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다녀왔습니다
- 작성일
- 12-08-10 08:09
약 2주 동안 런던에 다녀왔습니다.
동생 커플이 2년전부터 런던에서 신혼살림을 차려 살아오던 와중에
올림픽을 맞아서 저희 커플과 한국에 계신 부모님을 초대했답니다.
이참에 영국에도 가보고 올림픽도 보고 주변도 좀 돌아다녔네요.
2주라는 시간이 참으로 빨리 지나갔습니다.
올림픽 경기도 세 경기나 보고
영국 몇몇 도시와 프랑스 파리에도 다녀왔더랬지요.
대략 사진을 1500장 정도 찍은 관계로
정리할 생각을 하니 까마득함부터 다가오는지라
일단 글로 먼저 대신하려 합니다.
글고보니 예전에 옐로스톤 사진 후기도 못올렸군요 ㅠㅠ
이휴우~ 이 게으른 자슥~ ㅠㅠ
암튼~
후기를 몇가지 주제로 나눠서 적어봅니다.
1. 올림픽
비치 발리볼
영국에 도착하자마자 다다음날 바로 간 곳은
남녀 비치 발리볼 경기가 열리는 Horse Guards Parade였습니다.
이 장소에서 비치 발리볼이 열린다는 사실이 런던 사람들에겐 매우 흥미로운 화젯거리 였던 모양이었나봅니다.
알고 보니 Horse Guards Parade는 런던 도심에 위치한 왕실 소속의 시설 중 하나로서
여왕의 거처인 버킹엄 궁전과 총리의 거처이자 집무실인 다우닝가 10번지 바로 옆에 위치해있더군요.
구글맵으로 지도 한 번 보세용~
바로 옆에 어떤 시설들이 있는지 보시면 됩니당~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 서울로 치자면 정부청사 건물 앞이나 창덕궁 앞에다가
모래를 뿌려놓고 비치 발리볼을 한다고 봐야 할까요~ ㅋㅋ
암튼 신선한 발상이었습니다.
http://www.dailymail.co.uk/news/article-2180540/Olympics-Beach-volleyball-Lifes-beach-Horse-Guards-Parade-beach-volleyball-taken-Britain-storm.html
(요기 클릭하시면 대략 분위기 나오네요~)
제가 본 날은 예선 첫경기가 있던 날이었고 남녀 각각 2경기씩을 보았네요.
여성 선수들의 비키니로 대변(?)되는 비치 발리볼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경기는 무척 박진감 넘치고 흥미로웠습니다.
러시아, 독일, 라트비아, 체코, 폴란드 등의 선수들을 보았는데
다들 정말 엄청난 체력을 자랑하더이다.
특히 라트비아의 이름모를 남자 선수가 가장 기억에 남더군요.
중간중간 작전타임이나 휴식시간에는
수영복 차림의 남녀 댄서들이 그라운드에 나와 춤을 추면서 흥을 돋구는 등
경기장은 내내 정말 축제 분위기였구요
저는 가지 않았지만 밤에 한 경기에서는 날이 하도 추워서
긴팔 긴바지를 입고 비치 발리볼 경기를 하기도 했다는군요~ ㅋㅋㅋ
여자 양궁 단체전 결승
이미 결과는 다 아시겠지만 대한민국이 금메달을 딴 경기였습니다.
이날 8강부터 진행되었는데 비로 인해 경기장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가장 먼저 열린 한국의 8강경기는 놓쳤었네요.
다른 8강 경기들과 4강경기, 3-4위전, 결승경기까지 보고 왔습니다.
양궁 경기를 보면서 느낀 건데
활을 쏘는 지점으로부터 과녁까지 거리가 참으로 멀더군요.
게다가 비가 오락가락 하고 소나기도 오는 날씨 속에서
그 와중에도 10점을 쏘아대는 각국 선수들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직접 보았다는 것이
참으로 인상적인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조금 뭉클하기도 했고 좀 신기하기도 했네요.
이날 제 바로 뒤에 앉은 분들이
국가대표 선수들이 소속된 팀 감독님들이셨답니다.
그분들이 경기를 보면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는 것이 마치 해설처럼 들리더군요 ㅋㅋㅋ
근데 이날 좀 짜증났던 것이
아무래도 금메달 가능성이 높은 종목이다보니 높으신 분들이 많이 오셨더랬죠.
