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호텔의 결혼식에 다녀왔는데요
- 작성일
- 12-08-22 01:05
저희는 아기를 유모차에 태워서 갔기 때문에
가장 구석의 출입문 옆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더랬어요
잠시 후 어떤 아저씨가 오더니 우리 테이블에 앉더군요
근데 이 양반... 아무리 봐도 뭔가 어색한 하객인 거예요
오늘 결혼식의 주인공이 발레리나와 발레리노거든요;;;
하객들이 거의 다 무용수였고
개그맨 박성광이 사회를 보고 (설마 개콘 발레리노 때문에?)
박성광이랑 함께 하는 용감한 녀석들에서 쩌리를 담당하고 있는 양선일이도 왔다갔다 하길래
음... 용감한 녀석들 라이브로 함 보나... 했더니
그냥 이적 나부랭이가 피아노 치면서 다행이다나 부르고 있더군요 ㅎ.ㅎ (멋졌음)
암튼
그 아저씨는 자리를 너댓 개 맡더군요 (나중에 보니 옆에 진짜 하객들 못 앉게 하려고 그런 거 같았음)
제가 아기를 안고 밖에 나가서 놀다가 오니
좌우에 다른 사람들이 앉아 있었고
그 외에도 무용수 몇 명이 더 앉았습니다
근데 이 아저씨랑 좌우의 일행(? 이라고 하기엔 서로 대화도 없음)은
음식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부터 빵이랑 떡을 작살내더라고요
와인도 팍팍 추가해서 마시고...
음... 축의금 본전 생각이 투철하신 분이군... 하고 말았는데
나중에 아기 똥기저귀 갈고 돌아와보니
남은 음식들을 테이블 아래의 가방에 모조리 쓸어담고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 앞에 놓인 것까지 싹~ 다
(빵이랑 떡은 당연히, 생수병의 물도 하나씩 하나씩 채워서, 와인은 끌어모아서 자기가 원샷;;;)
그러곤 큰 가방 들고 유유히 나가는데
뭐... 그럴 수도 있지
오늘의 혼주와 같은 부자들은 저런 거 신경도 안 쓸 거야 아마... 이러고 있는 중에
신랑 신부랑 부모님들이 테이블 인사를 오셨습니다
축하해 드리고 나니까
이 양반들... 어느새 다시 돌아와서
커피까지 싹 마셔주시고 나가더군요
뭔가 좀 얼떨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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