하는 거였죠. 

덧)영화를 보고 나서 친구와 얘기를 했는데, 그 친구는 중력이란 제목이 "관계(상호작용)"를 뜻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하더군요. 질량이 있는 물체는 늘 중력을 통해 상호작용(힘을 주고 받음을 의미)을 하는데, 

주인공 라이언과 그녀의 딸, 맷과 그의 아내, 줄로 연결된 맷과 라이언 사이의 관계에 대해 풀어내는 영화였다는 것이죠. 그럴듯합니다.

2. 세밀함. 현실성. 

뭐 제가 우주정거장이나 우주인에 대한 고증에 대해 알리는 없고,

과학적 고증에서는 참 신경 많이 썼다는 생각 많이 했습니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관성의 효과를 잘 살려냈어요. 

우스개 소리 하나 하자면, 관성의 법칙을 맷이 잘 알았다면 죽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라이언과 연결을 끊어내기 전에 가지고 있는 무거운 짐들(특히 어차피 연료가 다 닳아버린 제트 분사기통)을 뒤쪽으로 던져냈더라면 그 반동(더 정확하게는 운동량 보존의 법칙)으로 인해 우주정거장 쪽으로 몸을 날릴 수 있었을 테니까요. 

대신, 맷이 로프 연결을 놓아버릴 때, 그 반동으로 맷이 우주선쪽으로 날리는 것은 잘 표현되어있습니다. 

과학적으로 이상하다고 느낀 건, 90분만에 우주잔해가 돌아오는 거요. 너무 빠르지 않나요?

카메라로 잡아주는 시선의 이동이나 소품의 활용등이 정말 세밀하고 뛰어나다고 느꼈습니다. 손목의 거울을 통해, 헬멧의 유리등을 통한 배경의 모습들. 죽은 동료의 구멍-_- 을 통해 비치는 지구와 지구에 있을 가족들의 가족사진. 우주정거장이나 왕복선 안에 떠다니는 여러 소품들이 참 자연스럽습니다.

소화기 설정에서도 불을 끄면서 반동으로 머리를 세게 부딪힐 정도로 강력한 분사력을 지녔다는 복선을 깔아두죠. 

3. GOD 클루니

여러 면에서 맷으로 분한 조지클루니가 영화 내에서 신과 같은 존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sf 영화에서 전지전능한 존재가 등장하는 것은 무척 흔한 일입니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산드라블록의 원 우먼 쇼 영화인데, 조지 클루니는 동료라기보단 모든 걸 초월한 정신적 지주같은 거 같아요. 

나쁜 일이 일어날 거라는 것을 예언하기도 하고, 가족사에 초월적이며, 고귀한 순교마저 하며 자신의 양을 구합니다. 역시 신은 우주에 있었어

죽음 이후에도 맷의 두뇌 속에서 부활하여 라이언에게 정신적 초월을 일으킵니다. 처음부터 라이언은 좀 부정적이고 소극적이었죠. 그러나 나중에는 적극적인 모험을 주저하지 않는 존재로 변화하게 되고 그걸 즐기기까지 합니다. 이런 엄청난 변화는 모두 GOD 클루니 덕분.  

4. 3D 

전 3D 영화는 처음 봤는데, 너무 신나더군요. 이런 건 놀이공원에 가야만 경험할 수있는 건 줄 알았어요. 이거 때문에 앞으로는 3D 영화 유명한 것들은 자주 보러갈 거 같아요. 대신 보고 난 후 잠시 두통이 있었는데, 영화 때문인지는 백프로는 확신할 수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