D그룹 출신으로서 대한민국 체육계의 수장이신 P회장님, H그룹의 J부회장님,
넓은 안면이 인상적이신 H 국회의원님 등 대략 유명한 분들이 계십디다.
경기 끝나고 선수들이 방송사들과 인터뷰 하는데
당신들과 경기장에서 단체사진 찍어야 한다고 끊고 오라고 하던 모습이 조금 거시기 했더랬지요.
한국 대 가봉의 축구경기
웸블리에서 열린 축구 예선 3차전에 다녀왔습니다.
경기는 0 대 0으로 끝나서 아쉽긴 했지만 8강 진출을 확정지은 경기였더랬지요.
이날 인상적이었던 건 한국 유니폼이나 Korea 라고 적혀있는 옷을 입고 온 외국인들이었습니다.
저희 근처에 앉아있던 한 분은 아일랜드에서 왔다는데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한국에 가서 직접 산 티셔츠를 구멍이 날 정도로 낡았는데도 입고 왔더군요.
반가운 마음에 제가 들고 있던 작은 태극기를 선물로 드렸습니다.
제가 마침 2002년 한국 대표팀 저지를 입고 있었는데 (유상철 마킹)
그걸 보고 많은 분들이 말도 걸어오고
알아듣기 힘든 웨일즈 사투리를 쓰는 것으로 추정되는 어떤 영국인 부자는
저한테 와서 같이 사진도 찍자고 합디다~ ㅋㅋㅋ
런던 올림픽
오심과 편파판정으로 얼룩진 모습이 가장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런던에서 매일 저녁 BBC 방송을 보았는데 방송에서도 언급이 자주 되더군요.
이번 올림픽은 흑자 올림픽을 표방해서 그런지 어떻게든 돈을 벌려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경기장이나 올림픽 파크에서 파는 음료와 음식은 런던 물가를 감안하더라도 정말 비쌌네요 ㅠㅠ
게다가 주경기장을 비롯한 각종 경기장들을 가건물로 지어서 비용을 절감했다는 점도 특기할만 했습니다.
2. 런던, 바스, 솔즈베리, 케임브릿지, 렛치워스
런던과 이번에 다녀온 주변 도시들입니다.
아버지께서 유적을 워낙 좋아하시는지라 로마의 흔적이 남아 있는 바스에 다녀오는 길에
대성당으로 유명한 솔즈베리, 그 근처에 있는 스톤헨지에도 다녀왔구요.
원래는 투어 패키지를 이용하려 했는데 너무 비싸서 차를 한 대 빌렷답니다.
네 명이 겨우 탈 수 있는 작은 차엿는데 어쩌다보니 제가 운전을 한 관계로 처음으로 좌측통행 운전을 해보았네요.
제 오른 쪽으로 반대편 차선에서 차가 온다는 사실이 첨에는 무척이나 무섭더군요.
게다가 영국은 신호등 교차로 대신에 roundabout이라는 로터리 방식의 교차로 방식이 많은지라
그것에도 적응하는데에 조금 애를 먹었습니다.
근데 해보니 재미도 좀 있더군요.
다행히 사고는 안 났습니다 ㅋㅋ
렛치워스라는 곳은 제 전공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런던 근교 작은 도시랍니다.
부모님과 함께 다니는 마당에 이곳에 가면 재미없어 하실 것 같아서
같은 방향에 있는 케임브릿지에도 다녀왔는데 여기도 참으로 좋더이다.
제가 지금 살고 있는 도시도 학교 도시지만 진정한 학교도시는
역시 유서깊은 유럽 대학의 도시인 듯합니다.
런던이라는 도시는 참으로 인상적이었더랩니다.
사실 2005년에 한달 동안 유럽여행을 한 적이 있는데 영국은 빼고 다녀왓더랬지요.
영국 축구를 워낙 좋아하는지라 따로 영국만 다녀올 또다른 생각을 했었더랩니다.
암튼 런던은 예상했던 것 보다 참으로 다양한 모습을 가진 도시였습니다.
도시 여기저기는 참으로 깔끔했고 또 지저분한 곳도 있었습니다.
구성 인종도 백인부터 인도계와 아프리카계, 아시아계까지 너무나도 다양했고
런던 생활 2년째인 제 동생의 말에 의하면 인종차별이 정말 없는 도시라고 합디다.
