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호킹.
- 작성일
- 12-07-20 07:21
스티븐 호킹을 천문학자로 아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사실은 물리학자입니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만들었고 블랙홀은 그 중 가능한 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게 아주 재밌는 객체이기 때문에 많은 물리학자들이 연구했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근데 전 스티븐 호킹을 별로 안좋아했어요. 어릴 때 좋아한 물리학자들은 대부분 그들이 쓴 교양서적을 보고, 그 설명에 매료된 경우가 많았어요. 아인슈타인과 파인만이 그랬죠. 근데 스티븐 호킹이 쓴 시간의 역사를 전 그닥 재밌게 보질 못했거든요. 약간 과소평가하는 생각도 들고 그랬죠. 좀더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 때문에요.
그리고 제가 전에 책추천을 했었는데, 블랙홀 전쟁이었죠. 그거 며칠 전에 완독했어요. 한달 넘게 걸린거죠. 이렇게 오래 걸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근데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읽는 경우에도 생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고,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만 읽어왔기 때문에 한달이 넘는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전에도 이야기했듯이 그 책은 호킹과 블랙홀 정보 역설을 둘러싼 30여년동안의 논쟁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인 서스킨트 역시 굉장히 훌륭한 물리학자인데,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이 책을 쓰면, 완전히 밝혀져 모든 물리학자들이 믿고 있는 경우에 쓰고, 교양서적을 쓰는 경우에는 그게 더 심해집니다. 하지만 서스킨트는 아직도 꽤 많은 과학자들이 여전히 논쟁거리라고 판단하고 있는 주제에 대해 '이건 이미 끝난 전투야'라고 승전보를 알리는 책을 쓴거죠 ㅎㅎ 서스킨트에게 호킹은 영웅에게 디아블로 정도 되었던 거 같습니다.
뭐, 이미 호킹은 내기에서 졌다는 항복선언을 했습니다만 그 결론을 이끄는 서스킨트의 주장은 아직은 좀 못미더운 구석이 있어보입니다.(순전히 제 생각)
각설하고, 이 책을 통해 오히려 호킹에 대해 알 수 있는 면들이 많이 있었는데, 참 대단한 사람이었더군요.
2~3년 안에 죽는다는 얘기를 병원에서 들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좀 생각해보고 밑으로 더 읽어주세요.
호킹이 병원에서 자신의 병을 알고, 수년 안에 죽는다는 시한부 선언을 받은 것은 그가 박사과정 학생일 때였습니다. 그때까진 그가 머리가 좋았겠지만, 그닥 열정적인 학생은 아니었다고 해요. 별다른 학문적인 성과도 없었구요.
그리고 놀랍게도 자신에게 시간이 얼마 안남아있다는 것을 깨달은 호킹은 자신의 그 시간을 물리에 바치기로 하고, 연구에 매진하고 드디어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대부분의 연구가 이 즈음 나오게 되었죠. 그 이후 육체가 너무나 쇠약해져서 자신의 지적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잃어버리게 되지만 이미 호킹이 이뤄놓은 성과는 대단해진 이후였죠.
그리고 호킹은 몇년 전에 70세 생일을 맞이했죠. 2004년 즈음인가 그렇습니다. 놀라운 거죠.
많은 과학자들은 호킹을 묘사할 때, 지상 최강으로 고집이 센 사나이 정도로 묘사를 하더군요. 불굴의 의지라는 것은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닌가 싶어요. 저도 존경을 하게 되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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