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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 일이었습니다.

저희 학교를 걸어다니려면 수원천변을 따라 걸어야 했죠.

그날도 어김없이 학교 끝나고 수원천변을 따라 걸었습니다.

마침 같이 걸었던 친구의 집이 수원천 바로 옆에 있던 집이었고

친구가 집에 들어간 동안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겠지만

수원천변에 따라 한쪽으로 가건물이 쭉~ 서있었고 그 가건물의 대부분이 방석집이었습니다.

중학교 때는 무서워서 그쪽 골목으로는 들어가지도 못했죠.

제가 걸었던 곳은 그 맞은편이었습니다.

하천 하나를 두고 한쪽은 주택가, 맞은편은 언냐들이랑 노는 곳.

아무튼. 거기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데 맞은 편에서 뭐라 뭐라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그쪽을 보니 언냐 하나가 작은 창문을 열고 저한테 큰 소리고 뭐라뭐라 하면서 오라는 손짓을 하더군요.

그곳은 중학생인 저에게 아주 무서운 곳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저는 순수했었으니까요.

그래서 처음엔 모르는 척 했지만

제 심장은 두려움에 두근두근 어쩔줄 몰라했었죠.

그래서 결국 친구를 못 기다리고 도망나왔습니다.

가끔 생각이 들더군요.

만약 그날 도망치지 않고 그 언냐에게 갔었다면 나의 인생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지금도 순수한 저이지만 지금보다 조금 더 순수했던 그때가 그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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