(물론 영국도 인종차별로부터 자유로운 곳은 아니지만요~^^)
19세기 빅토리아시대의 건축물에서부터 20세기 후반 포스트모던 건축물까지
각 시대를 상징하는 각종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구요.
뉴욕 맨해턴에서와 같이 직각 그리드로 대표되는 미국 도시들과 달리
구불구불하고 불규칙적인 가로 패턴과
리젠츠 파크, 하이드 파크, 그린 파크 등 각종 크고 작은 공원도 너무 이쁩디다.
기부금을 받지만 사실상 공짜인 각종 박물관과 미술관도 너무 좋았구요.
개인적으론 소호, 캠든 지역이 가장 마음에 들더군요.
암튼 한편으론 영국이라는 나라가 참으로 부럽습디다.
우스꽝스런(?) 모자를 쓴 경찰과 군인까지도 관광자원이라니~ 후후후후
런던에서 좀 재미있던 순간이 있었답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가서 둘러보던 중에
그곳에서 자원봉사를 하시는 한 중년 백인 남성분과 잠깐 대화할 일이 었었죵.
영국 왕실의 대관식 의자가 있어서 그걸 보고 있던 중에 이분이 제게 와서
대략 설명을 해주며 말을 텄는데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대뜸 한국 드라마 이야기를 합디다 ㅋㅋ
사모님과 함게 보신다는데 너무 재미있다고 하시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류 대단합디다.
물가가 가장 아쉬웠는데
제 예산으로 역시 런던에서 살 만한 것은 차(Tea)뿐이더군요 ㅋㅋㅋ
3. 파리
파리에도 댕겨왔습니다.
2005년에 갓을 때는 혼자엿는데 결혼해서 와이프와 함께 가니 기분이 참 다르더군요.
그때 못해본 세느강 변에서 와인 먹기를 이번에 실현도 해보았구요 ㅋㅋ
엄청 먹고 마셨습니다 ㅋㅋㅋ
아침 점심을 먹는 대신에 걷다가 배고프고 목마르면
길가 카페에서 커피, 맥주, 와인을 마셔댔고 빵집에서 빵을 사먹고 그랬네요.
베티 이모님이 예전에 추천글을 올리셨던 Le Petit Pontoise에도 다녀왔답니다~
http://www.www.baseballpark.co.kr/bbs/board.php?bo_table=relay&wr_id=9041&sca=&sfl=wr_subject&stx=%C6%C4%B8%AE&sop=and" TARGET='_blank'>www.baseballpark.co.kr/bbs/board.php?bo_table=relay&wr_id=9041&sca=&sfl=wr_subject&stx=%C6%C4%B8%AE&sop=and">http://www.www.baseballpark.co.kr/bbs/board.php?bo_table=relay&wr_id=9041&sca=&sfl=wr_subject&stx=%C6%C4%B8%AE&sop=and
베티 이모님께 감사~^^
저도 예전에 그랬고 보통 한인 민박에 많이 머무르곤 하는데
이번엔 파리의 전형적인 아파트에 머물러 보았답니다.
파리의 전형적인 19세기식 건물 있잖아요.
1층에 상점 있고 2층부터는 창문으로 되어 있는...
그런 집에서 묵어보니 파리의 삶을 조금 더 느낄 수 있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디다.
언젠가부터 새로운 도시에 가면 백화점에 꼭 들러보곤 합니다.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백화점에 가면 그 도시 사람들의 모습을 보기 좋다는 생각에서랄까요 ㅋㅋ
파리의 유명백화점 중 하나인 라파예트에 갔었는데
가서 대륙의 기상(?)에 참으로 놀랐습니다.
그분들이 그렇게 돈 잘 쓰시는 분들인 줄 몰랐다는 ㅋㅋㅋㅋㅋㅋ
암튼 이렇게 먹고 마시고 다시 런던으로 돌아온 날 저녁에
동생 집 근처에 Fish & Chips를 먹으러 갔는데.... 그맛은 참으로 대비되더이다 ㅋㅋ
동생 덕 좀 보앗네요.
그리고 역시 여행 다녀오면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듯합니다.
그나저나 사진이 없으니 제가 느끼기에도 참으로 썰렁하군요.
하아~ 근데 사진 정리할 생각을 하니 까마득 하네요.
2주나 자리를 비웟더니 할 일도 산더미구요 ㅠㅠ
그냥...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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