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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는 동물과 인간의 차이점을 논한바가 있죠. 

동물은 주변대상을 대할때 그 대상을 대상자체로 이해하지 못하고 충동에 기반한 자기행위속에서 세계를 봅니다. 

그들에게 세계는 단순히 자신의 충동을 해소하기 위한 환경일 따름이죠. 물론 동물들도 나름의 질서나 규칙을 가지고 

행동을 합니다만 그것조차도 이성적 판단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일련의 충동의 계열에 의해 조직화된 행위들일 뿐입니다. 

때문에 그들에게 세계는 결여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세계는 그들에게 단지 그들의 충동에 기반한 일련의 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주변환경일 따름이죠. 

그러나 인간에게 세계는 이성적 사고와 본질판단의 대상입니다. 이성에 의해 세계를 이해하고 문화적, 역사적 세계로서 사회적으로 규범화되고

통제된 충동의 해소장소로 존재하는 곳이죠. 이러한 사고가 가능한 이유는 인간은 자기자신의 존재를 문제삼을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하이데거식으로 표현하면 현존재dasein이죠. 이러한 이해방식은 단지 자기자신에만 국한된  유아론적 이해를 의미하는게 아니라 

타자도 이러한 이해 다시말해 타자도 자신처럼 자신의 고유한 본질과 가능성을 문제삼는 존재라고 생각함을 전제합니다. 더 나아가 세계자체도 이러한 관점에서 보게 됩니다. 세계는 이제 더이상 주관적 구성물도 아니요. 자신과 무관한 객관적 타자도 아닙니다. 세계는 이러한 주객관의 대립을 넘어서는 통일로서 본질직관 혹은 지향성이라는 방법을 통해 주어지는 세계가 되는 것이죠.  "세계를 그자체로 이해한다"라는 이른바 현상학적 사유는 이런 배경하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이라는 체제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소위 내재적 접근이라는 방법이 과연 북한이라는 타자를 이해하기 위한 가장 바람직한 방식이라고 할수있을까요? 

북한의 현재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한계를 긍정하는 태도 정도로 볼수있는 이 접근법이 과연 북한에 대한 올바른 이해라고 할수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북한이 현재 보여주는 여러 모습들은 물론 그들 나름의 정치적, 역사적, 지정학적 조건들이 결합되면서 현상하는 것이겠죠.

그러나 그 모습은 북한체제가 가질수있는 미래의 변화가능성 그리고 변화해야만 하는 바람직한 상으로서의 모습까지 반영한 이해라고 할순 없죠. 

그러나 이른바 내재적 접근법은 이런 가능성을 배제하고 당장의 현상유지로부터 이익을 얻을수있는 세력의 이해에 의해 형성된 체제를 긍정하는 

 표면적 이해에 불과합니다.  체제의 억압으로부터 벋어나려는 눈에보이지 않는 저항과 변화가능성은 이런 현상적 관점에선 포착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북한에 대한 이해는 단지 피상적으로 드러나는 현체제의 모습들에만 기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스스로가 변화할수있는 가능성과 잠재성까지

포함하는 이해여야만 할때 진정한 이해라고 할 수있는 것이죠. 우리가 한국사회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방식도 마찬가지아닙니까? 한국사회가 가진 표면적 현상의 분석도 중요하지만 이 사회가 앞으로 변화해 갈 수 있는  혹은 가야만 하는 가능성과 잠재성 그리고 목표와 지향까지를 고려했을때 제대로된 이해라고 할 수 있는것과 마찬가지죠. 우리가 한국이라는 체제나 사회에 기대하는 가능성은 스스로에게 그러한 것처럼 동일하게 북한의 체제의 변화가능성과 잠재성을 긍정하는 것으로 투사될 수있는 것입니다. 남한과 북한의 보편이라는 것을 이야기할수있다면 각자의 독자성, 특수성에만 머무르는 개별성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모든가능성과 잠재성을 고려한 뒤에 주어지는 '구체적 보편'일때 올바른 이해가 비로소 가능해 지는것이죠.  

인간에게 세계는 단지 자신의 편협한 이익을 위해 주어지는 대상이 아닙니다. 그렇게 되면 세계는 자신의 본능적 충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서만

의미가 있는 동물적 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는 세계가 됩니다. 

인간에게 세계는 자신의  당장의 이익실현을 위한 대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넓은 가능성과 잠재성을 실현하기 위한 이해지평의 확장으로서의 장소입니다. 그러했을때 인간은 객체로서의 세계, 기술적 이용대상으로서의 세계, 권력장악수단으로서의 세계, 이윤획득 수단으로서의 타자, 편협한 자기욕심충족수단으로서의 타자이기를 그치고  스스로의 자기가능성과 본질에 대해서 묻고 사유하는 것처럼 타자에게도 그것과 동일한 가능성이 있음을 전제하는 상호이해가 될 수있는 것이고 그러했을때에만 진정으로 자신과 세계를 이해할수있는 것이죠.