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동네 가보니 .. 외국인 노동자 문제
- 작성일
- 12-06-23 03:04
노동의 가치가 어떻다 해서 가보니 최저임금 문제랑 외국인 노동자를 엮어서 써 놓은 글이 있더군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 개인적인 경험이긴 하지만 ..
보편적 인권에 대해 동의하고 국수적 민족주의, 외국인 비하-혐오 같은 걸 반대하는 분들 중에도
'외국인 노동자가 들어와서 임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값싼 외국인 노동자가 들어와서 우리 임금이 안오른다'는 주장은 앞뒤가 전도된 겁니다.
'니들 임금을 올려주기 싫으니 값싼 외국인 노동자를 들여온다'가 맞는 거죠.
물론 뒷 문장의 주체는 경제적으로는 자본이고 정치적으로는 국가입니다.
왜 내국인이 3D 업종에 취업하기를 기피하냐면,
현재 한국 수준에서 적정한 수준의 생활을 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임금을 높여서 유인을 해야 하는데, 그걸 구조적으로 용납할 수 없지요.
이렇게 되는 걸 거칠게 비유하자면,
삼성이 하청을 줍니다. 하청이 또 하청을 주죠. 거기서 또 하청을 줍니다.
그리고 각 단계마다 '경영 선진화' 내지는, 언젠가 거니회장님이 말씀하신 '구매의 예술화' 같은 ..
적나라한 표현으로는 '단가 후려치기'가 있지요.
하지만 아무리 후려치더라도 제일 말단의 마름도 먹고는 살 수준이어야 하니 한계가 있습니다.
그 밑바닥의 한계를 한단계 더 낮춰주는 게 값싼 노동력 도입이죠.
실제 제조업 현장에서는 월급을 20%쯤 더 주더라도 (똘똘한) 내국인이 있다면 쓰겠다 .. 라는 쪽이 많습니다.
하지만 제조업 근무 여건에 외국인 노동자의 120% 급여를 주더라도 내국인이 갈만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고,
이건 외국인 노동자들이 들어왔기 때문이 아니라
내국인에게 먹고살만한 월급을 줄 수 없기 때문 - 또는 주지 않으려 하기 때문인 것이지요.
.....
경제 관련해서 디테일하게 복잡한 얘기를 할 능력은 안되지만,
적어도 '외국인 때문에 내 임금이 떨어지는 것 같아'라는 말 자체도 성립이 안될 뿐더러
그 해결책이랍시고 국가에다 대고 '외국인 추방하라'고 요청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말이죠.
너님 임금 안주려고 국가에서 들여왔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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